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게 엊그제 같고 풍선만해진 배 때문에 뒤뚱뒤뚱 걷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 조그만 녀석이 백일을 앞두고 있네요.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겼는지
엄마가 되고 나서 나도 모르게 변한 내 모습을 한 번 적어 봅니다.
1. 나는 하루 종일 얼굴에 물 한 방울 못 적시고 심지어 양치질 한 번 못 해도
(초반에 그랬어요.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지금은 안 그래요~ --;;) 애기 목욕은
하루에 한 번씩 꼭 시킨다. 또 옷도 매일 갈아 입힌다. 그러나 내 몰골은 망나니 같다.
(떡지고 헝클어진 머리, 게슴치레한 눈, 세상에 없는 요상한 패션.....)
2. 밥 먹는 시간이 굉장히 빨라 졌다.
애기 낳기 전엔 식사 시간이 긴 편이었는데 요즘은 자는 동안 후다닥 먹어야 해서
남편 없이 혼자 먹을 땐 정말 후루룩 쩝쩝 몇 번이면 식사 끝~~
3. 청소를 맨 날 한다.
전 집안일 중 청소가 가장 싫어요. 그래서 예전엔 며 칠에 한 번씩 몰아서 했죠~ --;;
물론 지금도 청소가 너무너무 싫지만 애기 때문에 안 할 수가 없어서 매일 한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예전엔 하루 종일 걸리던 청소가(여기 한 번 닦도 쉬고 저기 한 번
닦고 눕고를 반복하다 보니 좁은 집 청소도 하루 종일~) 한 두시간이면 끝나네요.
4. 가슴을 여러사람에게 공개(?)해도 창피하지 않다.
모유수유중이거든요. 당연히 병원에서도 조리원에서도 그리고 집이나 외출해서도 그냥
가슴을 드러내 놓고 젖을 먹이는게 당연하니 남들이 제 가슴을 봐도 별로 창피하지 않네요.
아기를 낳지 않았다면 어디 상상이나 했겠어요? 사람들 앞에서 가슴을 내 놓는다는 걸.....
전에 남편에게 이제 내 가슴은 여자의 가슴이 아니라 젖이야! 라고 했던게 생각나네요.
5. 잠귀가 너무 밝아졌다.
예전에도 잠귀가 아주 어두운 편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피곤한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가도 애기가 조금만 칭얼대면 그냥 반사적으로 눈이 떠지네요.
남편은 애기가 아무리 울어도 옆에서 코골며 잘 만 자던데.... (남편은 항상 자기가 예민한 편이라고
노래를 부릅니다. 그런데 왜! 도대체 왜! 애기 울음 소리만은 못 듣는 걸까요? 미스테리입니다.)
6. 주변사람들과 금방 친해진다.
제가 사회성이 떨어지는지 주변 사람들과 별로 친분(?)을 쌓고 살지 않았거든요. --;;
그런데 애기 낳고 나니 저희 애기한테 관심을 같거나 비슷한 또래의 엄마들을 만나게 되면
마치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 같이 친해지게 되더라구요~
7. 내 외출 준비 시간이 줄어든다. but...
외출 한 번 하려면 준비 시간만 한 시간이 넘게 걸려 남편으로 부터 준비 다 하면 얘기하라고
그 때부터 자기가 준비해도 저보다 빠르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은 내 외출 준비는 30분도
안 걸리고 애기 외출 준비에 그 배가 되는 시간이 드네요.
8. 암호 해독가가 된다.
남들은 아무리 들어도 모르는 애기의 옹알이를 저는 다 통역하는 놀라운 능력이 생기네요.
아빠 일찍 오세요~ 했어? 할머니 보고 싶어요~ 그러네요~ 엄마 이쁘다고? --;;
생각해 보면 더 많을 것도 같은데 저 꼬맹이가 또 꿈틀거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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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 바뀐 점~
엄마가 되고 조회수 : 928
작성일 : 2006-04-20 20:46:13
IP : 61.100.xxx.8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7개월 맘
'06.4.20 9:04 PM (220.75.xxx.203)행복하시죠.
저도 그랬답니다.
우리는 이제 아이가 제법 커서 이유식도 좀하고 하는데 백일때 생각이 나네요.
에궁 그런데 아직 백일 사진을 못찍었는데 이러다가 돌사진 찍어야 하는건 아닌지 원....2. 맞아요
'06.4.20 9:16 PM (220.73.xxx.99)님의 글..구구절절이 다 맞습니다.
그땐 정말 넘 힘든데..
지나고 보면 그런때도 있었구나 할 때가 올겁니다.
힘내세요3. 여자
'06.4.20 9:20 PM (220.121.xxx.214)정말 딱 맞는 말을 콕 집에 써 놓으셨네요.
재미있어요. 아가씨에서 아줌마가 되어가는 모습이..4. ^^
'06.4.20 10:40 PM (219.241.xxx.105)대단한 발견이에요
정말 다 맞는 말이네요.5. 마담윤
'06.4.20 10:55 PM (218.152.xxx.29)너무너무 공감가는 글이에요,,^^ 자꾸웃음이 나네여...제 얘기 같아서,,,
6. 호호
'06.4.20 10:58 PM (222.107.xxx.164)조금 지나면 애기 남긴 것 까지 먹게 되더라구요. 난 안그래야지 했는데..
7. 상1206
'06.4.21 2:09 AM (219.251.xxx.144)제 외출복은 딱 한벌이였던게 생각납니다.
수유티 하나사서 일년을 버텄읍니다.
지금도 친구들이 하는말...
너두 다른 옷이 있었구나...
그렇게 키운 딸이 지금 다섯살이 되서 공주과가 되어있읍니다.
뽀뽀해주면 " 엄마? 내가 이뻐서 뽀뽀한거예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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