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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내서...입양!

럭키 조회수 : 1,553
작성일 : 2005-01-05 00:36:22
캐나다 사는 럭키입니다.
우선 82가족여러분 새해 복 듬뿍 받으시구요, 신나는 일들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정초부터 좀 무거운 주제를 들고와 미안한 맘에 시간을 좀 보내려고 했는데 제 스스로 답을 낼수없어 자문을 구합니다.

그냥 생각해보는 정도는 절대 아니구요, 이렇게 생각의 미로속에 스스로 힘들어하지 말고 한발한발 옮겨보면 실천이 될것 같아서요.

8살난 아들하나 있습니다. 아주 많이 사랑하구요, 한국선 무지바쁘기도 했고, 제 몸이 너무 허약해 아이를 더 가질 생각은 못했습니다.

그후 외국에 살면서, 또 아이가 크면서 형제, 남매를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자책이 커졌고, 그래서 노력도 많이 했지만 아직까지 결과없구요, 노력중에도 아이낳을 무지한 고통을 상상하며, 혹은 죽을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떨었지요. (의학적으론 전 아이 안 낳는게 좋다는 얘기도 들었었고...)

남편과 입양얘기를 전부터 했었습니다.
제 아이를 낳고 안낳고와는 상관없이 키워보는것에 대해 많이 의논했었죠.

일을 추진하려고 하니 자꾸 눈물이 납니다.

저처럼 기가 약한 사람이 키우면서 쏟아낼 눈물들을 감당할수는 있는건지...아이가 자라면서 재롱부릴때, 혹은 아플때, 저한테 혼날때...무슨짓을 하든 제가 그 아이가 너무 이뻐서, 혹은 너무 미워서, 너무 불쌍해서 늘 가슴 아플까봐 겁이 납니다.

아기를 데려올때 첨부터 넌 입양아,라는걸 가르치며 키워야 하는지...아님 친자인양 키우다가 스스로 알게되는 때에 감당할 충격은 어찌 하는건지...

제 아들이랑 같은 형제, 자매로 키우고 싶은데 걔네들끼리의 갈등은 또 어떻게 해야하는지...

차라리 외국아이를 데려와 첨부터 서로 다른 핏줄이란걸 인정하고 시작하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안한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전 한국서 데려오고 싶어요.

아마 입양해서 키우고 계신 부모들도 여기에 계실줄 믿고 도움 요청 하겠습니다.

제가 너무 환상에 젖어, 현실의 고통을 가늠 못하는건지...

그냥 친자식 하나 잘 키우는게 낫다는 의견도 있으실테고, 양자에게서 받는 배신감도 있을거고...

잘 키우고 싶었는데 힘이 너무들어 서로에게 또다른 상처를 남길수도 있나...

다른 전문 싸이트도 있겠지만 82여러분들의 살아가는 모습으로 판단하고 싶습니다.

경험담, 혹은 들은 얘기라도 부탁 드립니다.



IP : 69.192.xxx.5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눈사람
    '05.1.5 1:30 AM (217.226.xxx.173)

    아이 키우는 건 법칙이 없다고 생각해요..

    내 만족하려고 키우려는 마음 보다는, 그 아이 한 인격체를 올바르게 성장시키도록 전도사 역할을 하는거 같습니다

    많은 의지도 하면 안되며.. 어떠한 충족을 느끼려는 건 더 더욱 안되는 일이겠지요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이 아니라는 생각.. 이건 부모나 생각을 하면 했지, 아이는 전혀 그런 거 모르게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다고 해요

    입양 아이라는 선입견은 아이가 아닌, 부모가 만들어 나간다고 들었습니다
    부모가 색안경을 끼고 본다면 그 자식은 영락 없는 남의 새끼가 되는 겁니다
    내가 그렇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요

    아직 마음의 결정이 완전하지 못하신 거 같은데..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참조하기 보다는, 내 마음의 의지와 신념이 흔들리지 않고 굳건해 지셨을 때
    입양을 결정하셔야 겠습니다

