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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우리 아버지땜에 너무 답답해요ㅠㅠ

답답녀 조회수 : 2,573
작성일 : 2006-04-20 21:21:25
저희 아버지..  자수성가해서 사회적으로 사업에 크게 성공하신 분입니다.
가족 많이 아끼시고, 너무나 심하게 성실하시고 (설날, 추석빼고는 일요일, 공휴일도 사업체 둘러보러 나가십니다)  그런데,,
스트레스가 많다보니 그걸 집에서 많이 푸시는 편입니다.  불같은 성격..
폭력은.. 없으시지만 언어폭력이 심해요.. (어머니한테 손찌검하신적은 제 기억엔 없습니다)    화나시면 자식한테나 부인한테 화냥년, 빌어먹을놈, 미친** 등등..
화가 나시면 앞뒤 안보이는 성격요..  예전엔 하루가 멀다하고 고함에, 욕에, 밥상머리에서 국그릇, 반찬그릇 날라가고 우리집 리모콘이나 무선전화기는 한달을 버티지 못하고 부숴져버리곤 했지요 -.-;;  지금도 무선전화기 예전에 깨지고 다시 안삽니다.

어머니는 여리고 착하신 분이지만 겉정(?) 이 없달까.. 애교 그런것과는 담쌓은 분이시구요.

나이차이도 열살이상 나고, 처음 결혼했을때부터 두분이 많이 삐그덕거려서 서로에게 좀 한이 쌓여있달까.. 그렇구요.  선봐서 만난지 2달만에 결혼하셨거든요.

아버지는 완전 골수 보수적인데다, 완벽주의자..   어머니는 좀 철이 없는면이 있으시지요.  두분 취향도 완전 정 반대…  사소한것까지요.
예를들어 어머니 옷입으신거 보시고 니가 술집여자냐, 창녀들이나 입는옷을 입고있다는 식으로 말씀하신게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정말 지겨웠죠..  어릴때 가족끼리 외식하러 나가거나 할때마다 아빠 소리치시고, 엄마는 울고, 그럼 더 화내시고...

두분 문제를 좀 해결해볼까 했는데 두손두발 다들었구요 -.-;;
가끔 부모님께서 서로의 험담(ㅠㅠ)을 저에게 하실때는 정말 미쳐버릴것만 같아요.
아무리 화가 나셔도 남편, 아내 험담은 자식들한테 하지 마세요..
이런건 닮지 마라는 노파심에서기도 하겠지만 정말... 듣기 싫답니다.  닮으면 안되겠다는 건 자식들도 다 안다구요 =.=

오늘도 아버지께서 밥 준비해놓으라고 하셨는데
어머니께서는 씻어놓은 쌀도 없고해서 아침에 한 밥을 드렸는데... 그것때문에 또 고함을 치시는겁니다
너는 천한 노동자 남편한테나 할 짓을 하고있냐 하시면서... 등등등등.. 이어지는 고함소리..  (갑자기 전화와선 빨리 오신다고 하셔서 쌀불려놓은게 없어서 어쩔수없이 내놓으신 거에요.  여태 그런적 한번도 없었구요.  밥이 딱딱하면 안드시니까)
젠장.. 전 별로 배가고프지 않아서 식사하시기 전에 거실에서 비됴봐도 되냐고 여쭤보고 보고 있었는데 날벼락을 맞은거죠..  갑자기 저한테까지 불똥이 튀어서 지금 밥먹는데 시끄럽게 티비본다고 니가 귀먹었냐!! 생각이 있는거냐!! 하시면서 버럭 ㅠㅠ.. 된장된장된장~!
이나이 먹어도 그렇게 야단들으면 막 눈물납니다.
무서워서가 아니고, 이젠 너무 답답해서요…
왜 이렇게 집안이 살벌해야하는지,  식은밥 드시는게 서운하시면 조용히 말씀하셔도 다 알아듣는데…

