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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못한 남자랑 만났던 기억때문에 괴로워요.

우울 조회수 : 1,873
작성일 : 2006-09-24 14:18:41
몇년 전 일이네요...

제가 5년동안 만났던 첫사랑과 헤어질까 말까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저를 참 좋아해주었고(물론 저도 너무 좋아했죠.) 같이 있으면 행복했던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의 기대수준에 맞추는게 힘들었고 서로 지쳐가면서 헤어지게 되었죠. 그 사람은 흔히 말하는 조건도 좋은 사람이었는데 저랑 헤어지고서 나중에 소식 들으니 미국에서 제일 좋은 대학으로 유학갔더군요...(아, 그사람과 비교해서 저도 빠지는건 아니었습니다.. 여러부분에서 제가 더 좋았던 부분도 있었구요..)

문제는 그 사람과 헤어지면서 새로 남자를 만났죠... 근데 그 사람을 결코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이상하게 만나게 되었어요...
새로 만난 남자는 예전에 잘살았는데 집안이 무너졌다고 하더군요..그래서인지 씀씀이가 분수에 맞지 않게 크고 이해못할 소비를 많이 했어요...예를 들면 자기 친구들 술 사준다고 나이트에서 로얄살루트를 쏘는 경우처럼요...(테이블에 백만원 넘게 나오죠..-.-)

거기다가 학교도 아주 안좋았고 정말 인간적인 매력이란게 없었던 사람이었어요...
그사람과 밥 먹으면 먹으면서 말하다가 입에서 밥풀이 튀어나오는걸 보고 밥맛이 뚝 떨어지는 수준이었거든요...

아마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서였겠죠... 다 먹고 입 주변에 고춧가루 묻은것도 짜증나고...제가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면 그런거 보고 더럽다는 생각 안했을거 같군요...

헤어진 남자가 계속 연락을 해오는 상황이어서 더더욱이나 새 남자와 계속 만났던것 같습니다.. 잊으려구요..

이 남자는 어찌나 제 돈도 자기돈처럼 여기는지... 퇴근하는데 전화와서 가보면 자기 친구들 술마시는데 돈없다고 저보고 돈을 달라는거에요... 인출기앞에서 얼마를 빼야 하나 생각하는데 옆에서 십만원을 누르더니 빼서 가져가더군요... 정말 황당해서리...
곧 다시 미국으로 공부하러 간다고 직장도 없이 집에서 놀면서 저한테 밥이나 얻어먹는 사람이었어요.

친구들 보여준다고 가보니 가망없는 고시생 둘...돈없어서 고시 못한다는 소리나 하면서 술먹고 노는게 다이더군요.. 거기다가 그 남자가 자리 잠깐 비우니 예전 여자친구 아냐구 묻고는 상세하게 다 얘기해주는 센스까지...^^;;; 그런 사람들과 친구라고 지내는 남자도 한심해보이더라구요...

예전 여자친구는 제 핸드폰으로 문자 보내서 **씨 어떤 사람인지 아냐구...뭐 그런 종류의 문자를 몇 번 보내기도...그 남자 말로는 저랑 만나는 동안 한번 만났는데 자기 핸드폰을 몰래 뒤져서 제 번호를 알았대나..참 가지가지 하는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뭐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으니 아무런 상처는 되지 않았지만 가면 갈수록 사람이 좋아지는게 아니라 넌덜머리가 나더라구요.

그렇게 두달 지내다 그 남자가 미국가서 참 홀가분하고 좋았습니다... 전혀 생각도 안나구요... 자연히 제가 전화를 안하니 그쪽에서 몇번 전화 하다가 나중엔 화를 내더라구요... 왜 전화 안하냐구...

그러면서 저희 어머니 험담을 하면서 화를 나길래(저희 엄마가 심한말 한것도 아니었구요.. 그 남자랑 만나고 온날 제가 울고 와서 왜 울고 왔는지 그걸 물어봤나봐요... 그말가지고 딸가진 유세라는둥....그러는게 아니라는둥..) 제가 그만 정리하자고 했구요...

그 담날 전화가 오더니 자기미국친구를 바꿔줄테니 통화하라고 하더라구요. 아침 출근길에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끊자고 화를 냈더니... 며칠후 두고 보자는 메일이 왔습니다...
전화통하하면서 엄청 싸웠구... 아무래도 이러다가 스토커 만들거 같은 생각에 살살 달래서 좋게 끝내자구 하였고...그렇게 연락이 끊기는줄 알았습니다..

6개월 후 또 전화가 왔더라구요.. 한국 왔대나... 한번 보자는 말에 있지도 않은 남자친구 핑계를 대며 그사람땜에 안된다고 거절했습니다.. 그때 거절하면서 얼마나 통쾌하던지...알겠다고 끊더군요....

그후로 그 사람 소식은 전혀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렇게 잊고 지냈는데... 그 사람 이름도 기억이 안났는데..

제가 결혼하고 아기낳고 집에 있으니 자꾸 혼자 생각하는 일이 많아지고 예전에 나쁜 기억이 떠올라서요..
그때 그 사람을 만난게 제 인생 최대의 오점중의 하나였던거 같아서 자꾸 생각나네요...그사람이 얼마나 허접했나도 새록새록 생각나고, 저를 사귄다고 동네방네 소문내던것도 기분나쁘고....

친구한테도 부끄러워 말하지 못하던 일인데.. 자꾸 생각나니까 괴롭네요...
IP : 219.241.xxx.1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9.24 2:37 PM (221.153.xxx.65)

    누구나 기억하기싫은 인생의 오점하나씩은 다 갖고 있지 않을까요?
    저를 포함해서... ^^

  • 2. 원래
    '06.9.24 2:40 PM (61.74.xxx.18)

    그래요..애 키울땐 별거 아닌 것 같고도 우울증의 원인이 되고..
    누구나 다 그럴때가 있으니 절대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리고..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원래 무서운 거랍니다.

  • 3. ...
    '06.9.24 2:43 PM (59.19.xxx.84)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 정말 의외다 하는경우 많아요(사람들 다 알다보면)
    저도 그기에 한사람 ^^

  • 4. 잊으세요
    '06.9.24 7:59 PM (203.213.xxx.177)

    뭐 뒤탈 없이 잘 끝내신 경우인데요.

    그인간이랑 잘 끝나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시고

    아무것도 아닌일에 신경쓰지 마세요~

  • 5. 과거와 현재
    '06.9.24 10:24 PM (219.253.xxx.237)

    과거의 경험은 현재의 나를 강하게 하는 자양분!!!

    그 사람과 본인의 동일시에서 벗어나셔야 합니다.
    내가 정말 그 정도였나 하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약한 면이 있었나보구나.
    현재의 내가 보기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약한 면.
    하지만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나는 나죠.
    어쩌면 그 힘들었던 시기에 그 사람이라도 없었다면 더 힘들었을지도 모를 일이고.

    그 사람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는 대신
    현재의 나를 더 사랑해주세요.

  • 6. ..
    '06.9.25 9:41 AM (221.157.xxx.200)

    저도 그런 기억 있습니다..내인생의 오점...그러나 어쩌겠습니까..이미 지난일.특히나 집안일이 아주 단순한 일이라서 잡생각이 많이나죠..청소하면서 설거지 하면서...--;;; 근데 그 생각도 할만큼 하고 나면 나중에는 안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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