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촛불들의 홈 커밍데이… 종각에서 모입시다” 빠르게 확산
11월 26일 ‘촛불 산책’에 참여한 시민들이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5월에 인대가 부분 파열해 두 달 동안 깁스를 했어요. 집에 내려와 쉬고 있는데 그 후 이명박 정부가 하는 짓을 보면 분통만 터집니다.”
김규형(36·대구시)씨는 5월 초 촛불시위 초기 국면을 주도한 온라인 단체 ‘정책반대시위연대’의 운영진이었다. 그는 6월까지 카페 운영진으로 활동했다. ‘정책반대시위연대’는 8월 말 공식 해산했다. 마지막 카페지기가 발송한 메일에 따르면 ‘회원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이 많이 들어와서’였다.
‘명박산성’ 넘어 청와대로 나갔다면?
촛불 7개월. 촛불시위에 참가하고 주도했던 사람들은 지난 7개월을 어떻게 되돌아보고 있을까. 김씨는 “촛불시위의 애초 의도는 순수했는데, 광우병대책회의가 중간에 들어와 촛불시위의 목적을 흐려버렸다”고 말했다. 처음 목적은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고, 국민의 말을 듣도록 하는 것인데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촛불시위를 이용하는 세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씨가 보기엔 6월 10일, ‘명박산성’을 두고 벌어진 내부 공방이 분기점이다.
“전국적으로 100만 명이 모였을 때 우리는 “명박산성을 뛰어 넘자”고 주장했어요. 대판 싸웠는데, 그 사람들은 조용히 지나가자고 말렸지요. 그 결과 어떻게 되었습니까.”
만약 ‘명박산성’을 넘어 청와대로 나갔다면? 김씨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이명박 정부의 생각이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느꼈겠죠. KBS 사장을 쫓아내고, YTN에 낙하산 인사를 진행하는 ‘막가파’적 행태는 하기 어렵지 않았을까요.”
“지금 와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책회의가 있어서 그래도 그만큼 오랫동안 끌고 갔던 게 아닐까요.”
12월 31일, 보신각 타종 때 일제히 촛불을 들자는 ‘촛불 정모’를 알리는 안내문. 촛불이 논의되었던 게시판과 커뮤니티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다음 아고라>
안진걸(37) 참여연대민생희망팀장의 말이다. 안 팀장은 5월과 6월, 광우병대책회의의 조직팀장을 맡아 활동했다. 그는 6월 25일 경복궁역 앞에서 연행돼 구속됐다가 50여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안 팀장은 야간 옥외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0조와 23조 1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냈다. 10월 9일 재판부는 안 팀장의 제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판단을 요청했다. 안 팀장은 “누구 또는 무엇 때문에 촛불이 사그라들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지역·부문별 촛불로 전환돼 일상생활 곳곳에서 저항과 대항을 만들어가는 활동이 벌어지고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광우병대책회의는 수배자나 구속자에 대한 인권법률지원 부문과 총무 부문만 남아 제한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집중 촛불시위와 같은 대규모 행사 기획은 10월 발족한 ‘민생민주국민회의’가 맡는 것으로 ‘교통정리’ 됐다.
‘권태로운창’이라는 필명으로 누리꾼 유명인사인 나명수(48)씨도 ‘집시법 위헌 제청’의 덕(?)을 봤다. 현재 재판은 위헌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날 때까지 중단된 상태다. 운영하던 논술학원은 결국 문을 닫았다. 나씨는 “마음은 아프지만 각오했던 일이기 때문에 활동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워낙 탄압도 심했고, 촛불 기간에 생업을 전폐한 사람도 많기 때문에 촛불이 어느 정도 위축된 것은 사실”이라며 “봄이 오기 전까지는 느슨한 형태로라도 탄탄한 ‘조직’을 만들어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냐”라고 덧붙였다.