하여간 제가 답답하고 절망적인것은...
혼기가찬 노처녀가 다되어가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저러시는거 보면 정말 결혼해서 이집을 나가고 싶다가도 (예..보수적이시니 나이서른이 되도록 친구 결혼식 있어도 지방에 하루 다녀오는것도 허락을 못받는답니다..친구들과 스키타러 간다던가.. 여름휴가를 간다던가.. 꿈도 못꿉니다.  집에도 10시 전에는 들어와야 합니다..그것도 이유가 있을때에만.. 여자가 어두운데 돌아다니는거 자체가 죄악이랍니다..된장~)

나도 결혼해서 이런가정을 만들까봐... 아이들이 저처럼 힘들어할까봐 정말이지 겁이 납니다.
제 성격도 아버지를 많이 닮아서.. ㅠㅠ  그래서 성질 죽이는 훈련을 얼마나 했는지 친구들이 왜 바보같이 화내야 될 상황에서도 화를 못내냐고 바보랍니다..
그리고 누가 막 고함치고 그러는걸 보거나 하면 막 가슴이 벌렁벌렁 거립니다
하여간… 돈이 아무리 많아도… 저희 어머니 사시는거 보면 너무 불행해 보이구요.
항상 아버지 눈치보시고…  거의 항상 한숨쉬시고..  속병도 대단하십니다.. 스트레스에..
지금은 정말 많이 나아진 편이죠..  어렸을땐 낮에 엄마가 어디 모임 나가계시는것도 못보셔서 집에 전화해서 엄마 안계시면 고함치시고 욕하고.  ㅠㅠ  지금생각해보면 나이어린 부인 –게다가 몸매도 얼굴도 이쁜- 데리고 사는 컴플렉스에서 온 약간의.. 의처증 아니었나 싶네요.

그래서, 제가..  잘난남자들이랑 만나는게 싫은것 같아요.
판사, 의사 각각 5명 이상씩은 선을 봤는데, 그쪽에서 좋다고 해도 저렇게 잘난남자는 울아버지 같을지 몰라..  싶고.. 정 안가고..  (그런사람들은 대체로 좀 차가운 편이더이다.. 당연하겠죠.  어려운 선자리인데다..  공부하느라 연애 많이 못해봤을테고, 이성적이어야 하는 직업이니 감성이 무딘거야 당연..) 무조건 다정다감한 사람이 좋고..  
그래서 연애하는 남자마다 친구들한테 보이면 애들이 다 이해못합니다.
왜 너같은애가 그런남자 만나느냐고… 정말 안어울린다구요..  사실 얼마전까지도 그게 아버지 영향이라고 생각 못해봤는데요…  가만히 분석해보니 – 그렇더만요..
그냥 남자 조건, 능력 다 떠나서 (기본적인 교양과 성실함만 있다면) 나 마음편하게 해주는 사람, 무조건 아껴주고 내의견 존중해주고, 들어주는 남자… 만 좋더라구요.

울아버지 우리들 의견 안들어주십니다.  괜히 생각이랍시고 말꺼냈다가 10%도 말 못하고 중간에 싹뚝 끊기고는 최소한 2시간 설교, 운나쁘면 또 살림살이 깨지고 고함치십니다.. ㅠㅠ  그래서 아예 아무말도 안꺼내요.  겁나서.  지금도 제가 너무 하고싶은 일이 있는데 괜히 말꺼냈다가 리모콘 두개 작살나고 난리났었죠.

