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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남편 어때요?

쐬주반병 조회수 : 1,214
작성일 : 2007-09-27 14:00:20
시부모님과 같은 도시, 차로 10-20분 거리에 살아요.

명절 때, 장보고, 음식하고...저녁이 되어서...
집에 갔다가 아침 일찍 다시 오기 귀찮아서, 남편에게 시댁에서 그냥 자자고 했습니다.

남편이......시어머니 앞에서...
"너랑 애들은 여기서(시댁) 자라...나는 집에 가서 자고 올께" 그러면서 시댁 현관을 나섭니다.
그래서, 저와 아이들..남편 따라 집에 가서 자고, 아침에 다시 시댁으로 갔답니다.

시어머니께서 은근히 저(며느리) 직장을 다니던지, 셋째를 낳으라고 하십니다.
"요즘 남자 혼자 벌어서 먹고 살기 힘들다...고생해서 **이(남편) 살 많이 빠졌다..젊어서 같이 벌면 금방 나중에  좀 편해지는데..."

제가 그랬죠.
"어머니 저도 직장 다니고 싶어요"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이......시어머니 앞에서...
"나갈려면, 도장 찍고 나가라!!"

우리 시어머니,
"너는 팔자가 참 좋은 것이다. 요즘 누가 집에서 노니? 돈 있는 사람들도 여자가 나가서 벌어오기를 바라는데...너는 팔자가 참 좋다"

그 말씀 듣고, 제가 시어머니께 하는말...
"맞아요 어머니. 저 팔자 좋은것 같아요. 저 시집 잘왔죠? 저는 남편을 참 잘만났어요. 헤헤.(꼬는 말 아님)"
우리 어머님 씁씁한 미소를 지으십니다.

제 남편은 제가 사회 생활을 하고 싶다고 하면, 벌어서 남편에게 용돈이라도 주고 싶다고 하면,
"내가 너한테 돈벌어 오라고 하냐? 그냥 살림이나 잘하고, 애들이나 잘키우는 것이 돈 버는 것이라고 생각해.
그냥 너 배우고 싶은거 배우면서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아라..." 라고 합니다.

제가 지금 배우는 것이 있는데, 나중에 돈벌이로도 이용하지 못할...그냥 제가 배우고 싶어서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큰 돈 들여서 배우는 것이라서,
"돈벌이로도 이용하지 못할텐데, 난 배우고 싶네"...라고 고민을 했더니,

남편이 그럽니다.
"돈 벌어오라고 안할테니, 그냥 너 하고 싶으면 해. 난  니가 여기 저기 이것 저것 배우면서 사는게 좋았어. 너 하고 싶으면 해"

이렇게 말해주는 남편이 참 고맙습니다.
그래서 저는 팔자 편한 사람인거죠?

결혼 후, 시댁 얘기만 나오면 정말 이혼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싸우던 부부였는데,
남편 몰래 혼자 울기도 많이 했답니다.

5년이 지나니,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남편이
7년이 지나니, 저를 이해 해주기 시작하면서
10년이 지나니, 이젠 제 편이 되어주고, 시어머니께서 싫은 소리를 하시면, 제 편이 되어서 방패가 되어줍니다.

초보 주부님들..
시간이 지나면 남편이 변한다는 말이 사실이더군요.

남남이 만나서 부부가 되었는데, 쉬운 관계는 아니죠..
서로 이해하면서 살다보면, 정말 남편 만큼 편하고 소중한 존재는 없는 것 같아요.
남편이 소중하고 사랑스러우니, 시부모님께도 편하게 잘하려고 노력하게 되구요

제 남편 멋있죠? 헤헤헤..저 남편을 너무 사랑하는 팔불출 입니다.
IP : 221.144.xxx.14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돈내세욧~!
    '07.9.27 2:04 PM (125.184.xxx.197)

    이런 염장을.. ㅎㅎㅎㅎ

    너무 예뻐보입니다. 멋진 남편과 평생 해로하시면서 행복하시길 바래요.

  • 2. ...
    '07.9.27 2:05 PM (211.228.xxx.151)

    부러울 뿐이네요
    결혼 10년이지만 전혀 꿈쩍않고 오히려
    미운짓만 하는 남편이랑 사는 저는 마냥 부럽숩니다
    배아파 화장실 가야겠어요

  • 3. ㅋㅋ
    '07.9.27 2:07 PM (218.234.xxx.187)

    저도 그 말에 동감해요..
    전 아직 결혼한지 1년 밖에 안 됐는데두요...
    처음엔 시댁과의 갈등때문에 정말 이혼 얘기 나왔었는데...
    제사 몇 번 지내고..명절 두어번 지내고 나니
    서로에 대해서 많이 이해해 줄 줄 아는 사람이 되더라구요..
    예를 들어...
    시어머니나 형님에 대한 불만이 있어서 신랑한테 얘기하면..
    처음에는 저보고 화를 내더라구요..
    원래 시댁 식구들은 그런데.. 너 혼자 그렇게 생각하면 머 하냐구요..
    근데 지금은..제가 불만이 있어서 얘기를 하면
    슬쩍~ 제 앞으로 와서 앉아서 얘기 끝까지 다 들어주고..
    다음에는 어머니께 미리 슬쩍 얘기해서 스트레스 안 받게 해 준다고 하더라구요
    형님도 정말 깐깐한데요... 중간 역활도 이젠 척척 잘 해줍니다...
    시간이 지나면 바뀐다는 말 진짜예여

  • 4. 딴지
    '07.9.27 2:09 PM (59.19.xxx.134)

    시간이 사람이 변한다는건 거짖말입니다

  • 5. 으짜면 그리되오?
    '07.9.27 2:30 PM (210.221.xxx.16)

    나도 쐬주 반병으로 주량을 조정할까나?
    밖에서는 맥주 말통
    집에서는 맥주 500CC가 정량인데...ㅎㅎㅎ
    심히 부럽소......

  • 6. 근데요
    '07.9.27 4:02 PM (116.33.xxx.40)

    왜 시어머니들은 며느리가 집에서 아이들 돌보고 살림하는것을 보고 "논다"라고 표현하시는지 모르겠어요...저희 시어머니도 그렇고...

    그러면서 저보고는 애들 잘 키우는게 제일 잘하는거라고 말씀하시면서 집에서 논다라는 표현을 쓰시니 참~~~

    저두 나가서 돈 벌고 싶죠...
    그럼 누가 아이들을 돌보겠어요...

    정말이지...시댁은 산 넘고 물 건너...네요...정말...

  • 7. 오 이분
    '07.9.27 4:31 PM (125.179.xxx.197)

    지난번에는 시어머니 였나 시누이 잘 얻었다고 하셨던 거 같은데.. 아니신가요?
    그때도 남편분이셨나;; ㅎㅎㅎ

    축하드립니다. 행복하게 오래 사세요 :)

  • 8. 쐬주반병
    '07.9.28 12:56 PM (221.144.xxx.146)

    답글들 감사해요.
    염장 지르라고 쓴 것은 아니구요..그냥 저희 이렇게 재미있게 살아요.
    지금도 시어머니께서 속을 긁기는 하시지만, 그래도 남편이 있기에 그냥 듣고는 흘리면서 살아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시어머니를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보니 이해가 되구요,
    너무 잘하려고 하지않고, 그냥 아주 그냥 편하게 제 본모습을 보여드리니, 저나 시어머니 그러려니 하고 무난하게 지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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