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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유머

곰세마리 조회수 : 2,195
작성일 : 2006-11-24 16:42:04
제 이상형은 낙천적이고 유머감각 있는 사람이었어요.

신랑과 4년 연애하고 결혼했는데, 사실 그다지 재밌는 사람이라곤 생각지 않았거든요.

신혼 8개월째...남편이 은근히 웃기는(?) 재주가 있네요.


지난 여름 휴가 때, 뚜벅이인지라 여행용 가방을 끌고 지하철을 탔어요.(제가 끌었지요)

그랬더니 갑자기 저에게..."이제 물건 팔아야지?" 하는 겁니다..ㅋㅋ황당했지요..


또 한번은 연애하던 때, 지하철에서 매직블럭을 파는 걸 보았어요.

'물만으로도 깨끗이 닦인다'고 하니까  갑자기 남편이 그걸 사는 겁니다.

그래서 그걸 뭣하러 사냐고 물으니까, 남편 왈,

"샤워할 때 쓸라구.  물만으로도 찌든 때가 닦인대~"^^(에구구..ㅎㅎ)


언젠가는 같이 축구 중계를 보고 있는데

공이 계속 골대에 맞고 튕겨나오는 거에요.

여러차례 반복되자 남편이 하는 말...

"공에 자석 들어있나봐~골대에 가서 자꾸 붙어~"(저 웃느라 혼났어요..ㅎㅎ)


손 윗 시누네 강아지가 한 마리 있는데, 어느날 미용을 하고 왔어요.

그런데 털을 깎은 정도가 아니라 거의 밀다시피 했더군요.

그 모양을 하고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강아지를 보고 남편이 하는 말...

..."이제 불에 끄슬리기만 하면 되겠네.."

(농담인 거 아시죠...? ㅎㅎ)


한번은 같이 영화를 보러 갔는데, 뒤에 연예인이 앉아 있다면서

자꾸 사인을 받아야 한다고 난리입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연예인 비슷한 사람도 없는데 이상타, 했지요.

나중에 물어보니 <서프라이즈>에 나오는 외국인 재연배우....-.-;;

(저희 남편이 티비 프로그램 중 <서프라이즈> 팬입니다.

일요일엔 항상 그 프로그램 할 시간에 일어나지요.ㅋㅋ)


지난 번 시어머님 생신 때, 형제들이 돈을 모아 안마의자를 사드렸어요.

시어머니께서 쓸 데 없는 데 돈 썼다고 막~화를 내셔서

가족들 모두 민망해서 썰렁~해져 있는데

갑자기 저희 남편이 어머님 옆에 서서 마구 뽐내며 식구들한테 하는 말...

"우리 엄마 무서워~다들 봤지? 까불지 마~"

이 한 마디에 어머님도 웃으시고..저도 안되는 애교 부려가며 화 풀어드렸답니다.^^


그 외에도 귀여운 짓을 많이 해요.

계란을 너무 너무 사랑해서 제가 '닭들의 원수'라고 부를 정도인데

제가 저녁 밥 하고 있으면 냉장고에서 계란 두 개를 꺼내서

식탁 위에 살그머니 두고 갑니다. (프라이 해 달라는 거죠..ㅎㅎ)


또 올 해 윤달이 끼어서 신랑이 올 해는 생일이 없어요.

제가 막 놀렸더니..씩~ 웃으며 하는 말.."내년에 두번이당~^^"


또..남편이 노래하는 걸 무척 좋아해요.

올 여름에 술 한잔 얼큰히 걸치고 들어오더니

침대에 누워 선풍기를 틀어놓고 요구르트를 마시며 노래를 시작하더군요.

그게 1시간이 다 되어 선풍기 타이머가 꺼지니 하는 말...

"1시간만 더 부르자~요구르트도 한 잔 더 해야지..1시간 더 넣어달라 해~"(노래방이냐? ㅋㅋ)



생각나는 대로 썼는데 ...재미 없었나요?^^;

남편이 막내라 그런지 재롱이 많아서 웃을 일이 많아요.

