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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얘기

하소연 조회수 : 1,281
작성일 : 2006-02-08 17:58:15
저는 82가 참 좋아요.
답답하고 아무도 얘기 할 사람이 없을 때 찾아오면
열심히 읽어주시고 좋은 얘기 들려주시고...
그래서 또 찾아왔네요

울 아가 14개월이고 전업주부예요
시댁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살아요.
이동네 오게된것도 시어른들의 뜻 때문이었구요.
지금 새집 입주한지 11개월 째네요.
(원래 시댁아파트 같은 동에 입주라하는거 이 집이 새집이라 잘 빠졌다고 하고 그나마 이리로 왔거든요)
일주일에 1~2번 시댁에 다녔어요.
시어머님 무척 바쁘셔서 제가 일이 있어도 맡기고 어디 가지 못해요
그냥 시댁가서도 제가 애 봐야죠.

근데 한달 전부터 울아가 아토피가 심해졌네요
이것 저것 좋다는 거 구해다가 목욕도 시키고 발라도보고 하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서 시댁도 주말에만 한번씩 갔었죠.(조금씩 불만이셨죠)
그러다 이번주에 주말에도 안갔거든요( 남편과 약간의 냉전이 있었고 너무 피곤해서)
그랬더니 월요일 부터 계속 전화가 오는데..
날씨때문에 가기 좀 그렇더라구요.
오늘 또 전화 오길래
아기가 아토피가 있어서 한시간마다 크림 발라주는데 가기 좀 어렵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바로 오시더군요.(시아버지 계시는 아파트 상가에서 자영업하세요)

요즘 부쩍 짜증이 늘고 낮잠도 오래 안자 쉴 틈이 없었는데 막 재우자 마자  전화 왔길래 잔다고 해도 막무가내 오셨어요.
자는애 깨워서 놀다 가셨죠
이집이 새집이라 그런것 같다면서 다시 사시는 아파트로 들어오라고 하시네요.
애 데리고 며칠 시댁에서 지내 보고 좋아지는 것 같으면 이사오라고
사실 이것 저것 해보고 어제 게르마늄과 셀레늄이 녹아있다는 물로 목욕 시켜주니 많이 좋아졌거든요
다 나아가는 것 같은데 만일 그 집에서 살다가 좋아지면 100% 집 때문이라고 이사오라고 하실거예요.

가면 전 같이 사는 것과 마찬가지죠.
아침 부터 같이 먹자고 하실 분들이니...

못하겠다는 말도 못하고 그래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했어요.

울 어머님 말씀하시는게 그래요.
강압적이지도 않고
그냥 넌지시 "~ 해보는 게 어떠니?  생각이나 해 보라구.."
그리고 저희가 그렇게 할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 하시는 분이세요.
(이동네로 이사 올 때도 좋은 집이 하나 있는 데 퇴근하고 와서 한 번 봐라 해서 갔더니 집주인 불러놓고 계약서 쓸 준비 해놓으셨더군요 물론 거절하고 시댁 10분거리에 이곳으로 왔어요)

정말 화가 나요.
무슨 말씀 하실때 마다 "생각해 보라고 하셨으니 생각만 해볼께요" 하고 대답할 수도 없고
조금이라도 부정의 뜻을 보이면
"내가 뭐랬니? 그냥 생각 좀 해보랬는데 뭐 나쁘니?"
그러시니까요.

사실 3월 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직장에 나가려고 했어요.
일을 쉰지 좀 되서 좋을 일자리가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만큼 나이도 먹었고 해서 불안하긴 하지만
일을 안하면 매일 시댁만 왔다갔다 하며 세월을 보낼것 같아서 그런 것도 있구요.
근데 아토피가 심해지니까 한달만 미뤄보자 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처한 입장도 참 이상하죠.
시댁이 아파트 몇 채 갖고 있나봐요.
아파트로 노후 준비를 하신거죠.
부동산에 문외한이라 꽤나 부자인줄 알았어요. 주위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구요.
근데 아파트가 다 대출끼고 있는거라 이자 내는것도 빠듯한가봐요.
(왜 이자 내가면서 다 갖고 계시는지 이해가 안가요 정리하고 하나만 갖고 계셔도 노후는 보장 될텐데)
저희 부부는 시댁에 기대며 사는 거 싫어해요.
그래서 결혼때 보태주신 전세비 지금도 갚고 있어요
이번에 이사하고 대출금 갚느라 1년 동안 못드렸네요
어쨌든 적금 하나 못들고 한달에 100~150씩 갚아왔죠
그거 갚느라 아끼고 못쓰고 그렇게 살면서도 도대체 재미가 없어요.
돈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다는데 빚갚는거 같아서 그냥 구질구질한 제 행색이 싫을 뿐이죠.