억지로 아버지 회사에 다니거든요.  거기 제가 할만한 일도 없고 제 전공분야나 관심분야와는 극과 극으로 다릅니다 ㅠㅠ..  1년만 버텨보자 했는데 훌쩍 지나버리고.. 하루하루 너무 의미없고..  정말 하고싶은일은 따로있는데 적성에 맞지도 않는 회사일 억지로 해보려해도 하여간…. 마음이 없는데 어떻게 하냐구요.  일도 많이 안주면서 시간이 남으면 책이나 보고 일은 찾아서 하는거라면서..  어쨌든 매일 출근하라네요 ㅠㅠ   한번은 부하직원이 바빠서 도와준다고 야근한답시고 남아있었는데 전화하셔선 왜 퇴근 안하냐고, 왜 니가 그런일 하냐고 화내시면서.. 그 부하직원 상사분 야단맞으시고.. ㅠㅠ  이게 뭐냐구요..  시집갈때까지 붙잡아둘테다 뭐 그런것도 있겠죠.   그래서 출근은 할테니 어차피 맡은일은 일주일에 3-4일만 일해도 시간 남으니까, 금, 토요일정도는 하고싶은일 배우고 싶다고 했는데 바로 완전 부모를 배신한 나쁜년이 되어버렸네요 ㅠㅠ… 완전황당…  

뭐… 나쁜 남편들, 아버지들 얼마나 차고 넘치는데 이정도야..  아무것도 아니라는거 아는데요..  그래도  답답해서 넋두리 적어 봅니다.
아버지, 어머니 연세도 이제 많으신데 제가 하고싶은일 하겠다고 뛰쳐나가버리면 몸져누우실지도 모르겠고.. 너무 속상하실거고… 그건 너무 할 도리가 아니잖아요.
그래도 여태 최선을 다해서 저 뒷받침해 주시고, 갖고싶은거 왠만하면 다 사주시고 –
금전적으로는 어렵지 않게 해주셨는데.. 그게 얼마나 감사한건지 왜 모르겠어요.
당장 젤 바라시는게 제가 결혼하는건데 지금 심리상태론 결혼 말만 들어도 끔찍해요.  결혼한다고 다 그렇게 되는게 아니겠지만… 노력하면 잘 살수 있겠지만, 그럴만한 능력이 못되면 어쩌나, 혹시 정말 안맞는 사람을 만나면 어쩌나, 등등 ..  그래서 결혼도 못하겠고..

음.. 예전에 사귀던 사람이 있었는데요..
아버지께서 프로필 간단하게 들으시더니 그놈은 너 좋아하는게 아니고 돈노리고 그러는거다 하시더라구요.  그넘하고 결혼하려면 인연을 끊자더라구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저도 모르게 만나면서 혹시 이사람이 내 배경때문에 이렇게 잘해주는건가… ㅠㅠ  그렇게 의심하게 되면서… 그뒤로 쭉 그런 패턴이..
게다가 만난 남친들 4명중 3명이 바람폈습니다..  종류 이유 반응 다 틀렸지만, 하여간 그문제도 저의 심각한 고민중 하나입니다.  믿을 남자가 없다는.. =.=  혹시 내게 문제가 있나.. 그런고민도 ㅠㅠ

아… 완전 덫에 걸린 기분입니다.
하루하루 왜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회사가는 출근길이 천근만근입니다.  ‘책 다 봤는데 또 인터파크에서 뭘 주문해서 보나…’  오늘은 또 뭘하면서 시간때우나..
제가 관심있는 분야 열심히 공부하는것도 책상머리에 앉아서는 한계가 있고 정말 현장에서 보고 부딫히고 싶은데..
차라리 일이 힘들다던가, 상사땜에 스트레스 받는다던가, 그런고민이면 사표쓰고 다른직장 알아보기라도 하지요.

나이 서른이 다되도록, 제 주관하나도 못펼치고 이러고 있는제가 한심합니다.
그런데 도저히 방법을 모르겠어요.
저번에 제가 주말에 제가 하고싶은일 한다고 했을때 저 그렇게 야단치시곤 아버지 한숨도 못주무시고 고민하셨습니다.. ㅠㅠ
왜 저보고 그렇게 그릇이 작냐고..  왜 그런 하찮은 걸 하려고 하냐면서..
그런데 전 그런 큰 사업은 옆에서 봐도 도저히 엄두가 안나는걸 어떻게 하냐구요..
내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이 하찮은걸 어떡하냐고...