    이거 저거 걸리는게 마음에 행여 한 개라도 존재한다면..
    입양은 해서도 안되며, 아이와 부모님의 마음의 상처는 너무나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복지 시설에 알아보시면 얼마 동안의 아기위탁? 같은 봉사가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쌓아보시고, 마음을 널리 다스려 보시는 시간도 좋은 경험이 되실 듯 하네요

    새해 뜻하시는 일들 이루어 지시길 바랍니다

  • 2. 여름
    '05.1.5 2:13 AM (218.38.xxx.187)

    제 주변엔 세 가정이 있어요.
    세 집 모두 첫아이가 있는 상태에서 둘째 입양 했구요.
    한 가정은 둘째 갖으려고 노력하던중 시아버님이 권하셔서 입양하게 되었는데 그 아이 이번에 초등학교 들어가는데 셋째 입양할 생각 하더군요.
    다른 한 가정은 처음부터 하나만 낳고 하난 입양하기로 계획 했었는데 그애 벌써 다 커서 고등학생 되었네요.(자매)
    다른 한 가정은 연년생 아들로 입양해 형제가 예쁘게 크고 있고요. 엄마는 무척 힘들겠지만. 아들 둘 키우느라...
    세 가정 모두 너무도 자연스럽고 씩씩하게 잘 키우니까 옆에서 보기도 흐믓하고 존경스럽죠.
    엄마가 정말 씩씩해야 되는데...(함축적인표현입니다.)

  • 3. 미스마플
    '05.1.5 3:53 AM (66.167.xxx.136)

    흠.. 주변에 입양을 한 집들이 많아서 들은 풍월이 많은데..

    우선 입양이란건 님과 남편분 두분이서만 결정을 내리실 일이 아니라고 압니다.
    8살 난 아드님의 의견이 가장 중요해요. 왜냐하면 그 긴세월동안 외동이로 커온 아드님에게 새로운 동생이 생긴다는건 아주 큰 변화거든요. 아드님과 많은 대화를 해보시고, 아드님도 진심으로 원할때 그 다음단계를 밟으실수 있을거예요.
    저희시부모님이랑 가장 친하신 부부도 그집 딸아이가 9살때 입양을 해서 둘째딸아이를 키웠는데.. 20년도 넘은 세월이 지난 지금 입양한 딸은 가까이 살면서 자식노릇 잘하는데 반면 친딸인 큰아이는 거의 의절한 사람처럼 따로 도나봅니다. 재산도 꽤 많은 집이고, 사실 두아이에게 부족할거 없게 잘 키운다고 종교란 테두리에서 잘 한다고 노력하면서 키워도 큰아이가 이해를 못했대요.

    사실 저희 부부도 아이 둘만 낳고 남편이 수술을 받았거든요. 저희 나이가 좀 있고, 또 저도 임신을 다시 한다는게 겁이 나고 또 두아이들처럼 건강한 아이를 또 낳을수 있으리란 자신이 없어서 입양이란 방법도 있다.. 수술을 우선 받고 두아이들 키우다 부족하면 그 담에 생각하자.. 였는데.. 그 뒤로 입양이란거 관심있게 보고 듣다 보니 그렇게 어려운 결정은 쉽게 내릴수가 없는거란걸 배우게 되었지요.

  • 4. 겨란
    '05.1.5 9:57 AM (211.119.xxx.119)

    아는 아주머니가 불임으로 고생하시다가 딸을 입양하고, 남들이 모르게 하려고 외국 가서 몇 년인가 살다 오셨는데요, 그 딸이 너무너무너무 착하고 이쁘게 자랐어요!!! 맨날 '우리딸~ 우리딸~'하면서 귀하게 키우셨고 지금은 결혼해서 잘 삽니다. 상당히 커서 알려준 것 같은데 아무튼 사랑으로 키우니까 잘 되더라고요.