근데 전세 옮길 때마다 당신들 맘대로 하시려 하세요.
집을 정해 놓고 거기 들어오라고 하시는 거죠.
그래서 돈이 모자란다는 핑계를 대면 걱정말라고 하시는거죠(아직까지는 정해준 집으로 이사 안했어요 대신 시댁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이사했죠)
사실 주시는 것도 아니고 저희가 갚으면 다 받으시면서
남들 눈에는 부모가 부자라 걱정이 없는 사람처럼 비춰 지는 거죠.
사실 저와 제 남편명의로 집도 사고 팔고 했어요.
한 참 집값 오를 때 말이죠.
좋은 집이 있으면 집을 사게 정보를 주시는게 아니라 저희 명의 빌려서 사고 팔아 차익 남기셨어요.
이런 저런 설명도 없이 어느날 인감좀 가져오라고 하시더니
몇 달후에 옷 한벌 사주시면서
얼마 남은건 없지만 제 명의를 쓰셨으니까 옷하나 입으라 더군요.
그 때야 제 인감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았는데..
제가 워낙 부동산을 몰라서 아무 소리 없이 '고맙습니다'만 했죠

얼마후에 남편이나 저나 친구들이 집사서 돈 버는 거 보고 저희도 집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시댁에서 말리시더군요.
지금은 다 오를대로 올라서 사는게 아니다...
그때 친구가 무리해서 분당으로 이사갔는데... 지금은 저 부럽다 못해 샘나 죽겠어요.
사실 친정이 분당이라 생활도 익숙하고 무엇보다 여자들 한테 편한 곳이라 정말 살고 싶은곳이예요
근데 서울이 아니라 남편 출퇴근 문제 때문에 말도 못꺼냈죠.

그래서 아직까지 집도 못사고
저희가 집값 갚아나가는 거 누가 알겠어요?
잘사는 시댁 믿고 집에대해선 걱정 안하고 사는 사람처럼 비춰질 뿐이죠.


그냥 저희 열심히 벌어 살고 싶어요.
이래저래 옷 한벌 못입고
직장을 나갈래도 면접때 입을 옷조차 없네요(살이 불어서...)
근데 이런 상황에서 제 옷이라도 사입으면 시댁덕에 호강한다는 말 들을까봐
제가 벌어서 사입고 싶어요.
울 시어머님 옷 좀 잘 입고 다니는 사람 보면 욕하시거든요
사치한다고
무슨 죄를 진것도 아닌데 죄인처럼 눈치보고
참 죄라면 결혼할때 전세비용 보태지 못한 죄가 있네요
그건 정말 잘못 한것 같아요
안한게 아니라 못한거지만
(원래 제 마인드가 남자 여자 반반씩 대고 집구하고 그것도 부모님 도움 받지 말고 자기힘으로 할것 이거든요.남편도 직장 1년차에 결혼했고 저도 친정어머니가 아파서 직장을 못다녀서 돈이 하나도 없었어요)

글쎄요
원하신다고 다 그대로 할 순 없죠
분명한건 제 인생이니 제가 원하는 대로 해야하고 책임도 제가 져야하는 거니까요.
그래도 답답한 마음이 들어
여기에 털어놔 봅니다.

북받쳐 올라 이것 저것 막 쓰느라 앞뒤가 안맞는것 같네요



IP : 61.102.xxx.1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2.8 6:04 PM (203.130.xxx.101)

    빨리 이사가세요
    새집으로 이사가셔서 아토피가 심해진거라면
    더 악화되기 전에 이사나오시는게 더 급하네요
    아토피가 얼마나 무서운지 저도 놀랐어요
    약도 소용없구요
    빨리 아이몸에 더 독이 스며들기전에 나오시는게 급선무 같아요

  • 2. 에고에고
    '06.2.8 6:36 PM (61.66.xxx.98)

    에휴~~
    시모님께 휘둘려 사는거 답답해 하시는게 다 느껴지네요.

