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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쌓이고 쌓인 게 터져 나오는 것"

미틴X 조회수 : 887
작성일 : 2008-05-06 10:22:57
진중권 "쌓이고 쌓인 게 터져 나오는 것"

[노컷뉴스] 2008년 05월 06일(화) 오전 08:29 가  가| 이메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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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이하 인터뷰 내용 )

-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반대집회가 집시법 위반'이라고 하는데?
경찰의 해석이다. 내가 두 번 다 현장에 가봤는데 집회가 축제처럼 즐거운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그런데 시민들이 자유발언을 하다가 몇몇 분이 이명박 대통령 물러가라고 하니까 경찰이 그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 같다. 그런데 이건 투쟁으로서의 정치가 아니라 놀이로서의 정치다. 그래서 아리랑이나 애국가를 부르고 월드컵 분위기 비슷했다. 그리고 시위형태가 진화했다. 그런데 집회를 바라보는 경찰 시각은 여전히 시대착오적이다. 공안적 시각이다. 5공도 아니고 왜 그런지 모르겠다.

- '중고생들이 참여하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세계의 모든 중고생들은 시위에 나가고 집회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만 공부하라고 막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길거리로 나왔다는 데 대해 기성세대가 반성해야 한다. 오죽하면 애들이 거리로 나왔겠나. 그 덕분에 부랴부랴 정치권에서 재협상 얘기도 하고, 정부에서 안전성을 강화하는 후속조치를 취한다고 하지 않았나. 특히 보수언론에서 이상한 괴담을 퍼뜨리는 기자들은 반성해야 한다. 이 사람들이 옛날엔 광우병이 위험하다고 했다가 지금은 180도 말을 바꿨다. 하는 짓이 애들만도 못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광우병의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된 게 아니다. 잠복기가 십수 년 이상이기 때문에 정부가 국민을 잠재적 위험성에 몰아넣은 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당장 급식 받는 학생들이 불안해진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0교시 수업 등등에 관련된 반감도 상당하더라. 자기들을 숨 막힌 환경 속에 몰아넣은 기성세대에 반항하기 위해 즐거운 놀이로 놀듯이 나왔다. 그런데 어리다보니까 자기들의 욕망을 미성숙한 형태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긴 한데, 그럴 때 기성세대들은 그들이 자기생각을 합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있는데 이번에 아이들은 정치가 왜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이렇게 갖게 된 지식을 앞으로 논리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게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이다.

- 온라인에서 진행 중인 이명박 대통령 탄핵서명이 114만 명을 넘겼다고 한다. 정부는 이에 대해 '반정부 선동'이라고 하는데?
완전히 거짓말이다. 반미구호는 하나도 안 나왔다. 심지어 시위현장에서 탄핵을 외치니까 자제를 시키더라. 그리고 온라인에서 탄핵서명을 하는 건 고등학교 2학년생이 제안한 것이다. 그러니까 정치적 배후가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이건 쇠고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쌓이고 쌓였던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이다. 영어몰입교육 소동, 강부자 고소영 내각, 뉴타운 공약 사기, 대운하 사업 등 지금 두 달밖에 안 됐지만 20년은 된 것 같다는 게 국민들의 생각이다. 그게 쇠고기가 임계점이 되어 터져 나온 것이다.

- 반대여론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야당이 야당 역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바로 그렇다. 야당이 지금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 이번에도 대중들이 촛불시위를 하니까 마지못해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이 제 역할을 못하면 국민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정부에서 엉터리 협상을 했는데 정치권에서 지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러니까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고, 그러니까 마지못해 재협상 얘기가 나온 것이다.

- 정부의 대응은 어떻게 보나?
정부에선 나름대로 대응을 하려고 하는 모양인데, 그조차도 미국에선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일단 협상이 끝나서 엎질러진 물이다. 재협상을 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불리한 입장에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전에 체크가 하나도 안 된 것이다. 정부에서 그냥 저질러버린 것이다. 국민이 반발하는 것들이 정부에 대해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 정부도 '우리도 하고 싶었는데 힘들다'는 식으로라도 해야지 어떡하겠나. 그런데 정부에서는 이게 별 관심사가 아닐 것이다. 이분들은 국민의 생명권이나 보건권 같은 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될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니까 성의 있게 안 하고 눈치만 볼 것이다. 국민이 계속 반발하면 하는 척하다가 수그러들면 그만둘 것이다.

- 민주당은 특별법을 재정하겠다고 하는데, 가능할까?
모르겠다. 되면 재협상의 근거는 되겠지만 의석이 조금 모자라는 걸로 알고 있다. 사실 민주당이 지금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한나라당 독주 상태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까 국민들이 화가 나서 나서게 된 것이다. 제도정치권이 제대로 기능하지 전까지는 이런 사태가 번번이 반복될 것이다. 아직 시작도 안 됐다. 앞으로 부딪힐 거리들이 널리고 널렸다. 특히 대운하 사업이나 의료보험 민영화 같은 건 굉장히 큰 사안들이다. 나도 걱정된다.

- 정치권이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한다면 반대여론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
그렇다. 그리고 지금 정부에서는 안이하게 파악하는 것 같다. 광우병에 대한 공포가 부풀려졌다, 그 배후에 불순한 정치세력이 있다, 그러니까 국민들에게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을 계몽하면 된다, 이 정도 수준이다.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을 땐 그 욕망을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국민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안 먹겠다는 게 아니라 이제까지와는 다른 쇠고기가 들어오기 때문에 걱정하는 것이다. 그전까지는 안전장치가 있었는데 이제는 광우병이 발생해도 우리가 수입 금지를 못 시키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해 당연히 국민들은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다. 쇠고기를 안 먹겠다는 게 아니라 거기에 대해 대책을 세워달라는 요구다. 그런데 이걸 괴담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IP : 119.149.xxx.4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중권
    '08.5.6 10:29 AM (123.109.xxx.79)

    전 이명박 정부들어 이사람 글을 많이 보는데...인터뷰 하는 동영상도 봤네요..

    말하는게 맘에 듭니다..앞으로도 적극 나서주시길..

  • 2. 화이팅
    '08.5.6 10:46 AM (211.206.xxx.253)

    진중권,,제대로 말씀하시더군요, 요점정리를 아주 잘하시는 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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