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락 생략하겠습니다..)
하지만 집회에 시위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는 좀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현대사회에서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헌법에서부터 보장하고 있지요.
우리의 의견 하나하나가 반영되어 정치 전반에 영향을 주고 그것이 합리적으로 결정되고 집행되면 참 좋겠지만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기에 한 방법으로서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제도가 대표적인 것이지요.
국민들의 의견을 대표할 사람을 국민들이 직접 뽑은 후,
법을 만들고 고치고 폐기하는 일을 이 사람들이 대신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대의민주주의가 생각보다 허술합니다.
선거의 결과라는 것이 꼭 민의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많다는 거지요.
절차적으로는 민주적인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비민주적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때 특히 이해당사자들은 어디에도 자신들의 뜻을 전할 통로가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럴 때 사람들은 집회나 시위를 합니다.
따라서 집회나 시위는 '다수가 모여 소리지르고 떼 씀'이 아니라
대의민주주의로 해결되지 않는 민의를 표출하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의사표현 방식입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집회와 시위를 보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독재와 반민주의 현대사를 겪으면서
절차적 민주주의(형식적 민주주의)도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 상태로 50여년을 살았습니다.
국민의 유일한 언로는 집회와 시위 밖에 없었습니다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유인물 한 장 뿌리는 것만으로도 젊은 시절을 감옥에서 보내야 하는
암울한 시기를 거쳤습니다.
국민의 외침을 어떻게든 막아보고자 기득권 세력들은
집회와 시위에 대한 법률을 강화하고 엄격하게 처벌하여 왔습니다.
그 와중에 죽는 사람도 생겼고, 다치는 사람도 많았으며
결국은 겁나 도망간 사람들, 어른이 되어서는 일상에 파묻히는 사람들이 생기곤 했지요.
다시 말해
헌법에서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써놓았지만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는 집회와 시위를 참 어렵게 만들어놓았다고 할까요?
국민들이 할 말이 있어서, 많이 모이다보니 차도로 진출했습니다.
그게 뭐가 어떻습니까?
물론 그 중 다혈질인 사람도 있고, 구경나온 사람도 있고, 재미로 와본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으로 그 집회의 본질을 논한다면 너무 어리석은 일입니다.
경찰이 해야할 일은
집회와 시위를 '보장'하면서
그 안에서 생길 안전 사고를 예방하며
혹시 다른 시민들에게 끼칠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정리하는 일이지,
국민들이 말하는 것을 막거나 시위를 막는답시고 자기들이 도로를 막는 일이 아니지요.
집회와 시위는 민주주의의 아름다운 표현 방식입니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하다면 더 아름답게 표출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던 지옥같은 우리의 현대사에서
현재의 국민들이 이정도 비폭력을 견지하며 성숙하게 집회를 이뤄내는 것만으로도
기적적으로 아름답다고 판단합니다.
다른 의견 있을 수 있습니다.
그냥
역사의 맥락과 흐름, 그리고 사회적 의미의 큰 틀에서
오늘의 우리 모습을 다시 한 번 봐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작은 것도 실수하지 않는 꼼꼼함도 좋지만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도 행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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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정 어린 댓글에 공감하며,,, 이러한 글들에서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더 믿게됩니다..
한 줌밖에 안되는 인간들에게 휘둘려 온 우리의 근.현대사가 제자리 잡기를 넘어서서 성숙해 가는 커다란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요즘 시국때문에 과민해 졌는데, 희망을 품고 밥도 열심히 먹어야겠습니다..
체력은 국력 아니겠습니까!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어설픈 다짐도 하며,,, ㅎㅎㅎ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2360에서,,, 좋은 댓글이라서 세 번 읽었습니다..
저도 편승.. 조회수 : 816
작성일 : 2008-06-11 22:18:33
IP : 211.210.xxx.16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알루
'08.6.11 10:23 PM (122.46.xxx.124)배운 녀자들이 많으셔서... 저도 잘 배우고 있습니다. ^^
2. 저도요~
'08.6.11 10:32 PM (220.75.xxx.230)저도 요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철학과 교양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고요.
철 없던 대학시절이 부끄럽고 챙피하기까지 하네요.
82님들 싸랑해요~~3. 감사합니다.
'08.6.11 11:12 PM (222.98.xxx.175)참 많이 배웁니다. 제가 얼마나 생각이 모자란 사람인지 많이 느낍니다.
여러분들 앞으로도 많이 가르쳐주세요.^^4. 저도
'08.6.11 11:26 PM (121.169.xxx.104)이 글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원더풀 --;; 외쳤습니다.
댓글 올려주신 님,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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