이대로 별다른 커리어도 없이, 결혼에 대한 자신도 없이 이렇게 겉만 번지르한, 속은 완전 패배자 같구요.
일도, 사랑도 완전 뿌연 안개속입니다.  
게다가 한치앞이 낭떠러지인것만 같아요.
그래도… 사지 멀쩡하고, 먹고사는 걱정없는거 감사해야지요..
열심히 생각하다보면 답이 나오겠지요..

일문제, 결혼문제 답답하다보니 막 섞어서 두서없는 글을 썼네요..
그냥 이렇게 사는애도 있구나 그렇게 보세요..
정말요…
기본적으로 의식주 해결하는것  많이 힘들지 않으면
좋은집, 외제차, 명품… 그런거 큰 행복 아니에요.
처음 살때 얼마동안 좀 좋다가 그다음엔 있는지 없는지 생각도 안하게 돼요.
가족끼리 아끼고 사랑하고 존중해주는 그런 가족이 젤 행복한 사람들인거에요..

저희어머니.. 불면증 있으시고.. 스트레스 때문에 심장도 안좋으세요.

전 요즘 친한친구들 만나서 아무리 재미있는 얘길해도 웃어지지가 않아요.
다들 웃으니까… 그냥 억지로 웃는데 그게 왜그리 처참하던지..
거의 매일 악몽만 꾸고..
울 아부지께서… 내 생각을 조금만 더 이해하려고 해주시면, 그냥 내 생각을 얘기하는것만 들어 주신다면 더 바랄게 없을텐데..
방법이 없는것만 같네요.  아님 제가 정말 모자란 바보 멍청이든지..
살벌한 세상에서 사업하느라 별꼴 다 겪으시고, 그래서 그렇게 되신것만 같아 제 마음도 아프구요…  ㅠㅠ  아.. 그냥 울 부모님, 나 다 불쌍합니다.
제가 이런줄 아시더라도…
호강에 받쳐서 하는고민이라고만 치부하실테니까요.
아버지는 어릴때 너무 가난하셨으니까… 이해할수 없겠지요.
또 난 가난해본적이 없었으니까..  아... 가슴이 답답...

에... 죄송합니다..
아마도 금전적으로 넉넉하다는 사람이 고민이랍시고 투덜대고 있으면
속 불편한 분들이 가끔 계시는것 같아요.  그래서 미리 사과드려요.
그래도 뭐라고 야단치지 말아주세요.. ㅠㅠ  이런고민... 친구들한테도 미안해서 잘 얘기 못해요.
친구도 가까이는 거의 없구요.   그래서 답답해서 좋아하는 82가족들한테라도 털어놓고 싶어서..
저번에 오프라쇼를 봤는데 리사마리 프레슬리가 그러더라구요..  그사람 인생도 참 역정이 많았던데..  사람들은 유명인들이 불평하는걸 싫어한다고.  에... 사람 심리가 그런가봐요.  나도 내 욕심만큼 돈이 많이 없었다면 결혼으로 신분상승하고 싶어했을수도 있을테고, 어려워 보면, 돈에, 지위에 한이 맻히면.. 그렇겠죠..

아.. 너무 길게 썼네요..   또 죄송 ^^;;  너무 비굴한가 ㅎㅎㅎ
그래도 글으로 써놓고 보니 조금 시원해지네요.
제 못난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IP : 211.221.xxx.21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글써서라도
    '06.4.20 9:26 PM (211.169.xxx.138)

    마음을 푸세요.
    위로는 못 해드려도 속이 좀 풀릴 것 같은 느낌 알 수 있을 듯 해서요.
    원글님께서는 좋은 가정 이루실거에요.

