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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라는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는, 아니 1년차 저희 부부는 이렇게 삽니다.
지금은 제가 일을 해서 한달에 300 정도 수입이 들어오지요.
남편은 올 한해 공부 좀 하느라고 쉬다가 다음 주부터 일을 시작해
다달이 200정도 수입이 더 들어올테구요. 하지만 제가 임신을 하게 되면
제 일을 줄일 처지라 300 수입도 얼마나 더 갈지 모르겠어요.
남편이 시작할 일도 안정적인 일은 아니라서 언제까지 보장이 되는것도 아니구요.
그래서 아마도 아직 생기지도 않은 아이 키울 돈까지 걱정하느라고 제가 더 돈돈거리게 됐나봅니다.
우선 저희는 겉보기에 차도 있고 집도 있고, 둘 다 건강하고 멀쩡하게 살고 있구요,
빚이라면 집 살때 대출받은 5천만원 정도와 남편이 신용불량자였다가 회복위원회를 통해
구제되면서 다달이 넣어야 할 빚이 1천만원 정도 있어요. 수입의 100만원은 대출빚과 신용위원회로..
자그맣게 적금도 넣고 나머지는 통신비, 주유비, 관리비 뭐 이렇게 들어가네요.
가끔 티비에서나 주변에서 장애가 있으신 분들이나 하루하루 사는게 정말 힘든 분들은 보면서
이렇게 사는것도 어디야 감사해야지 건강한것도 다행이고 당장 빚에 안쫓기니 다행이고,,
그렇게 생각하다가도 사람이 자기 그릇만 쳐다 보게 된다고 금방 또 한숨이 나와요.
밖에서 사 먹지 않고 집에서 해 먹는다고는 하지만 살림이 아직 손에 안익어서
뭘 사도 제대로 사는건지, 뭘 사도 제 값에 잘 사는건지 아껴사는건지 감도 아직 안 잡혀서,
사 먹는거나 집에서 해 먹는거나 별 차이가 없어 보여요.
물건 하나도 똑소리나게 잘 사는 편이 아니라 아껴서 산다고 산건 좀 궁상맞아 보이고
큰 맘먹고 비싸게 주고 산건, 사고 나면 괜히 샀나 싶게 아깝기만 하고,
그러다 보니 뭘사도 그냥 저렴한거, 남들 안보이는데 아껴서 살거 그런것만 사게 되네요.
요즘 옷 값이 제 돈주고 사려면 참 비싸기도 하지요.
여기가 지방이라 아울렛매장같은게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아
좋은 질감으로 사려면 백화점 그냥 싸게 사려면 인터넷 몰, 이렇게 사고는 해요.
백화점에서 옷 산게 몇년된것 같다보니 옷장을 열어보면 겉으론 멀쩡해 보이는 옷이지만
입고 있으면 왠지 후줄근한것 같고, 그렇다고 무슨 패션 감각이 있어서 한벌을 사도 잘 살 인물도 아니고..
마트에 가서 식재료를 좀 사다가도 그래도 먹는건데.. 하면서 유기농으로 시작했다가.
에잇 먹는게 다 그렇지 뭐 하면서 다시 또 그중 제일 싼거, 묶어서 파는거 그런것만 고르고..
이렇게 제 힘으로 살림꾸리고 사는게 이제 갓 1년 되다보니
올바른 경제 생활이라는게 뭔지 전혀 모르겠네요.
무조건 아껴야 한다는 생각뿐인게 자리잡혔는지 누가 뭘 먹으러 가자해도
그 돈이 어디냐 싶고, 사람들 만나는 자리에서도 계산먼저 하게 되고,
때때로 주변 사람들과 즐기기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싶은데 그 방법도 이제 잊어버린것 같네요.
정말 모르겠어요,
돈이란게 어떻게 써야 잘 쓰는 것인지,
어떻게 잘 더하고 빼면서 잘 관리해야 하는것인지,
어쨌든 안정된 노후가 보장된게 아니라서 젊어서 한푼이라도 더 아껴 모아야지 생각했다가도,
평생 이렇게 돈돈거리면서 궁상맞게 살게 되는건 아닌지, 정말 돈에 묶여 살게 되진 않을지,
덜컥 겁이 나다가도 자칫하면 이리저리 새기만 할것 같아 제대로 잘 써볼 궁리도 차마 못하고 사네요.
매일 가계부 들여다보고 어디 특별히 들어간 것도 없으니 남아야 할 잔액이,
역시나 어디 특별히 아껴서 모아진것도 아니어서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내일같은
매일 매일의 경제 생활이 문득 너무 벅차서 주절거려 봅니다...
돈이란게 정말 어려운 녀석인것 같아요.
돈이 펑펑 샘 솟는다고 또 쉽기만 한것도 아니라는데,
정말 모르겠네요...
1. 짝짝짝
'07.12.28 10:13 AM (218.146.xxx.51)젊은 분이 야무지게 잘하고 계신것같아요
살림은 점점 느니 걱정안하셔도 될 것같구요
대신 자신한테 가끔은 상을 주세요 여행이나 공연같은 좋아하는 거루요
내가 왜 사나하는 생각이 들때.. 정신을 좀 풍요롭게하죠^^
참, 남편두 한번씩은 풀어주시구요2. 돈의
'07.12.28 10:14 AM (61.79.xxx.208)기준이 얼마일까요?
저희는 지금 맞벌이를 하지만 원글님 혼자 버시는 수입 밖에 안됍니다.
남편도 평일에 늦게까지 근무하고 저도 열심히 일하지만 워낙 급여가 짠
회사들이라 둘이 합해봐야 300 겨우 됩니다.
저도 아직 아이없고 계획하고 있고요.
글쎄요.. 돈의 기준을 얼마에 둬야 할지 모르겟지만
저희보다 훨씬 못 버는 가정에서도 아이들은 자라고 있더군요.
물론 돈을 잘 벌어서 해줄 수 있는 것들 다 해주면서 곱게 키우는 거랑
비교하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원글님 집도 있으시잖아요.
저흰 집도 없는걸요..
내 상황에서 최대한 열심히 그리고 알뜰하게 살면 되는게 아니겠어요.
어찌 남과 비교할 수 있겠나요. 사는 것도 틀리고 삶의 방식도 틀리고.
그냥.. 내 몸이 망가지지 않고 병들지 않게 조심하고 그 안에서
아끼고 즐기고 행복해하며 살자고요.
전 다시 힘낼거에요.^^3. 원글이
'07.12.28 11:12 PM (220.71.xxx.36)짝짝짝님 박수소리가 마음으로 여기까지 전해지는것 같아 너무 감사해요.
돈의.. 님의 말씀도 큰 도움이 되구요, 이렇게 그렇게 계속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거겠죠..
연말연시 올 한해 이렇게 지나갔나 싶어서 울적한 기분이 좀 나아지네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