나명수씨와 함께 “아고라를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대한민국 상식사전 아고라>(여우와두루미)를 펴낸 채수범(38)씨는 <…아고라> 2권을 출판했다. 일단 초판은 5000부를 찍을 계획이다. 첫째 권은 총 1만4000부가 팔렸고, 책을 펴내면서 약속한 대로 인세를 촛불 연행자 지원과 촛불 관련 카페 지원금 등으로 내놓았다. 채씨는 “부친상을 당해 한 달여 동안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 있었지만 ‘촛불 동지’와 연락은 꾸준히 주고받았다”면서 “30개월 이상 연령의 미국산 쇠고기를 못 들여오게 한 것도 그렇지만 지역 촛불이나 뉴라이트의 실체를 알린 것도 촛불의 성과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아직도 광화문 거리 밝히는 촛불들
김태성(38)씨는 8월 말까지 주말에 열리는 촛불시위에 꾸준히 참여했지만 9월부터는 참여하지 못했다. 김씨는 이번 촛불시위에서 개인적인 고통을 겪었다. 6월 1일, 연행당하던 그의 모습이 언론매체에 보도됐다. 코피를 흘리며 정신을 잃는 그의 안위를 걱정하던 누리꾼 일부가 “동영상 속 등장인물은 김씨가 아니다”라며 ‘프락치’ 의혹설을 제기했다. 큰 탈이 난 ‘진짜 연행자’를 감추기 위해 누군가 내놓은 ‘가짜’라는 것이다. “방법이 없더라고요. 일단 의심하기 시작하니 걷잡을 수 없더라고요. 원하는 장소에서 만나자, 촛불시위 현장에서 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제안했는데 이번엔 의견을 내는 사람도 한패로 몰고….” 너무 속상해 그는 그 뒤로 ‘아고라’를 들어가지 않았다. 김씨는 “사실 아고라가 촛불시위에 대한 정보가 제일 많이 오가는 곳인데, 들어가지 않다 보니 ‘정보’가 없어 9월부터는 안 나갔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90학번으로 학생운동을 경험했던 김씨는 “탄압이 거세지면서 일반 시민이 참여하기 어려워진 점도 있는 것 같다”라고 풀이했다.
박미라(50·충북 천안)씨 역시 한동안 속상해서 인터넷도 해지하고 신문도 안 봤다. “돌아보니 집도 경제도 모두 뒤죽박죽 얽혀 있었어요. 그때부터 집회는 못 나갔습니다. 육체적 고통도 있었지만 못 가는 데서 오는 정신적 고통도 많았습니다. 불면증에 시달렸고 잠을 자도 악몽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박씨는 6월 23일 KBS 앞에서 보수단체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하다 폭행당한 당사자. 당시 상황을 보도한 조선일보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에 제소, 반론보도를 9월에 받아냈다. 박씨는 촛불시위 과정에서 두 차례 연행됐다. 한 번은 아들과 함께 연행될 뻔도 했다. 11월 8일, 연행자 카페 주최의 심리치료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올라온 박씨는 행사가 끝난 뒤 다시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시위대들이 명동 골목에서 구호를 외치며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촛불 사이에 섞여 있던 사복경찰들이 마구잡이로 연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마포경찰서 앞에서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밤을 지새웠다. “몸은 힘들지만 지쳐서 촛불을 손에서 놨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촛불을 들었던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 돌아가 있지만 뉴스를 보거나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여전히 부당한 것은 부당한 것입니다. 촛불이 가지는 의미나 상징성이 훼손되거나 변질된 것도 아니고요.”
매주 수요일 대한문 앞서 촛불산책
11월 26일 오후 8시 대한문 앞. 하나 둘 모여든 사람들의 손엔 투명플라스틱 컵에 담긴 초가 들려 있다. 한 사람이 초에 불을 붙이고 출발하면, 10m 뒤에서 다음 사람이 뒤를 잇는다. 앞사람이 멈추면 뒷사람도 간격을 유지한 채 기다렸다 다시 출발한다. ‘촛불 산책’이다. 매주 수요일 진행한 ‘촛불 산책’은 이날로 네 번째다. 홍보글을 보고 온 참가자가 배로 늘었다.
신현호씨는 시청 앞 촛불시위를 계속 진행해 11월 26일로 203일차가 됐다.
대한문 앞을 출발한 ‘산책 코스’는 5, 6월 치열했던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 경향신문사, 경찰청을 거쳐 다시 대한문 앞으로 돌아온다. 약 3㎞ 남짓이다. 천천히 걸어 코스를 순례하면 대략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촛불 산책’을 제안한 정연길(43· 필명 ‘소금사탕’) 목사는 “‘촛불 산책’은 집회가 아니기 때문에 경찰로서도 막을 명분이 없다”면서 “개인적으로 그동안의 촛불집회를 정리하는 사색의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연인에겐 데이트 코스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촛불 산책’이 널리 퍼져 서울 전역, 더 나아가 전국에서 촛불 인간띠가 형성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촛불 산책’ 후 참가자들은 5~6명씩 모여 참여 소감을 밝혔다. 1962년생으로 동갑내기인 이소연·정준영 부부는 “요즘에는 주말 촛불집회가 가두 투쟁이 중심인 것 같아 재미가 없었는데 오늘 같은 분위기는 너무 좋다”고 말했다. ‘광복군’이라는 대화명을 쓰는 참가자는 “예전처럼 아무런 사심 없이 넉넉하게 참여하는 모습이 예뻤다”면서 “눈물이 나려 한다”고 말했다.