  • 2. 저도
    '06.4.20 9:44 PM (222.98.xxx.98)

    같은 경험을 하고 살았답니다. 저희 아버지는 욕만 안하고, 던지지만 않았지 님 아버지와 거의 똑같습니다. 제 나이 40줄이 되었지만, 아직도 부모님에 대한 악몽때문에 친정에 잘 가질 않습니다.
    목소리만 들었다하면 시작되는 부모님의 서로에 대한 욕때문에 전화조차 꺼려지지요.
    제 어릴적 소망은 아버지와 정반대 되는 사람을 만나 그집을 탈출하는 것이었는데, 정말 가진건 없어도
    아버지와 모든면에서 반대되는 자상한 남편을 만나 15년째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님, 힘내시구요. 좋은 사람 꼭 만나 행복한 가정 꾸미며 옛이야기 할때가 꼭 올겁니다.^^

  • 3. 조금 더 기다리세요
    '06.4.20 9:54 PM (211.172.xxx.14)

    나이 드시면 약해지시긴 하는데...
    님이 정말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셔서 결혼하세요
    그럼 해결 됩니다
    간절히 원하시면 좋은 분 만나실 거에요
    답답하지만 현실을 직시하시고 아버님을 변화시킬 수는 없을까요?
    아니면 죽는다고 쇼를 해보시던가요

  • 4. 선택
    '06.4.20 10:06 PM (61.66.xxx.98)

    정말 답답하시겠어요.
    님 글쓰신것 보니까 자신과 주변에 대해 객관적으로 잘 분석하고 계시네요.
    무척 똑똑한 분이실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님이 선택하는 남자,계속 같은 타입으로 반복될 거예요.
    아버지와 다른남자,
    능력이 없는 남자,왠지 남자가 능력이 있으면 아버지 같은 성격을 갖고 있을것 같아
    조건이 처지는 남자를 만날때 님은 안심이 되는거예요.
    이런점도 스스로 잘 파악하고 계시네요.

    님이 선택하셔야죠.
    아버지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면서 잘먹고,잘입는 편안한 생활을 누릴것인가?
    아버지에게 의절을 당해서 허허벌판으로 쫒겨나더라도 '나'로서 자주적으로 살것인가?

    사람은 자신의 의지가 타인에 의해서 강압적으로 꺽일때 아주 비참하게 느껴지지요.
    님께서 지금 그런 상황이세요.

    님이 원하시는 삶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하시고 결정하세요.
    그리고 결정하셨으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과감히 포기하시고 돌진하세요.
    용기를 내세요.
    현상황에서 벗어나는것도,현상황에 안주하는 것도 님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하네요.

    저도 님과 약간의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전 박차고 나오는 쪽을 선택했어요.
    후회는 없네요.
    나의 선택은 내가 책임진다 하는 생각때문에 후회할 시간에 차라리 문제해결을 위해서
    머리싸매자.그런 주의로 살아왔거든요.

    아마 님도 지금은 자주적으로 살고 싶은 욕망과
    그렇다가 혹시 잘못되면 어떻게 하나?하는 불안이 혼재하는것 같은데요...
    이런 심리 바닥에는 자신의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어하지 않는 부분도 있을거예요.
    무슨 말인가 하면 아버지 뜻에 따라 살면
    앞으로 인생이 잘 안풀릴 때....다 아버지의 탓이다라고 책임을 전가할 수 있으니까
    그게 님께는 큰 매력이 되고 있는 것이죠.(제 표현력이 딸려서....더 적절한 말이 안떠올라요.)

    자신을 좀 더 분석해 보시고,님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세요.

  • 5. 답답녀
    '06.4.20 11:20 PM (211.221.xxx.71)

    꼼수들으면서 생각했지요.

    핑크가 있으면 다 해명해줄텐데
    오늘 핑크 일요일이라 쉬지요?

    내일 다시 물어봅시다.

