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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뒤끝, 문제는 시댁에서의 일보다 신랑의 태도

며느리 조회수 : 1,918
작성일 : 2007-09-27 14:39:24
결혼하고 처음 쇠는 명절이었는데 너무 서운했어요.

일이 많아서라기 보다 신랑의 태도 때문에요.

사실 일은 별로 없죠.

시댁에 가봐야 시어머니, 신랑, 저... 이렇게 달랑 셋뿐이거든요.

오는 손님도 없고.

그래도 전도 부치고 떡도 하고 할 건 다 했어요.

그걸 문제 삼는 건 아니구요.

저희 신랑이 애교가 많고 참 자상해요. 애정표현도 잘 하구요.

친정식구들이 머리 까만 미국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요.

문제는 그러던 신랑이 시댁에만 가만 싹 돌변한다는 겁니다.

저도 어느 정도는 감안했죠.

어른들 앞에서의 진한 애정표현은 당연히 금물이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 어느 정도인가하면

저랑 눈도 안 마주칩니다. =.=;

말도 안 하구요.

허걱!  

정말 그 정도인 줄은 몰랐어요.

경상도 남자들은 시댁에 가면 마초가 된다는데 마초는 그나마 소통이라도 하지요.

저를 완전 투명인간 취급합니다.

홀어머니니까 그런 건 이해하지만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그리고 아무리 홀어머니라도 그렇지요.

자식들 사이 좋은 거 보는게 더 좋지 않나요?

홀어머니 계신 집 자식 내외는 데면데면하고 살아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습니까?

이래서 비정상적인 건 다들 꺼리나 봅니다.  

에휴,

그리고 시댁에 방이 두 갠데 작은 방에 짐이 꽉 차서 저희들이 가면 거실에서 자요.

시어머니는 큰방에서.

그런데 큰 방문을 노상 열어놓고 사시니까 저희들 공간이 없어요.

(늘 그러고 사시니까 굳이 닫을 필요를 못 느끼시는 듯)

남들은 일이 힘들어도 밤에 신랑이 토닥토닥 하고 위로해 주는 말로 다 푼다는데...

저희는 말 한마디 없습니다.

신랑은 눈은 늘 티비에 고정.

그래서 제가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추석 문자 돌리면서 신랑에게도 문자를 보냈지요.

말을 안 하니까.

"신랑! 쳐다보지 않아도 마누라는 신랑 사랑해. 근데 마누라 좀 외롭다. 가끔은 얼굴도 보고 말도 좀 하자."

이렇게 문자를 보냈는데

답도 없고, 말도 없고...

그래서 투정 부리다가는 정말로 화가 나서 저도 시댁에 있는 내내 말 한 마디 안 했습니다.

오는 길에는 도통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싸우기도 했구요.

그랬더니 말을 듣고는 가만히 있습니다.

그냥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생각 중이래요.

집에 돌아오니 신랑의 상태는 다시 원상복귀됐지만,

앙금은 여전히 남네요.

신랑의 태도가 저리 돌변한다면,

앞으로 시댁에 가는 게 달갑겠습니까?

그저 답답합니다...

앞으로 얘기로 많이 풀어야 할 듯 싶습니다.






IP : 125.141.xxx.2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쩌면,,
    '07.9.27 2:42 PM (222.101.xxx.109)

    낭군님이, 고단수 같다는 생각 드네요.
    서운해 마시고요. 어머님이 언찮아 질투하시면 누가 힘들겠습니까,,원글님이 다 당하겠죠.그런 부분의 배려 일듯합니다.
    홀어머님 이신가 봅니다.

  • 2. 음..
    '07.9.27 2:45 PM (125.184.xxx.197)

    저희 남편이 맨 처음 명절때 그랬더랬습니다.
    그래서 저 그냥 당당하게 농담조로 시어머니께 a/s해달라고 했습니다.
    음식만들면서 재미난 이야기 들었다면서, 요즘 며느리들이 이런 상황일땐 시어머니께 a/s해달라고 외치고 싶데요. 이러면서, 남편 맨날 잠만 자고, 저 도와 주지도 않아요~a/s해주세요~! 이런식으로 그냥 시누이랑 다 있는데서 질렀습니다.

