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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라면을 버렸어요.

라면보다 못한 조회수 : 2,953
작성일 : 2006-12-19 01:46:05

신혼부부에요.
날이면 날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아요 ㅠ.ㅠ

오늘은 월요일,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주몽을 하는 날.
결혼 전부터 그 시간엔 걸드리면 안된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딱 그 시간에 커텐 견적을 빼러 커텐가게에서 사람이 왔어요.
저희 둘 다 시간이 없어서 밤 10시 쯤 오시라고 했고, 남편이 전화한거구요.

남편 생각엔 커텐 골라봤자 한 5분이면 될 줄 알았나 봐요,
그런데 어디 그런가요, 한번 하면 자주 바꾸기고 힘들게 커텐인데..
그래서 샘플북 가져 온거 이거저거 따져보고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하다보니 30분이 훌쩍..
처음 5분은 같이 색상도 보고 하더니 5분지나니까 아무거나 해라 분위기..
15분 지나니까 커텐하지 말고 그냥 살지 뭘 번거롭게 이러냐 분위기..
아.. 압박감 속에 그나마 쫌 맘에 드는걸로 골라서 커텐집 아저씨 보내드리고 저녁 준비를..
음.. 웬만해선 늦게 퇴근하면 저녁을 잘  안 먹는데 오늘은 어쩌자고 밥 먹을라고 했다가.... ㅠ.ㅠ

다른 때는 식사준비하면 이거저거 거들어 주지만 오늘은 주몽을 하는날이어서 저 혼자 했어요.
마침 주말에 친정에서 받아온 장어가 있어서 구워줄까 했더니. 그냥 라면 먹는대요.
장어가 더 냉장고에 있으면 안 될것 같아서 제가 먹어버리려고 후라이팬에 장어 굽고,
냄비에는 라면 끓이고.. 그런데 제가 라면 물을 잘 못 맞춰요. 오늘도 왠지 많아 보이더라니..
장어도 다 굽고 라면도 다 끓이고 시간을 보니 11시 다 되어 가길래, 안방으로 가져갈까 하다가
주몽 다 끝나갈 시간인 것 같아서 그냥 식탁에 차렸지요. 차려놓은거 보더니 안방에서 먹자고,
남편이 작은 상 찾고 왔다 갔다 하다가 주몽 몇 장면 못 보는게 안되겠던지 그냥 다 끝나고 먹는대요.
그래서 그냥 멀뚱히 장어 한입 먹고 보니 라면이 불겠더라구요. 상 찾아서 옮겨주려 하니 됐대요.
그렇게 한 2,3분 지나니까 주몽은 끝났고, 내가 끓인건 안성탕면인데 식탁위엔 웬 너구리 ;;;

저희 남편, 입이 좀 짧아서 먹는거에 관한한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그려줘요.
오늘이라고 달랐겠어요. 한 입 먹더니 못 먹겠다 버려야 겠다 하더라구요,
그래도 자기 생각에도 먹는거 쉽게 버리기가 그랬던지 물 좀 버리고 더 끓여보더니
도저히 못 먹겠다 다시 끓여야 겠다 그래요. 이거 어디다 버리냐 수채구멍에 버려도 되냐 묻대요.
졸지에 라면 하나도 제대로 못 끓이는 여편네 된 저는 묵묵히 장어쌈 다섯입 먹고 벌떡 일어나
제 손으로 그 냄비에 있던 라면 수채구멍에 부어 줬네요.

아.. 그럼 제목과는 달리 남편이 아니고 제가 버린건가요..? 암튼..
남편은 다시 라면 끓이고 저는 제가 먹은거 설거지하고 있는데, 이 사람..
왜 그러느냐 기분 나쁘냐 나중에 딴 소리 말고 지금 말해라 해요.
그래서 기분이 좋을리는 없잖겠느냐고 나즈막히 한마디 하고 계속 설거지하는데
슬슬 점점 무럭무럭 화가 치밀어 오르는거에요.