  • 6. 선택
    '06.4.20 11:53 PM (61.66.xxx.98)

    댓글을 보니 무척 사려깊고 착한 따님이란 생각이 들어요.
    제가 좀 너무 넘겨짚은것 같아서... 죄송해요.

    그냥 제이야기만 할께요.참고하세요.
    저도 박차고 나온 후에 엄청나게 비난들었어요.
    부모님에게서....배신 어쩌구....
    부모님이 제게 기대를 많이 하셨는데 다 깨버렸다고....
    전화만 하시면,만나면 꼭 들추어내서 공격하셨죠.
    전 부모뜻어긴 죄인이란 생각이 들어서 그냥 묵묵히 듣기만 하구요...
    그런데 끝이 없었어요.
    전 제생활에 아주 만족을 하는데,부끄러울것 없는 삶을 산다고 자부하는데...
    그래서 생각했지요.
    인생이 100% 완전히 다 만족하는게 어디있겠는가?
    그부분은 내가 지금의 행복을 누리는 댓가라 생각하자.

    어쨋거나 부모를 실망시켰다는 죄책감은 벗어나지 못했어요.
    부모님은 동생이 자신의 뜻에 안맞으면 그것도 제탓이라고 했죠.
    맏이가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그렇다고....
    그런데 도가 지나치니까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왔어요.
    상담을 했지요.
    운좋게 좋은 상담원을 만났어요.
    제게 그러더군요.
    "모든 부모가 자식이 자신의 뜻대로 안한다고 화를 내거나 몸져 눕지는 않는다.
    자식이 맘대로 안된다고 죽는다면, 그것은 자식의 탓이 아니라 부모의 선택일 뿐이다."
    남을 조종하려는 사람이 잘못이라는것이죠.
    그리고 '정서협박'에 대해 다룬 심리학 책을 접하게 됐어요.
    제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지금 집을 뒤졌는데 그 책을 못찾겠네요.외국인이 쓴건데...)
    한번 님도 찾아서 읽어보세요.

    현명한 분이시라 저보다 더 원만하게 문제를 풀어가실 분 같군요.

  • 7. ...
    '06.4.21 12:50 AM (221.133.xxx.73)

    저는 님보다 더 심한 케이스였어요. 아버지 사업이 어려웠었거든요. 그런대도 월급도 없이 회사에 나와 일하라는둥... 다른데는 나가지도 못하게 하고
    엄마가 아프셔서 뜨거운밤 해대는 뒷바라지 못하셨거든요.
    제가 그 뒷바라지 하느라 집에서 살림했어요.
    정말 운좋게 28에 남편을 만났어요. 쳇팅으로 만났으니 기대할것도 없었죠.
    그냥 친구도 결혼해서 하나도 없었고 너무 외로웠고 연애도 변변히 못해본 채 30이 되가는 제자신이 불쌍해서 소심한 제가 용기내어 저지른거죠.
    남편한테 정도 안주고 정말 외로워서 만났는데 남편은 절 진짜 좋아했나봐요
    (전 남자 못 좋아해요. 다 아버지 같은 사람인것 같아서 좋아할 수 없었어요)
    나이 서른에 직장도 없고 내세울 거라곤 배경( 사업은 못해도 부모님이 학벌이 좋으세요)밖에 없으니 전 항상 열등감에 시달려야 했어요. 근데 아버지 눈은 저 높은 곳을 바라보시니 남자를 만나도 결혼은 꿈에도 생각 못하죠.
    그래서 남편과 간간이 만나다 헤어지다 반복하며 32살을 바라볼쯤
    아버지가 '노숙자하고라도 결혼하라'하시더군요.
    그래서 결혼했어요.
    남편을 무시하는게 뻔히 드러나는데 남편한테 너무 너무 미안하더군요.
    결혼할때 혼수도 제대로 못했어요.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그래도 시댁에서 강남 아파트 전세 얻어주셨는데 우리 부부 앞에서 집이 너무 좁다고 하시더군요..정말
    어쨌든 전 결혼에는 성공했어요.
    이리 재고 저리 재고 하지도 않았고 (시댁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결혼했어요. 운좋게 좋으신 분들 만났네요) 남편을 사랑하지도 않았고, 믿지도 않았고 그냥 눈 질끈 감고 했거든요
    한가지 결혼전에 여러번 싸웠는데 100% 제가 먼저 시작해서 제가 사과하고 끝나는 그런싸움이었죠.
    싸우면 아무말도 안하고 묵묵히 있다가 나중에 제가 풀어져 사과하면 자기도 미안하다고 말하고 뒤끝이 없더라구요. 먼저 제게 뭐라 한적 한 번도 없고
    제가 결혼까지 한 이유는 그것 때문일거예요.
    좋은 사람 만나실테니 선만 보지 마시고 소개팅도 하시고 여러사람 만나 보세요.
    그럼 부모님 재산도 모를테니 돈보고 사귀는 남자 만날 확률도 적겠죠.
    그리고...따로사는것 못하시더라도 회사는 나오시는게 낫지 않나요?
    저도 직장만 가지려고 하면 그런데 다녀서 뭐하냐? 하며 너무 무시하셔서... 자꾸 자신감만 상실했는데 결혼후 다른 경력이 없어서 영어 강사 했었거든요. 근데 저와 잘 맞고 급여도 점점 올라가고 그러면서 자신감도 회복되더군요. 저도 사회에서 이런 대접 받을 수 있는데 집에선 하급인생 취급 받았거든요.(제가 일류대 못나왔다고 구박 많이 받았어요)
    말이 길어졌네요. 좋은 남자 만나셔서 행복한 결혼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결혼 하니까 제게 조금 부드러워 지시더군요. )