    그랬더니 농담하던 분위기여서 그랬는지 어머니께서 a/s 기간 지나버렸다 우짜냐~ 이러시고 저도 어머~ a/s 기간이 지났나요? 아쉬워요~!! 이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남편에게 집에 와서 살짝 그랬습니다.
    여자들이 명절때 힘든건, 일이 힘든것도 있지만, 남편이 너무 무신경 해서야. 울 자기는 그래도 힘든거 알아줘서 너무 고마워. 이런식으로 그냥 말도 안되는 칭찬을 해줬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말은 안되네요..-_-;;) 그랬더니 점점 나아지던데요.

  • 3. ..
    '07.9.27 2:48 PM (211.201.xxx.67)

    원글님 상황이 저랑같네요..
    근데 좀 지나면 신랑님 이해되실듯..
    어쩌면님생각에 저도 동의 해요...ㅋㅋ
    세월이 지나면 그부분에서 무뎌지는듯해요,... 제경우에는요..

  • 4. 며느리
    '07.9.27 2:50 PM (125.141.xxx.24)

    결국 제가 무뎌져야 한다는 말?!!!

  • 5. ...
    '07.9.27 2:51 PM (203.132.xxx.148)

    저도 어쩌면님처럼 남편분이 일부로 그러시는것 같아요.
    저희 남편도 역시 시댁가면 그러는편이거든요. 또 저희 남편이 차남인데
    위에 먼저 결혼한 형제들에 대한 시어머니의 사소한 불만들을 듣고 살아서 그런가
    괜히 더 오버해서 눈치보고 행동할때가 많거든요.

    한번 남편 퇴근하고 술한잔 권하면서 슬쩍 물어보세요. .

  • 6. 에휴~
    '07.9.27 2:54 PM (155.230.xxx.43)

    시댁에서도, 명절이 끝나고 집에 와서나.. 시종일관 그러는 남편도 있답니다.
    너무 섭섭해 하지 마세요.
    남편분 나름대로.. 작전상 그러는거 같은디..

  • 7. ....
    '07.9.27 2:55 PM (211.193.xxx.139)

    신혼이시라 시시때때로 눈 맞추고 표현하면 좋겠지만 시댁에있는 며칠을 못참으세요 ? ㅎㅎㅎ
    남편이 잘 하고 계시네요
    시어머니께서 안방문을 열어놓아서 개인공간이 없다고 하시는데 그저 며칠정도 가있는 시댁에서 그정도는 참아주셔야지요.
    시어머니 혼자 사시면서 안방문을 닫아놓고 사신분이 아니신데 자식들이 왔다고 안방문닫고 주무시면 답답해서 잠 못주무십니다
    남편이 정도많고 애교만 많으신게 아니라 과묵해야할땐 과묵할줄 아는분이신것 같습니다
    그만일로 삐치셔서 시댁에 있는내내 말도 안하시고 풀어야할것이많을정도로 앙금이 쌓였다고 하는걸 보니.. 조금 철이 없으신듯 보입니다

    그리고 글중에

    ....홀어머니 계신 집 자식 내외는 데면데면하고 살아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습니까?

    이래서 비정상적인 건 다들 꺼리나 봅니다....

    라는 글을 보고 가슴이 답답해 집니다
    홀어머니자식이면 비정상적인가요?
    본인뜻과 무관하게 이혼이나 사별하시고 혼자 자식을 키우시는분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그걸 비정상적이라고 하는건 너무 가혹한 편견인듯싶습니다
    남편은 참 좋으신분인데 아내가 너무 철이 없으신듯 보입니다

  • 8. ^^*
    '07.9.27 2:56 PM (210.216.xxx.200)

    자게 어디선가 읽은듯해요..어떤분 남편께서 친정이랑 자기집에서는 설겆이며 과일깍는것
    까지 다하시는데 본가에 가면 손하나 까딱않고 있는다고요..여우남편이라고 똑똑하다고
    그랬던것 같은데 분위기는 약간 다르지만 님 남편분도 그런 의도 아닐까요? ^^ 좋게생각하소서

  • 9. 근데요
    '07.9.27 2:56 PM (124.55.xxx.196)

    저도 그시절 지나봐서아는데

    신랑이그럴수록 시부모님앞에서도 신랑이 날 더많이생각한다는 그걸 확인받고싶은심리도
    있었던것 같아요

    살다보니, 시 어머니앞에서 그래봐야 우리집으로돌아가면 나랑사는데 ,,그런생각이들면서
    시 어머니앞에서의무례(?)쯤은 용서해주기로했어요 ㅋㅋ

  • 10. ..
    '07.9.27 3:00 PM (58.146.xxx.100)