뭐라 말할 수는 없는데 너무 화가 나는거에요. 그래서 점점 설거지 하는 손에 힘이 들어가서
쿵쿵거리고 있다가 냉장고에 시간이 없어 미뤄뒀던 안 씻은 더덕이 있던게 생각나서
그걸 꺼내서 수세미로 박박 밀고 씻고 있자니 이 사람이 와서는 슬쩍 눈치 보듯 뭐하냐 하길래
엄마가 아침에 갈아먹으라고 더덕줘서 씻고 있다 했더니 아무말 없이 그냥 안방가서
다시 티비보다 주.무.시.네.요. 원래 성격이 생각할 일이 있으면 일단 자는 사람이라 냅두고.

저는 마저 더덕 다 씻고, 이 밤에 라면 찌꺼기 버리러 나갔다 오고
샤워하다 혼자 좀 흐느끼다 이제서야 회사일 좀 하고 작은방 가서 자려구요.

좀 우스운 상황이긴 하지만,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못 먹겠다 버려야겠다 한 그 순간이 잊히지가 않고,
아.. 라면 때문에 이혼을 생각할 수도 있는거구나,
라면 때문에 인생 참 우스워 지네. .등등  별의 별 생각이 다 떠오르네요.

이럴 때 마다, 꼭 결혼해야겠냐고 물으셨던 아빠가 생각나서
마음  다 잡고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게 죄송해서 눈물이 나요..
IP : 220.71.xxx.196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2.19 2:13 AM (61.98.xxx.52)

    입짧은 남편...결혼할때 친정엄마가 그러시더군요..
    '너 그렇게 입짧은 남자 만나서 그 고생을 어떻게 감당할래...'
    친정아버지..'공부한거 다 어떻게 하고 살림이나 할래...'
    결혼한지 일년반..매일 실감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아니라 상전이네요..
    하루에도 몇번씩 내가 왜 결혼을 했나..후회가 듭니다...
    좋을때도 있지만, 밉고 후회스러운 순간이 많아서 저도 요즘 눈물이 납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려나..저도 많이 힘들어서 원글님 글에 묻어갑니다..

  • 2. 신혼
    '06.12.19 2:16 AM (59.9.xxx.37)

    그럼요, 라면때문에 이혼할 수도 있고 수세미 때문에도 이혼할 수 있어요.
    그건 지금 행복하냐 불행하냐와는 아무 상관없는 문제에요. 내 인격이나 상대방 인격과도 물론 상관없지요. 남과 사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일 뿐이에요.
    사소한 일 때문에 울고 웃다보면 이 사람과 어떻게 살지, 계속 살 수는 있을지 답이 나오는 날이 있습니다.
    저도 결혼 5년차밖엔 안됐지만, 신혼때 별 일 아닌 걸로 우울하고 비참했던 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 3. jk
    '06.12.19 2:18 AM (58.79.xxx.67)

    이글만 읽고는 전혀 이해가 안되는데요.
    아무리 잘먹어도 퉁퉁 불어 터진 라면 그것도 물도 많아서 싱거운걸 좋다고 먹을 사람 아무도 없답니다.

    뭐 다른 일이나 님이 느끼시는 다른 감정이 있겠죠.

    남편분이 음식 타박을 한것도 아니라면 그냥 넘어가시고 별로 신경쓰지 않으시는게 더 낫지 않을까요?

  • 4.
    '06.12.19 2:19 AM (222.235.xxx.3)

    그깟 주몽때문에..너무하네요. 재방송도 있고 요즘엔 인터넷에서 다운받아서 보면 되는구만은..쩝..

  • 5. ...
    '06.12.19 2:28 AM (218.54.xxx.68)

    신혼때는 정말 별일도 아닌일에 눈물콧물 흘리는 견습기간입니다
    저도 입짧은 남편 십년 넘게 같이 살다보니 이제 완전히 적응했답니다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반찬만
    해주고 절대 모험을 즐기지 않게 되었으며
    이제는 입이 아주 길어져 아무거나 해줘도 너무도 잘 먹네요
    아직 집안 일도 서툴고 요령이 없을때이니.
    사소한 일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그냥 넘기세요 ^^ 지나고 보니 사소한데 신경쓴다고
    괜히 힘만 빼고 저만 억울했더라구요
    힘내세요 새내기 신부님

  • 6. 지금은
    '06.12.19 2:38 AM (220.85.xxx.105)

    생각해보니 신혼때는 그런일로 자주 맘상하고 기분나쁘고 그랬던것도 같네요.