“촛불은 아직 단 하루도 꺼진 적이 없습니다.” 신현호(40)씨는 서울 시청 앞에서 매일 촛불을 밝혀 왔다. 11월 26일로 203일차. 추석 전에 딱 하루 벌초 때문에 다른 이에게 촛불을 이어가도록 당부했을 뿐, 매일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 그는 시청 앞 광장을 지켜왔다. 신씨는 자신이 촛불을 계속 켜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YTN, KBS 촛불도 있고, 지역 촛불도 있지만 시청 앞 광장이 갖는 상징성을 누군가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인중계업을 하던 신씨는 감정평가사 2차 시험을 준비하다가 ‘촛불시위’로 넘어왔다. 도서관에 가서 그날의 이슈를 검토해 직접 구호판을 만들어 출력, 매일 그날의 촛불시위장에 붙여왔다. 12시에 촛불시위를 마무리하면 버스 막차를 두 번 갈아타고 집에 돌아간다. 그는 “처음에는 혼자였지만 이제는 하나 둘씩 모여 지금은 항상 6~7명이 함께하는 ‘촛불사랑방’이 됐다”고 말했다. 박씨가 며칠 전부터 설치한 비닐텐트는 ‘촛불 산책’을 다녀온 지지 방문객으로 붐볐다. 누군가 붕어빵을 한 아름 안겨주고 갔다. 무교동 입구에서는 ‘촛불 예비군’이 역시 돌아가며 매일 저녁 촛불을 켜고 있다.
“12월 31일 뭐하고 있을 거예요?”
촛불과 관련한 인터넷 게시판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게시물 제목이다. ‘종각 정모 및 해맞이 프로그램 안내’라고 되어 있는 이 공지 글은 4대 방송이 전국에 생중계하는 종각에 모여 타종이 끝나는 순간 일제히 촛불을 들고 ‘희망의 폭죽’을 터뜨리자는 내용이다. ‘권태로운창’ 나명수씨는 “그동안의 촛불을 결산하고 2009년 봄에 새롭게 켤 촛불을 준비하자는 뜻에서 적극 알리고 있다”면서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이 모여 ‘새로운 의지’를 다지는 자리가 되리라는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촛불들의 홈 커밍데이’인 셈이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투쟁 속에 동지 모아.” 한 청년은 ‘촛불 산책’에 통기타를 들고 참석했다. ‘소금사탕’은 “촛불시위 때 시민 악단으로 참여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퇴근하던 시민들이 아련한 노랫가락에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본다. “가다 못가면 쉬었다 가자/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마침내 하나됨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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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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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현재진행형이며
이미 내 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2월 31일 보신각으로 모입시다.
2009 기축년 평화와 여유를 상징하는 동물 소의 해입니다.
2008년 재앙덩어리 쥐의 해는 뒤로 하고
희망의 2009년 소의 해를 맞이합시다. .
다 함께 보신각에서
2009년의 시작을 알리는 타종소리와 함께
이명박 퇴진
뉴라이트 타도
한나라당 해체
조중동 폐간
을 힘차게 외쳐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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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필독]] 아 눈물난다.. 이제 끝장냅시다!!!!!!!!!!! ..펌>>
홍이 조회수 : 966
작성일 : 2008-12-05 16:11:55
IP : 118.221.xxx.16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홍이
'08.12.5 4:12 PM (118.221.xxx.162)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431...
2. 촛불이
'08.12.5 4:13 PM (59.7.xxx.69)듣던중 반가운 소식... 꼭 참석할께요. 홈커밍데이에 만나요.
3. 가슴아파요
'08.12.5 4:15 PM (119.203.xxx.82)정말정말 이정부 너무하는것 같아요
미친정부..4. 정말
'08.12.5 4:30 PM (121.143.xxx.33)끝장을 보면 좋겠네요.
5. 내년을 기대하며..
'08.12.5 4:31 PM (124.56.xxx.45)미친소가 그 쥐xx를 꽉 밟아 주기를 기대합니다.
6. .
'08.12.5 4:35 PM (220.122.xxx.155)쥐하고 소하고 상극이다 뭐 이런 얘긴 없나요?
7. 평안과 평화
'08.12.5 4:37 PM (58.121.xxx.166)내년에는 나의 해,
소의 해,
소는 우직하지만,
뒷발질은 끝내줘요,
잘못하면 한 방에 날려주지요,
내년을 기대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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