    제 남편도 그럽니다
    홀시어머니도 아니고 시아버님도 계신데도요
    저한테는 그리 데면데면하면서도 자기 엄마랑은 그리 장난질인지
    결혼 막하고 엄청 힘들었다지요 ㅎㅎ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저도 안쳐다보네요
    자기엄마랑 뭘하고 놀던지..
    그런거 하나하나 신경쓰다보니 병이 생기더라구요
    그저 무뎌지는게 가장 건강에 좋을듯하네요

  • 11. 며느리
    '07.9.27 3:08 PM (125.141.xxx.24)

    아니, 그럼 얘기라도 해주던가요.
    좀 서운해도 참아라는 식으로...
    그러면 제가 그것도 이해 못 한답니까...
    이게 무슨 첩보작전이랍니까, 자기가 FBI요원이랍니까. 무에 그리 대단한 작전이라고 마누라한테 언질도 안 준답니까?

  • 12. ㅋㅋㅋ
    '07.9.27 3:29 PM (116.120.xxx.162)

    님은 심각하시겠지만 님의 리플을 읽다가 전 웃음이 나네요..
    울집남편은 시댁에서도 집에서도 늘 무뚝뚝..경상도 남자면 이해라도 하겠지만..쩝
    기분 푸시고 남편과 조곤조곤 이야기해보세요. 자상한남편이니까 금방 좋아질꺼예요..

  • 13.
    '07.9.27 3:53 PM (121.131.xxx.71)

    저같아도 섭섭하겠어요.
    말할 기회가 있었을텐데..가는 차 안에서나..아님 문자로라도..
    언급이라도 해놓고 그러지 왜 말도 않고 그런답니까...

    그리고..아마도..
    홀시어머니가 아니었다면 두분 다 계셨다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홀어머니 계신 집 자식 내외는 데면데면하고 살아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습니까?
    이래서 비정상적인 건 다들 꺼리나 봅니다.... >

    이래 말씀하지 않으셨을까요...
    제가 너무 이해심이 많은건가요....

  • 14. ..
    '07.9.27 4:16 PM (218.53.xxx.227)

    저희 아주버님은 시댁에만 오면 사람이 자상해집니다.
    집에선 아이들과의 교류도 별로 없으신 분이(제가 뻔히 아는데..) 상당히 자상한척(?), 아이들과
    놀아주고 괜히 부엌에 와서 뭐 도와줄거 없느냐고 묻고...헉!!!!
    근데, 아마 남들이 있으면 그러는 것 같아요. 심하게 오버는 아닌데, 좀 겉과 속이 다르니 형님
    입장에서는 좀 그렇겠죠...그나마 형님은 포기하고 살아서 남들 있을때라도 아이들과 놀아주면
    됐지...하긴 하는데, 시어머님은 어찌 생각하시겠습니까...저는 좀 아니다...싶더라구요...

  • 15. 며느리
    '07.9.27 5:42 PM (125.141.xxx.24)

    문제가 되는 구절은 쓰면서도 이거 좀 트집 잡히겠구나 했는데...
    냥이님 말씀대로 아버님이 계셨다면 달라졌겠지. 싶은 마음이었어요.
    혼자 되신 분들에 대한 편견은 아니니 확대해석 말아주세요.
    물론 제가 철이 없는 것은 맞습니다.
    그래도 이해 안 되는 건 도저히 그냥 못 넘기겠어요.
    무언가 잘 되려면 주변 사람들의 이해가 수반되야 수월해지지 않나요?
    여기 글을 올리고 나니 저희 신랑의 잘못을 확연히 알았습니다.
    제게 아무 상의 없이 그렇게 행동한 죄!
    저는 동의를 구했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깊은 생각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동참했을 것 같아요.

  • 16. 며느리
    '07.9.27 5:45 PM (125.141.xxx.24)

    그리고 제일 위안을 주었던 댓글...
    ".." 이 덧글 위에 위에 있는 점 두개님...
    저희 신랑과 정 반대의 행동을 하신다는 아주버님.
    헉! 그렇게 (가증스럽게) 한다면 저는 속 터져서 죽을 것 같아요.
    그런 것 보다야 차라리 이게 낫지 싶네요.
    위로가 많이 됐어요.

  • 17.
    '07.9.28 11:29 PM (58.143.xxx.58)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글은 수정을 하든가 삭제하세요
    원글님 시어머니가 그런다고 해서 다른 홀어머니도 다 그럴거라 단정하면서 비정상이라는 단어까지 쓰다니 참 무례한 사람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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