    10년넘으니 이제는 사소한거에 목숨걸지말자 로 바뀌었습니다.
    제생각에는 오늘은 커텐땜에 시간이 늦어진거니 그럴땐 라면끓여서 이쁜그릇에 넣고
    상을 코앞에 받쳐주셔도 되었을듯한테 영 그런가요?

    기껏 생각한다고 라면끓였는데 사람성의도 모르고 그걸 버릴수가있나 그러지 마세요.
    물서너숟가락만 더 들어가도 맛없고 게다가 불었잖아요.
    남편분이 주몽보다가 바로나와서 먹었으면 안불었을테지만
    원인제공한거 따지기 시작하면 끝도없어요.

    맛있게 끓여서 주몽보면서 얘기하고 하루마무리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다고 작은방가서 주무시면 자고나면 별일아닐것이 큰일됩니다.

    윗분말씀처럼 그냥 넘기세요.
    나만 늙어요,,,정말
    제남편도 라면은 본인이 끓인것만 먹는답니다.

  • 7. ;;;
    '06.12.19 2:40 AM (221.138.xxx.45)

    갑자기 제 남동생이 생각나네요 ;; .. 얘도 워낙 입이 까탈스러워서
    밥이 평소보다 질다던지 국이 좀 짜다던지 하면 입에도 안대고 굶어버리거든요 ;
    이놈 .. 결혼해서 이런걸로 여자울리면 우짜죠 ..

    정말이지 음식해줬을때 버려지는 기분은 ;; 아무리 라면이라지만 ..

  • 8. ㅎㅎㅎ
    '06.12.19 2:45 AM (211.193.xxx.157)

    젊었을때 열심히 싸우고 열심히 사랑하세요
    예쁘네요
    사소한일에도 기운빼고 열받을수있는것도 젊어서 한때입니다
    별것아닌것에 마음상해서 삐치는것도 참 예쁜시절입니다
    열심히 사랑하세요

  • 9. 이제
    '06.12.19 2:56 AM (121.134.xxx.251)

    라면도 끓여주지 마세용. 흥!! 넘 챙겨주니까 그러는 거예요.
    저는 신혼 때 라면 맛없게 불려 끓였더니 다음부터는 자기가 꼭 끓입니다. 길을 들이세요~

  • 10. ㅋㅋ
    '06.12.19 2:56 AM (218.54.xxx.68)

    위에위에님.. 그 남동생이 제 남편이 된듯 ^^
    짜다 질다 정도가 아니라 미원이 덜 들어갔다 설탕이 너무 들어갔다 파를 넣어야 된다부터
    온갖 주문을 그것도 시모 앞에서 했답니다 얼마나 민망하던지요
    그리고 바로 숟가락 탁놓고 가버리고
    그렇게 호되게 남편 시집살이 속으로 눈물 흘리면서 했더니
    지금 그 남편 입이 길어졌답니다
    제 형편 없는 솜씨는 그대론데. 남편이 그냥 포기된건것도 같고
    자기랑 똑같은 복제품 아들 나와서 투덜거리는거 보더니
    인간이 좀 되더라구요 ㅋㅋㅋ
    전 또 입짧은 아들때문에 고생이지만서두요..ㅋ

  • 11. 아...
    '06.12.19 3:19 AM (124.53.xxx.22)

    님땜에 로그인을 다 했네요 ㅎㅎㅎ
    울 남편은요... 맛만가지고 투정하는게 아니거든요...
    파를 일자로 안쓸고 왜 비스틈하게 쓸었냐...
    두부는 이렇게 자르는게 아니다...
    깨가 넘 많이 들어갔다...
    등등 음식 대령하면 모양새부터 트집을 잡아서 그후에 맛을 보고 뭐가 어떻니 저떻니 마구 따집니다;;
    신혼때 같음 억울하고 서운해서 눈물도 나겠지만 10년 넘게 산 지금은??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도 안쓰다가 넘 시끄러우면 나 밥 먹는거 거슬려서 "까칠하게 굴지말고 그냥 먹어!! " 이러면 잠잠해져서 주는대로 먹네요...
    서로 좀 더 살면서 길들여지면 남편 입도 좀 길어질꺼고 아내도 남편 입맛뿐만 아니라 성격이 파악되서 서로 둥글해져서 살아가기 좋아질꺼에요...