  • 5. 지나가다
    '05.1.5 10:12 AM (203.251.xxx.253)

    대부분 친자가 어느 정도 큰 후에 입양을 하더라구요. 그러면 친자도 입양아를 친 동생 이상 사랑을 가지고 지내는 경우 많이 봤습니다. 보통 제가 본 입양 가족의 경우, 친자가 중학생이거나 고등학생인 경우가 많았는데요. 자기 자식 예뻐하듯 입양아 동생을 너무 사랑하더라구요. 또 그런 환경에서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입양아 역시 티없이 밝게 크더라구요. 입양아란 사실은 크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구요. 친자가 8살이면 친동생이 생겨도 질투할 나이인 것 같긴 하지만, 부모 자식 사이보다 형제 자매 간의 상이가 더 중요할 것 같아요. 부모야 입양을 결정한 당사자이니 당연히 사랑으로 키우겠지만 형제 재매로 입양아를 받아들이지 못한 친자와 입양아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부모 역시 공정할 수가 없을 것 같기도 하거든요. 윗분 말씀대로 아드님의 의사도 존중하시고, 아드님이 좀더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 입양을 하시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 6. 럭키님
    '05.1.5 10:48 AM (194.80.xxx.10)

    입양을 원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큰아이에게 형제자매를 만들어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입양을 하려는 것인가요? 아니면 둘째 아이를 꼭 가지고 싶었는데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에 입양을 생각중이신가요?

    전자의 경우라면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입양아는 본인의 자녀를 위하거나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가정에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 줄 존재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물론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된다면 가장 바람직하겠지요.

    저도 님처럼 기가 약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서...말씀드리는 건데요.
    입양을 하려는 예비 부모님들은 낙천적인 성향의 가진 분들이 적합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왜냐하면...입양이란 근본적으로 어려움과 문제를 각오하고 결심하셔야 하는 것인데...
    입양아와 큰 자녀와의 갈등, 입양아와 양부모님과의 갈등이 생길 때
    더욱 중요한 것은 부모님들의 문제 해결 태도라고 보거든요.
    그럴 때마다 본인의 선택을 후회하거나, 자신을 비난하게 되면...
    그것이 자녀들에게도, 부모님 본인의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을 거에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미리 답을 알아보고 일을 추진하시기 보다는...
    본인의 동기를 먼저 생각해 보시고, 일단 입양을 하고 나면,
    입양사실을 언제 어떻게 알려주어야 하는가,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등등의
    문제는 입양 부모들의 모임같은 단체나 사회복지 상담사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구하면서
    해결해 나가야 할 거라고 생각해요.

    제 글이 럭키님께 실례가 되거나 상처가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저도 자녀가 없어서...사실은 제 어두운 인생관 때문에 낳지 않았지만....
    제 마음이 변한다면 그때는 나이가 많아서 자녀를 얻기 위해서는 입양을 해야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전에 좀더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의 사람이 되도록...노력하고 싶습니다.

    꼭 원하신다면 입양 부모들의 조언을 적극 참고하여 용기를 가지고 추진하시기를 바랍니다.
    누가 누가 입양을 했는데 어떻더라...는 얘기 보다는 그런 경험을 가진 분들을 한분이라도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해보시면 심정적으로 큰 도움이 될거 같네요.

  • 7. 퐁퐁솟는샘
    '05.1.5 10:52 AM (61.99.xxx.125)

    입양아란 사실을 처음부터 알려주는거에 대해선
    그다지 중요하지않다고 생각합니다
    님과 경우는 다르지만
    전처자식 둘 데리고 살면서 느낀건데
    내자식이라 생각하며 나름대로 정성을 쏟다보니
    아이들 스스로 친엄마가 아니라서 서운하게 한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합니다
    아예 엄마가 남의 자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냐고 반문하더군요
    일단 마음만 통하면 그다지 어려운건 없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의 갈등은
    미리부터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것 같습니다
    친형제간에도 심한갈등 겪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사실 아이들이 어느정도 갈등을 겪는건 당연한거구요
    갈등을 겪으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융화하는 방법을 배워야만 나중에
    결혼생활이나 사회생활을 더 매끄럽게 할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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