    제가 알기로는, 새집증후군이 3년 정도간다고 들었거든요.
    일단 지금 사는 집이 햇수로 얼마나 됐는지 알아보시고요.
    만약 시댁도 3년이 안넘었다면,그집으로 이사가도 마찬가지라고 말씀드리세요.

    남편분도 시댁에 기대는거 싫어하시면 먼저 두분이 다 알아보신 후에 시댁에서
    멀리 떨어진곳으로 이사를 가세요.
    집계약 다 한 후에 시댁에 통보하시고요.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그 수 밖에는 없는거 같아서요.
    애기 때문에 공기좋고 물좋은곳으로 가야 한다고 하시구요.

    자식이 결혼하면 어른으로 인정하고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데
    님네 시모님은 아직까지 자식을 믿지 못하시나봐요.
    (자신들 보다 현명하게 살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듯,자수성가 하신 부모님들에게서 좀
    보이는 특징 같아요.)

  • 3. 그기분아는
    '06.2.8 7:12 PM (221.141.xxx.98)

    저도 있네요..
    시댁살다 겨우 분가해서 사는데
    (이혼한다고 친정에 알리고 그러려던 찰나에 애가 생겼답니다..전 같이살다가 돌아버리는줄알았어요)
    애 돌즈음 되니까 시댁옆으로 이사오라고 그러셔서
    결국 엉엉울고 못간다고했어요.
    당연히 올줄알았던 저희 시부모님 너무 당황하셨는지 그냥 포기하셨죠.
    내년엔 다시 새집 그것도 바로 옆집으로 이사한답니다.
    거의 제생활 포기겠지요? ㅎㅎ-황당한 웃음..
    힘드시겠네요.
    저희도 너무나 비슷한 경우라..
    아토피는..정말 너무 무섭더군요..
    도움못되서 죄송하구,
    좋은 결과 있으시길빌께요.

  • 4. 단호하게
    '06.2.9 10:08 AM (210.80.xxx.98)

    이사를 멀리가세요. 새집 말고 조금 된 집으로요.
    어머니에 너무 신경쓰지마세요.
    남편이 전화 받게 하시고요.
    이사 멀리 간다고 뭐라 하실까 걱정하지도 마세요.
    처음에만 좀 어렵지 나중엔 괜찮아집니다.
    어차피 시댁에 의존하며 살 생각도 없다 하셨으니 나중에도 큰 문제 없습니다.

  • 5. 이럴때
    '06.2.9 7:00 PM (222.108.xxx.120)

    남편이라도 좀 단호한 면이 있어야 하는데...
    울언니가 그래요. 일주일에 한번씩 오라하고, 한번은 당신이 오시고.. 전화도 없이 불쑥.
    애는 절대 못 봐주시고, 혹 일이있어 못오면 화가나서 몇일씩 성질 내시구.
    집은 시댁에서 사줬지만 대출은 언니네가 갚고 있고, 남들보기에는 시댁서 집도 사주고 잘해준다 생각하구...
    도무지 자기네들 생활이 없어요. 너무 스트레스죠. 주말에 친구네 무슨 모임이 있어도 시부모 반응부터 걱정해야 하구. 아들이 야근하느라 주말에 못가도 죄가되구.
    둘이서는 생활비도 없어 쩔쩔매는데 시부모는 소갈비집 어디가 좋다고 가자 하시구.
    시댁한번 가면 한 열흘씩 있었으면 하구...
    근데 제가볼때 그래도 좀 단호하게 자기생활도 하고, 끊을건 끊어야 한다는거죠. 그러고 살다 이혼하네 마네 하면 내가정은 뭐냐구요. 좀 멀리가서 살던가... 울언니네 시부모는 언니네가 멀리가면 그 근처로 이사올 생각까지 하고 계시더군요.
    하여간 내 가정이 있어야 시댁도 있는거예요. 며느리는 며칠씩 묵고 가라는 시부모님께 아들이 불편해서 안된다고 말하고 식구들은 데려오고, 아들이 좀 중간 역할을 잘해줘야 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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