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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면서 델구 사는 남편

겨울 좋아 조회수 : 1,187
작성일 : 2009-01-19 19:13:05
제게는 평생 가르치면서 살아야 하는 남편이 있습니다.ㅜㅜ
상황상황마다 가르치지 않으면 그런 경우에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는 남자죠.
나이요? 사십을 가뿐이 넘겼네요.
십몇년 같이 살다보니 그런가부다 하고 살다가도 한번씩 지칠 때가 있어요.
어제도 그랬네요.남편이 동생네 집에 전활 하드라구요.
시동생은 결혼한지 6개월쯤 되었어요.
전화하더니 다짜고짜
"여보세요..ㅇㅇ 좀 바꿔줘요." 그러네요.
제수씨가 받았나 본데 저쪽에서 당황하는 듯 "네? 아..아주버님..네..잠시만요.."하는
소리가 새어 나옵니다.
헐입니다......

여덟살짜리 울집 막내도 친구집에 전화해서 그리는 안하는데...
제수씨가 받았으면 최소한
오랜만이네요..잘 지냈어요? 제수씨..ㅇㅇ 있으면 부탁해요.. 어쩌구 
이 정도는 말해야죠. 제수씨랑 그렇게 서먹한 관계도 아니구요
놀러가고 놀러 오고 하면서 잘 지내는 편이예요.
용건 다 말하고 전화 끊은 후에 제가 잘못된 거라고 했더니
뭐가 잘못되었냐고 합니다.
그래서
제수씨 안녕하세요..누구 있으면 부탁해요.. 라고 말해야지..
했더니 아..그렇구나.. 합니다.
제가 참..동서한테 부끄럽습니다.
첨에 시동생 결혼했을 때도 뭐라 부르는 거냐고 해서 제수씨라고 갈쳐줘야 했습니다.

바보같죠?
이 사람 초,중, 고딩 내리 공부도 잘했고 S대 나왔어요.
사람은 참 순수하고 착해요.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도리나 역할을 해야 할 때 무지 헤매고 서툴러요. 마흔이 넘도록..
인사성 없고 말주변 없어서 립서비스도 못하고 붙임성도 없어요.
그런건 힘드니까 귀찮아하고 저한테 다 맡기고요.

매사에 가르쳐달랍니다.
지칩니다.

그리고 지금 제 방 침대에서 뒹굴대며 음악듣고 있는
저 해맑은(?) 우리 큰아들(초6)을 보고 있노라니
다시 한 번 한숨입니다.
아빨 빼 닮아서 암만 갈쳐도 매사가 서투르고
아직도 상황별 인삿말을 가르쳐야 하고 상황별 멘트를 암기시켜야 합니다.
그래도 잘 못써먹지만...

그래도 천 번 쯤 가르치면 알아먹겠지 생각합니다.
IP : 61.253.xxx.7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상황 인지
    '09.1.19 7:25 PM (211.214.xxx.170)

    보통은 상황껏 눈치껏 아는 것들을 명시적인 학습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학교 시험으로는 측정되지 않는 종류의 인지 능력이지요. 동창생들 보면 간혹 있더라고요.
    곁에서 지켜보기에 좀 답답하죠.

  • 2. 동감
    '09.1.19 7:53 PM (218.237.xxx.190)

    저희집도 그런 남편 그런 아들이 계시죠
    매일 가르치다가 폭발하고 연속인데 이런 사람들이 집중력이 좋아 공부는 잘해요.
    사회성이란 것도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 같아요.
    전 매일 아들과 상황별로 알려주고 사회성치료도 해요.
    남편은 어쩔수 없지만 우리아들때문에 속터지는 남의 귀한 딸을 위해 조기교육중입니다

  • 3. 저희 집에도
    '09.1.19 7:57 PM (125.177.xxx.163)

    그런 아들 하나 있네요.
    일일히 가르쳐주지 않으면 적절한 행동지침을 잘 모르는....
    그런데, 그 녀석이 저희 집에서 머리가 젤 좋아요.
    뭐든 한번만 보면 기억하고, 하나를 가르치면 스무개쯤 아는
    무서운 녀석인데, 일상 생활에서는 좀 어리버리해요.
    가끔씩 이해가 안가지요.

