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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하고 드러워도 회사에 남아야 할까요?

행복해야해 조회수 : 1,140
작성일 : 2005-10-06 14:54:22
내년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갑니다.
결혼생활 내내 남편은 방황과 좌절의 연속이고 제가 14년간 몸담았던 회사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다고 하네요.
칼잡이 역할을 하게될 여자전무가 첫 출근하는 걸 노조가 못 들어가게 막고 또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고 그런 모습을 보니 정말 이제 실감이 좀 나네요

차부장은 강퇴고 과장이하는 희퇴라는데 착잡합니다.

어젠 7살 아이가 “엄마! 회사에서는 무슨 일 하는거야?” 하고 물어보더라구요. 뭐라뭐라 대답했더니 “음 엄마 회사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하는구나” 하면서 으쓱해하는 모습을 보니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해서 부모 직업란에 회사원이라고 써 줄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더 마음이 착잡합니다….

아직 인생의 뜨거운 맛을 못 봐서 배부른 소리를 하는 걸까요?

맘같아선 이번 기회에 회사를 나와 정말 하고싶은 영어공부도 하고 아이랑 박물관여행도 다니고 아이 간식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 간절한데 먹고살아야 하는 이 생활의 짐이 제 어깨를 누릅니다

이 악물고 열심히 일해서 이 어려운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점점 왜소해져서 점으로 사라지게 될 제 미래만 보입니다.. 허
IP : 210.94.xxx.2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10.6 3:13 PM (211.196.xxx.214)

    치사하고 더러워도 버틸 때까지 버티세요.
    세상에 특히 돈버는 세상은 정말 치사해요.
    그게 싫어 몇달째 놀고 있는데 넘 여유있고 산뜻해요.
    단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단기근무라도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나갈 생각하니까 좀 끔찍하고 꺼림칙하네요.
    제겐 직장이 자아실현이 아니라 생계유지이지요.
    돈만 있으면 우아하게 가정을 지키고 싶은데...

  • 2. ..
    '05.10.6 3:16 PM (222.101.xxx.45)

    비중을 어느곳에 두는지를 먼저 생각하세요.
    아이냐, 회사냐... 회사에 비중을 두신다면 치사해도 버티셔야죠.

    전에 구조조정 하던 회사에 계시던 분(남아있었던)이 그러시더라구요.
    막상 그때는 그만두던 직원들이 부럽고, 자신이 엄청 초라했었는데, 2,3년 지나니까 그 직원들이 왜 과장님처럼 버티지 못했는지 후회스럽다고 한다고...
    지금은 계속 승승장구 하시면서 잘 지내십니다. 물론, 남자분이죠..

  • 3. 힘내세요
    '05.10.6 4:26 PM (211.253.xxx.50)

    전업맘이 좋다고 또는 워킹맘이 좋다고 단칼에 말하기는 쉬운일은 아닌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감히 말씀드릴수 있는것은,

    우선,인생의 목표를 성공이 아닌 행복에 둘것,
    또하나, 자신의 인생을 멀리 내다보시라는 것입니다.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생이 된다니 힘든 시기를 잘 지나오셨네요.
    회사의 분위기는 무시하시고,
    자신의 인생과 가족의 행복만을 위해 고민하시기 바래요.

  • 4. ...
    '05.10.6 4:40 PM (218.237.xxx.93)

    님... 회사에 남으세요.
    전, 그러는게 좋겠네요.
    남편분께는 회사 내 좋지 않은 상황 꼭 말해주시구요.
    저도 돈이 다가 아니야... 하고 나왔는데
    나오니까... 돈이 다가 되네요.^^

  • 5. 화이팅
    '05.10.6 5:07 PM (211.216.xxx.60)

    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님글 읽으니 왜 눈물이 날려고 하는지.

    엄마로서의 역활로 돈을 벌어야만 하는 사람이 어디 님뿐이겠어요.
    부디 여기서 좌절하지 마시고,
    조금더 힘을 내고 견디다 보면 폭풍이 사라지면 다시 평온한 일상이 올거예요.
    그때 다시 힘을 비축해서 비상하세요.
    지금은 몸을 낮추고 피해야 돼요. 견뎌보세요.

    근데 인생은 새옹지마래요.
    힘든 고통을 이겨가다보면 또다른 길로 연결될거예요.
    화이팅입니다.힘내세요.

  • 6. 냉정과열정
    '05.10.6 6:23 PM (61.78.xxx.252)

    긴 안목을 가지고 추후의 계획과 현실을 냉정하게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의 본인의 비중, 장래성(즉 얼마동안 더 일할 수 있는 가 등..),직업적 만족성, 건강상태,경제성등등을 고려해서 냉정하게 아니다 싶을 경우 희망퇴직하는 것도 나쁜 케이스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희망퇴직하면 보통 1년 치 정도의 위로금고 주고, 또 실업급여를 받을수도 있기 때문에 인생의 경로를 수정할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때문입니다.
    깊게 잘 생각해보시고 좋은 방향으로 잘 결정 내리시길 기원합니다.

  • 7. 직딩
    '05.10.6 8:15 PM (61.78.xxx.55)

    제 직장에는 여러 연령들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제법 풍파도 겪은 직장인데... 나이 든 양반들은...즉 그 풍파 겪은 양반들은... 이럴때 그냥 몸 낮추고 가만~ 있습니다. 지금이 파도인걸 아는거죠,... 이 고비 넘기면 직장 생활이 다시 평온해질거라는걸 아는거죠.
    젊은 혈기인 사람들만 울그락 불그락 합니다.
    그 양반들이 연륜이 있고 어쩌고 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네들도 결국 자기 한몸 건사하는게 목적인 사람들이니까요... 하지만... 여러번 겪어서인지 틀립디다...

  • 8. 끝까지 꼭!
    '05.10.6 8:52 PM (218.235.xxx.97)

    남으세요. ^^
    저는 돌전의 첫애를 봐 줄 사람이 없어 (양가부모님 매우 연로) 퇴직을 했었습니다.
    당시 1년의 육아 휴직을 끝내고 복직을 했는데 마침 한 달뒤 명퇴 신청을 받길래
    명퇴를 했습니다. 그 때 제나이 한참 일 할 나이라 인사부에서 만류를 했지만
    아이한테 비중을 더 두고 그만 뒀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아이 봐주시는 분 구해서라도 계속 다닐걸 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요즘은 외국인 가정부도 많이 고용하던데...
    제 동기들 지금 연봉이 5~6천 정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남편 연봉도 8천 가까이 되지만 같이 벌었더라면 억이 넘는데
    그럼 애들한테 좀 더 나은 환경과 기회를 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아쉬움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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