생각해보면 별 일도 아닌데 조금만 참을걸 아이 학교 보내고나니까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생일이라고 미역국 끓여놓은것 차리고 생선 굽고 계란말이 스팸굽고
두부부침, 각종나물, 장조림, 멸치볶음등 바쁜 아침시간에 나름 차린다고 차린 생일상인데
아이가 기뻐하며 아침에 언제 다 만들었냐고 기쁘게 먹는 것 까지는 좋았어요.
옷 입는데 윗옷이 맘에 안든다며 자기가 입고 싶은 옷을 입는다기에
바지랑 어울리지 않으니 안된다고 하는데도 시무룩하게 있는 모습에 화가 살짝 났지만
꾹 참고 머리손질을 해주다가 머리가 엉켜서 좀 세게 잡아 당겼더니
따갑다고 울길래 옷 타령하다가 안되니까 엉뚱하게 머리좀 아프다고 우냐고 야단을 막 쳤어요.
늘 아침마다 현관에서 뽀뽀하고 즐겁게 학교 가는 아이인데
보내면서도 제가 뽀뽀할 마음이 아니라 잘 다녀오라는 말만 하고 보냈더니
학교 가서도 내내 마음에 걸렸던지
"엄마 아침에 죄송했어요"라며 쉬는 시간에 문자를 보냈더라구요.
갑자기 코 끝이 찡하며 아이보다도 마음씀이 못한 내 자신이 한심하라구요.
아이가 학교 끝나면 학원으로 바로 갔다가 오고 스스로 스케쥴 관리도 잘하고
학교에서도 모범생이라서 집에서도 뭐든 다 엄마 마음에 쏙 드는 아이가 되길
바랐었는지 제가 그동안 아이에게 너무 가혹?하게 대한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 생일인데....
엄마가 가장 기뻐해주고 축하해줘야 하는 날인줄 알면서도 아침부터 혼내고 학교 보내놓고
씁쓸하던 제 마음이 아이의 문자를 받고 나서야 풀어지다니....
아이가 돌아올 시간이 되니 속좁은 엄마가 갑자기 태도바꿔
어떻게 반겨줘야 할지 얼굴이 화끈 달아오를것 같은데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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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이 생일인데 아침에 화내고 학교 보냈어요.
별일도아닌데 조회수 : 513
작성일 : 2009-03-20 15:35:15
IP : 58.229.xxx.13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3.20 3:36 PM (121.131.xxx.70)반갑게 맞아주시고
오전일은 모두 잊어주세요^^2. ㅎㅎ
'09.3.20 3:48 PM (59.11.xxx.36)윗님 땜에 웃어요..
근데 요즘 저도 자꾸 글들을 다르게 읽고있어요
참 똑똑하다는 소리 많이 듣던 사람인데
이게 나이먹는건겁다3. *^^*
'09.3.20 5:51 PM (222.234.xxx.146)옷타령이라니 초등학생인가봐요?
그럼 벌써 학교갔다왔겠네요...--;
전 원글님이 느꼈던 걸 그대로 말해주셨음해요
엄마마음은 이러이러했는데 화내게돼서 미안하다고...
네가 문자보내줘서 고마우면서도 또 미안했다고...
정말 사랑한다고...
저는 부모도 자녀에게 미안하건 미안하다고
고마운건 고맙다고 얘기하는게 낫다고 보거든요
태도가 바뀌는게 어른들입장에선 혹시 우습게보일까싶겠지만
마음은 안그런데 괜히 엄한 태도보이는것보다
조금 실없이 보이더라도 아이와 마음을 맞추는게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이 꼭 안아주시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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