  • 8. ...
    '06.4.21 9:32 AM (124.80.xxx.99)

    저도 참 비슷했어요
    권위적인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 싶어서 결혼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저도 집이 넉넉한 편이라 경제 관념은 좀 없어서 정말 내가 맘편히 마음대로 하고 살수 있는 사람과 만나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 했는데 정말 천사같은 남편과 결혼해서 내 맘대로 하고 삽니다
    그리고 제나이가40인데 저희 아버지도 나이드시니 성격이 많이 달라지시고 결혼하니 별 참견 안하시려고 하시더라고요
    잠시만 참으시면 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갈거예요
    결혼하면 별로 아버지와 만날일도 별로 없을거예요
    꼭 화목한 가정을 이룰수있는 남편을 만나시기를 ...

  • 9. 음음
    '06.4.21 10:59 AM (222.107.xxx.171)

    읽어보진 못했지만
    선택님이 말씀하신 정서협박이라는 책 참 좋을거 같네요
    원글님...지금 너무 좋은 나이에요
    행복하게 살 자격도 있고
    내 한몸만 건사해야된다 생각하면
    별로 두려울 것도 없어요
    원글님이 집을 나가게 되면
    부모님은 더 싸우고 한바탕 강풍이 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집니다
    어디 멀리 직장을 얻어보시거나
    다른 공부를 하시거나
    아무튼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보세요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어요...

  • 10. 오늘아침
    '06.4.21 11:25 AM (211.53.xxx.253)

    라디오에서 구성애선생님 상담을 들었습니다.
    성문제가 아닌 인생상담을 하더군요.
    원글님과는 다르지만 아버지의 오랜 외도로 고민하던 딸이 라디오에 사연을 보냇는데
    그걸 같이 들은 부모님이 그후 변화하려고 노력중이라고 하더군요.
    원글님 아버님도 자신을 객관적으로 못 보는거 같아요.
    원글님 똑똑하시고 마음이 바르고 착한분 같아요.
    조금도 용기를 내셔서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아보세요.
    구성애선생님 연구소에서 그런 상담도 하는거 같았어요.
    꼭 행복해지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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