어쩔 땐 웃겨서 싸움이 안될 때도 있구요.

가끔 미래가 두려울 때도 있지만

출근 길에 베란다에 있는 저를 향해

세 번씩이나 돌아보고 손을 흔들어주는 남편이 있어

행복합니다....

유머감각은 정말 신이 주신 큰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IP : 58.143.xxx.73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1.24 4:44 PM (203.234.xxx.31)

    옴마 부러버라~

  • 2. 어머
    '06.11.24 4:49 PM (58.224.xxx.235)

    신선해요.
    차곡차곡 모아서책 내주시어요.

  • 3. 유머
    '06.11.24 4:51 PM (210.106.xxx.155)

    남자든 여자든 유머가 있어야 주변에 사람이 많죠
    옆에 사람들이 행복하자나요
    신문이든 인터넷에서 적어 놨다가
    초등6학년 아들에게 써먹죠 그래서 웃고

  • 4. 부러워하는 싱글처자
    '06.11.24 4:57 PM (210.180.xxx.4)

    원글님~ 느무느무 부러워요*^^*
    출근하면서 아내에게 세번씩 손 흔들어주는 남편..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어케 이다지도 머찐 남편을 만나셨어용??
    행복바이러스 마구마구 뿌려주세요~~~

  • 5. ㅎㅎㅎ
    '06.11.24 4:59 PM (211.45.xxx.198)

    정말 재밌겠어요, 부러워라. ㅎㅎ

  • 6. ㅎㅎㅎ
    '06.11.24 4:59 PM (220.65.xxx.120)

    강아지 털 깍은거 보고 하신 말씀이 가장 웃기네요.
    덕분에 즐겁게 퇴근합니다. 또 올려주세요. 저도 써먹게요. ㅎㅎ

  • 7. 맞아요
    '06.11.24 5:17 PM (61.66.xxx.98)

    유머감각은 신이 주신 큰 재능이죠.
    읽으면서 한 참을 웃었어요.
    앞으로도 재미있는 일 있으면 자주 올려주세요.

  • 8. 정말
    '06.11.24 5:25 PM (58.227.xxx.200)

    재미있네요.
    유머가 은근하면서 웃기네요.

  • 9. 웃는 아내
    '06.11.24 5:37 PM (203.229.xxx.2)

    님처럼 재밌어 하고 웃어주는 아내가 있는 남편분도 행복한 분이시네요 그런게 궁합일까요?

  • 10. 맞아요..
    '06.11.24 6:29 PM (211.227.xxx.50)

    두분 다 행복한 분들이네요..^^

  • 11. 호호
    '06.11.24 6:29 PM (220.127.xxx.151)

    두분 손발이 착착 맞는 거 같은데요. 내년에 두번이당~ 하는 남편분 너무 귀여워요...

  • 12. ㅌㅌㅌ
    '06.11.24 6:54 PM (222.115.xxx.49)

    아이고... 하루만 모셔다가..저희 신랑한테..비법좀 전수해달라고...

    ㅋㅋㅋ 사는 재미가 없습니다..

  • 13. 두 분의
    '06.11.24 7:17 PM (125.129.xxx.93)

    사랑이 여기까지 전해지네요.
    늘 행복하세요.

  • 14. who knows?
    '06.11.24 8:17 PM (211.215.xxx.136)

    남편분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하하하

    너무나 궁금합니다. 알려주심 안될까요?
    울 냄핀 이직 시킬라구요

  • 15. ㅋㅋㅋ
    '06.11.24 8:40 PM (59.171.xxx.36)

    맞아요 유머 감각은 신이 주신 큰 재능이에요.살면서 머리 좋고 잘난 것 보다
    이렇게 남을 웃길줄..그것도 기분좋게 웃길줄 아는 것은 너무 좋은 재능입니다.
    님덕분에 웃고 갑니다

  • 16. ㅎㅎㅎ
    '06.11.24 8:57 PM (221.140.xxx.209)

    유머감각 있는 사람, 겪어보면 거의 다 머리 좋고 선하더군요.
    재미있고 멋진 신랑님과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 17. ..안양댁^^..
    '06.11.24 9:14 PM (219.248.xxx.14)

    유머 있는 사윗감 구함니다--;;....