  • 12. ..
    '06.12.19 3:38 AM (76.183.xxx.194)

    저 신혼 때는 도시락땜에 이혼 할려고 했어요.
    결혼하자마자 미국에 와서 매일 도시락을 싸줬는데
    날이 추워져 벼르고 벼르던 일제 보온 더시락을 샀죠.
    그리고 며칠뒤 사소 한것 으로 싸우다가
    "나도 힘들다 나는 열심히 할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엌일은 해본적도 없고 회사만 다녔는데 도시락까지 싸느라 힘이 든다."
    라고 얘기하자 남편 고개를 떨구고
    "나 먹으라고 점심싸주는게
    하기 싫은거 하는거 였구나".
    하더니 도시락을 들고 밖에 있는 공동 쓰레기 통에 버리고 오더군요.
    정말 너무나 실망한 표정으로...
    그비싼 일제 보온 도시락을...
    자존심에 다시 주우러 가긴 싫고
    다음날 일찍 남편 출근하자마자
    쓰레기 통에 가보니 빈 통에 도시락먼 덩그마니 있는데
    정말 사다리 빌려와 꺼내고 싶더군요.
    그리고 어찌어찌해서 화해는했는데
    그땐 정말 비행기 타고 가고 싶었죠.

    근데요 그런건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살아보시면 알게됩니다.^^

  • 13. 이영희
    '06.12.19 5:38 AM (222.238.xxx.24)

    ㅎㅎ...
    신혼에 충분히 일어날 사건(?)이군요.

    그런데 전 정말 불은 라면은 못 먹겠어요.
    말도 안하고 그냥 버렸을듯...

    라면이 본질은 아니겠지만....

    여튼 맘이 조금 섭섭한것이 있음 사소한것이 꼬투리가 되어 더 화가 나지요.

    별것 아니다라고 생각 하세요.

    사실 좀 살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라면 사건,,,,ㅎㅎㅎ

  • 14. 손하나
    '06.12.19 7:11 AM (203.170.xxx.7)

    까딱 안하면서 잔소리만 하는 남자들은 다 시어머니가 잘못 키운 거지요
    님 남편은 그정도는 아니신거 같으니 화푸세요
    남자들은 여자가 왜 섭섭한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최소 그렇지는 않으신듯..

  • 15. 지나보면
    '06.12.19 8:57 AM (210.122.xxx.1)

    인생 선배님들 많이 말씀 주시듯이.. 좀 지나면 또 적응이 된답니다.
    지금이 가장 힘드실때일듯..

    중요한거는 싸움이 안 일어나게 하는것이아니라 싸우고 난후 의견 조정을 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어떤 방식으로든 의사 표현을 꼭 하세요.

    쌓아두면..참으면 나중에는 '그때는 잘 있더니 왜 이제와 난리야..'라는 타박만 듣는다는것-_-

  • 16. ..
    '06.12.19 9:19 AM (211.59.xxx.58)

    에이, 남편분이 잘못하셨네요.
    국물 많게 끓인 잘못은 있지만 늦게와서 팅팅 불어 더 맛없어진거잖아요.
    그런거 먹는다는건 고역이니 안먹은건 용서 합시다.
    그래도 아내에게 미안하다 소리는 한마디해야죠.
    "내가 늦게나와 불었네. 도저히 못먹겠어. 미안해, 이거 버려도 될까?"
    그 한마디는 하셨어야죠.
    또 알아요 ? 남편이 그렇게 말하면 원글님이 얼른 새로 더 맛있게 끓여줬을지.
    입도 짧으면서 티브이 본다고 늦장 피운 남편 미워미워, 때찌때찌.