  • 4. 헉.
    '09.1.19 8:01 PM (218.51.xxx.47)

    우리집남자 얘긴줄 알았다는..
    유아기때 배워야 할 것들을 이제서야 가르치고 있어요.

    눈치도 없고,
    부부동반 모임이나 어디를 가도 바로 옆자리에 앉아 코치를 해야하죠.
    남들은 부부사이 무지 좋은줄 알아요. ㅠㅠ

    그래도 자기일은 잘해서 돈은 잘 벌어옵니다만
    애들은 다행히 아빠를 닮지 않아 애들도 아빠는 저어기.. 우주 어느별에서 오신분 으로
    생각하며 이해하며 삽니다.

    정직하고, 순수한데, 자기가 관심있는 부분만 열심이고.
    뭘 모르는 사람, ㅠㅠ

    그런데.. 나이 오십대 후반으로 가면서
    이제는 지적 받으면 삐져요.ㅠㅠ
    가정사에서 질문안하고 알아서 하는게 한가지도 없어요

  • 5. 평생
    '09.1.19 8:30 PM (59.23.xxx.252)

    가르처야할 남편이라는 사람 우리 집에도 한 명있어요.

  • 6. 겨울 좋아
    '09.1.19 8:32 PM (61.253.xxx.75)

    님들 얘기 듣다 보니 동지를 만난 듯 위안이 됩니다.
    그런데 마흔 넘은 남편은 어찌되었든 제가 가르치면서 참고 인내하면서
    데리고 살면 되겠지만
    울 아들이 걱정입니다.
    어찌나 애가 눈치도 없고 상황파악도 못하고
    몸도 더딘지.. 신기하게도 얘도 어리버리면서
    머리는 매우 좋은 듯 합니다.
    공부도 하는 듯 안하는 듯 해도 잘하고
    책 한권을 읽어도 내용을 아주 디테일하게 외워서 놀라워요.
    가끔 이게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던 미래의 며느리한테 참 미안합니다.
    물론 제가 죽어라 갈치겠지만
    어디 타고 난 놈만 하겠어요..
    그래서 전 울 시어머니 원망 안하기로 했어요.
    걍 저런 사람이랑 결혼한 게 내 팔자려니...

  • 7. 저희 집에도
    '09.1.19 8:39 PM (125.177.xxx.163)

    겨울좋아님, 어쩌면 저랑 그리 비슷하신가요...?
    저도 제 아들 본인을 위해서나, 장래의 며느리를 위해서나
    제가 최대한 교정하고 가르쳐서 성인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답니다.
    어리버리 제 아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장래의 며느리감한테
    미안하구요, 정말정말 마음 넓고 착한 애가 들어와야 할텐데...
    하면서 걱정을 한답니다. ^^

  • 8. 동병상련
    '09.1.19 9:21 PM (211.41.xxx.253)

    죽어라 가르쳐놓고, 반복 시켜서 내보내면,
    응용한다고 중간토막 다 빼먹고 나름 짜집기해서 엉망만듭니다. ㅠㅠ
    그 뒤수습 맡아서 하느라 진땀까지 빼야하고, 이 산은 언제 다 오른답니까?
    하산이고 뭐고, 가끔 그대로 낙하 또는 다이빙 하고 싶어요.
    곧 사춘기 다가오는 우리 아들 말랑할 때 단도리 하느라 아빠 덕분에 하드트레이닝 중입니다.

  • 9. 가르친대로
    '09.1.19 10:00 PM (119.65.xxx.120)

    하면서 살면 이쁘죠 뭐
    그래도 착실한 남편 같아 보여요

  • 10. 저희집에도 한명.
    '09.1.20 2:26 AM (59.12.xxx.19)

    있어요.. 역시 s대 출신(뭔가 그룹핑이 되어 가는군요..^^:)..멀쩡한 잘나가는 연구원..
    근데..생활의 장애인...저두 죽겠어요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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