  • 18. 진짜 진짜
    '06.11.24 9:56 PM (218.153.xxx.181)

    재미나요.

    그런 남편 알아 본 곰세마리님
    탁월한 선택
    하셨습니다!

    유머 가득
    사랑 가득
    여유 가득
    곰세마리님 신랑

    사랑이 있고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유머도 나오거든요.

  • 19. 정말..
    '06.11.24 11:14 PM (221.140.xxx.178)

    은근한 유머감각이 있으시네요

  • 20. 아!
    '06.11.24 11:48 PM (59.187.xxx.38)

    남편 그 댁으로 연수보냅니다. 연수료 당근 궁둥이에 넣어서요!!
    배낭 챙길까요?
    극기 훈련도 해서 보내주심 더 좋습니다.

  • 21. 대략부럽네요
    '06.11.25 9:26 AM (219.241.xxx.113)

    울 남편은 유머라고는 약에 쓸려도 찾아볼 수 없는 디따리 잼없는 남잔데...
    제가 가끔 한번씩 웃겨줘야 웃을 일 있습니다. - -;;

  • 22. 곰세마리
    '06.11.25 11:29 AM (58.143.xxx.73)

    이렇게 많은 답글이 달릴 줄 몰랐네요..재미없다고 돌 맞으면 어쩌나 했는데..ㅎㅎ
    어제도 재밌는 얘기 했는데 말씀드릴께요.
    제가 잠옷을 새로 샀는데 너무너무 편한 거에요..그래서 남편에게,
    "이 옷 너무 편하다..마치 안 입은 것 처럼 편해.."그러자 남편 왈,
    "그럼 뭐하러 사입나~ 안 입음 되지.." ㅋㅋ
    그리고 어쩌구 저쩌구 하다가 제가 마술중(부끄)이라고 했더니 하는 말...
    "와..나 마술사랑 결혼했네. 우리 마누라는 마술사~^^"

    괜히 술 한 잔 하고 와서 실없는 소리 하다가 잠들었어요.^^
    그리고 부럽다고 해 주신 분들..정말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남편의 좋은 점만 써서 그런 거에요..ㅎㅎ
    가끔은 엉덩이 때려주고 싶을만큼 못된 짓도 합니다.(특히 술 마시고 늦게 오기)

    어젠가..TV를 보니까 소설가 이외수씨가 나와서 얘기를 하더군요.
    모든 것은 다 아름다운 면이 있는데, 그 것을 발견하고 사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진다고 하시더군요.
    남편의 좋은 부분에만 촛점을 맞추고 살려고 해요..
    에고..초보 새댁이 어른들을 가르치려고 하네요..^^;
    그냥 너무 좋은 말이라 나누고 싶어서요.
    모두 남편분들 반짝이는 면을 보시고, 행복행복 하시길 빕니당...^^

  • 23. ㅋㅋㅋ
    '06.11.27 3:24 AM (125.209.xxx.140)

    전" 이제 물건 팔아야지" 에 완전 넘어갔습니다.

  • 24. 완전부럽
    '06.11.27 10:03 AM (211.114.xxx.233)

    사와요..^^
    예전엔 멋지고 잘 생긴 남자가 좋더니 나이가 한살한살 먹어가니 못생겨도 유머감각 있는 남자가 좋네요
    유머감각은 정말 타고 나는것 같애요

    동료중 옛날 개그맨 시험까지 응모하러 갔던 사람이 있는데 정말 분위기 메이커거덩요
    어쩜 그런 기발한 말들을 생각해 내는지 정말 부러워요

    그 동료덕에 직장에서 항상 웃고 지내는데 님은 남편덕에 항상 웃으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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