  • 17. 계량컵
    '06.12.19 9:32 AM (222.98.xxx.159)

    윗님들이 좋은 말씀 다해주셨으니...
    계량컵 하나 사세요. 그래서 라면 봉지에 쓰인대로 물 넣어서 끓이세요. 남편이 뭐라거든 계량컵을 앞에 딱 놓아주세요. 딴소리 못하게...ㅎㅎㅎ

    참 씰데없는 소리 하나 하자면...제 계량컵은 스텐이라 별 불편없이 잘 썼어요. 그러데 전자렌지로 컵에 애기 우유데워서 젖병에 부어주면 질질 흐르고 난리였지요.
    그래서 입이 뾰족한 컵이 없을까 82에 여쭤보니 유리로 된 계량컵을 추천해주셨어요.
    이마트가서 하나 사서 우유 담아서 잘데워서 젖병에 잘 넣어 먹이고 있습니다. 만약에 사신다면 유리로 된것 추천 드립니다. ㅎㅎㅎㅎ

  • 18. ㅎㅎ
    '06.12.19 9:56 AM (220.127.xxx.151)

    아직 신혼이신 거 같은데... 결혼 9년차인 저는 님 글 읽고 빙그레 웃음이 나네요.
    그맘때 피 터지게 싸우고 속상해하고 그러지요.

    저도 라면 물 디따 못 맞춰요. 항상 많게 붜요.
    어느날부터 계량컵에 따라 하니까 그제야 남편이 맛있다고 하는군요.

    미우나 고우나 내 남편인데 용서하세요.
    그리고 님 참 부지런한 거 같아요.

  • 19. 옛날생각
    '06.12.19 9:57 AM (59.22.xxx.170)

    저 7년전에 생각이 나네요^^
    어렵게 인공수정해서 맞벌이로 직장다니고 할때 울 신랑 집안일도 하나 안했죠..임신 5개월쯤 신문쌓아둔게 눈에 띄였나 봐요..저거 안치울꺼냐..하는 소리에 순간 제가 핑 돌아버렸다는거 아닙니까. 누군 몸도 힘든데 직장나가고 집안일까지 하는데 저거까지 내가 치워야 하나 하는 생각에..
    그뒤로 울 신랑한테 삐져서 애 낳을때까지 말안했습니다..^^ 각방쓰구요..
    지금요..울 신랑한테 물어보면 자기도 그떄 왜그랬는지 잘 모르겠답니다..대신 그후로 7년동안 그때얘기만 나오면 엄청 미안해 합니다..지나고 나면 아무일도 아닐수 있어요..잘넘기세요.지혜롭게...저처럼 하지 마시구요^^

  • 20. 정말..
    '06.12.19 9:58 AM (211.176.xxx.53)

    지가 늦게 와서 뿔은걸 가지고 뭐라뭐라 하다니. 싸울만 하신데요.
    저는 좀 결혼생활 오래했지만.. 아니 밥 상 차려놓았는데 바로 안오다니 그게 문제가 있는거죠.

  • 21. 드라마
    '06.12.19 9:59 AM (219.255.xxx.128)

    저도 남편이 드라마에 목숨거는 꼴이 그렇게도 꼴보기 싫답니다.
    무슨 남자가 집에 오면 리모컨을 신주단지 모시든 옆구리에 끼고
    절대 안놔요.
    볼게 없으면 그 많은 채널을 몇바퀴씩 뺑뺑 돌려가면서도
    잠들어 코골면서도 리모컨을 안놔요.
    자다가 지지직거리고 시끄러운 티비소리에 깨면 얼마나 짜증이 나는지요.
    커텐을 바꾸는 일은 꽤나 큰 일인데
    그까짓 드라마 한편 때문에 대충대충...밥먹는 것도 미루고 얼마나 미운짓이예요.
    게다가 라면을 버리기까지 했다니 자존심 상하고 너무 미우시겠지만
    한가지 다행인건
    내가 뭘 어쨌다고 난리야...적반하장으로 나오지 않고
    눈치라도 보고 잘못한거 있으면 말하라고 (말을 해야 아나요..남자들은 진짜 바보같죠) 했다니
    조금만 봐주세요.
    저도 일일이 말해야하는게 자존심 상하고 저 사람이 알면서 모른척하는 거다 싶고
    구차하게 말하느니 관두고 만다 이런 식이었는데
    진짜 일일이 말을 해야 알더라구요. 남자들이...

  • 22. 흐흐
    '06.12.19 10:09 AM (211.45.xxx.198)

    정말 알콩달콩 신혼이시군요.
    라면하고 장어 굽다가 11시가 되어서야 밥을 차려내었다는 것도 그렇고(절대 딴지 아님)
    커텐 고르다가 슬슬 변해가는 신랑 모습도 그렇고
    불은 라면을 겁도 없이(!) 버리겠다는 신랑도 그렇고
    그 라면을 확 수체구멍에 부어버리는것도 그렇고
    저는 왜 자꾸 귀엽다는 생각이 들지요?
    TV볼때 자꾸 말걸면 그렇쟎아요.
    저도 신랑이 TV볼때 자꾸 이것저것 시키는데요
    제가 이누*샤 볼때 신랑이 자꾸 말걸면 무지 짜증내요.

    그런일로 이혼하지(^^) 마시고요
    그래도 버리겠다는 말하고선 나름대로 찔려서 슬슬 말걸어주는때는
    신혼때뿐이니 귀엽게귀엽게 생각하시고 넘기세요.
    그리고! 신랑 아까워서 고이고이 모시지 말고 굴리세요.
    지금 식탁에서 안먹으면 알아서 해라 하는 식으로요.

  • 23. jk님^^
    '06.12.19 11:36 AM (163.152.xxx.45)

    가끔 님 댓글 읽다가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데 정말 공부하시는 분이구나 싶거든요.
    근데 지금 댓글 읽다가는 아... 이분이 감성적으로의 접근은 쬐금 다른 시각이신 분이다. 싶네요..
    나쁜 의미의 판단하는 글이 아니라...
    원글님 마음 전 이해하겠는데요.
    상황의 주인공은 불어버린 라면이지만 그 안에 다른 감정선이 숨어 있는 상황이네요....
    마음 상할 상황 맞아요.^^

  • 24. ㅋㅋ
    '06.12.19 12:14 PM (211.229.xxx.7)

    신혼때나 싸울수잇는 주제네요
    신혼때는 별걸로 다싸우고 사랑을 의심하고
    변했다 혼자 서러워서 울고...
    근데 저도 남편 너무나 사랑하지만 퉁퉁 불은 라면은 먹기 싫거든요
    그래도 먹어보려고 물 부어서 새로 끓이시기까지 하셧는데 좋으신 분 같아요
    아내분도 다정하고 귀여우신 분 같구요
    암튼 앞으로 이정도 툭탁거릴일은 무지 많아요
    지금 생각하면 아주 기운이 넘쳤구나 싶은데
    그당시에는 아주 큰일이었죠. 피할래야 피할수없는 그때의 숙제랄까
    살다보면 변한다고 하는데 살수록 새록새록 애정이 커져가는 사람도 아주 많아요
    행복하세요~~

  • 25. 지나가다
    '06.12.19 1:03 PM (125.134.xxx.42)

    결국 안성탕면이 너구리가 된 건, 1. 남편분이 방으로 상을 갖다 준다는 것도 마다하고 2. 드라마를 다 보고 먹겠다고 해서 그렇게 된거 아닌가요?? 끓여 놓은 라면 금방 안 먹으면 부는거 당연한건데 그것도 모르셨나?? 암튼, 먹고 싶음 앞으로 직접 끓여 드시라고 하세요.
    너무 입맛대로 다 맞춰주셔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 26. 저도
    '06.12.19 5:33 PM (222.106.xxx.206)

    지나가다 한자 남겨요.
    라면 물 무조건 500ml 생수병 있죠. 거기에 1개 가득해서 끓이면 됩니다.
    ㅎㅎㅎ 넘 쌩뚱맞나요?

  • 27. ..
    '06.12.20 2:16 AM (58.226.xxx.212)

    아유 너무 귀여우시다. 맘이 너무 여리신가봐요..ㅎㅎㅎ
    너무 맘상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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