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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말고 친정엘 왔네....
오후에 좀 와줄수 없냐고...
친정은 서울서 두어시간 거리....
사실.. 아이가 둘이나 있으면서 일하고 있는 내게 당장 휴가를 내서 간다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어찌 어찌 휴가를 내고 갔다.
아침 점심 다 거르고 울렁거리는 속으로 버스를 타고 택시를 타고 도착하니 친정집은 억망이 되어있다.
장식장의 양주들,,, 도자기, 유리잔들... 모조리 작살이 나있고 유리 장식장의 유리도 작살이 나있다.
부엌엔 엄마 아끼던 일제 접시들... 모조리 와장창.. 그 와중에 홍삼액이 터져서 바닥은 온통 갈색 액체가 반은 굳어 있고 그 냄새와 깨진 양주 냄새가 뒤섞여 말이 아니다.
아빠는 없고.... 엄마는 구석방에서 문 잠그고 잠이 드셨는지....
사실.. 두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
부잣집 막내 아들 과로 뺀질대고 자기 밖에 모르는 아빠... 노력하지 않고 배우려 하지 않는걸 경멸하고 희망없음에 맥이 빠져하고 늘 강한 자아를 억제치 못하는 엄마...
아빠가 공무원이셨던 탓에 별 어려움 없이 자식들이 크긴 했지만 크게 부정이라고 느껴본적도 없지만 말도 안되는 논리로 자기 잘못을 합리화 시키고 일단 가족보다 자신을 먼저 챙기는 모습이 보이곤 했다.
책임감이 무지 강한 우리 엄마는 박봉에 우리 하고픈거 입고픈거 다 해주셨지만 늘 뒷모습이 안 좋았다.
우리 새옷 입히고 아빠 새옷 사주고.... 쓸쓸히 난 뭐냐...
그리고 자신의 완벽한 사고의 틀에 맞지 않으면 못 견뎌하고 한번 야단을 치면 사람 마음을 초토화 황페화 시키곤 한다...
그래서 난 우리 엄마가 참 헌신적인 엄마였음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엄마 손을 들어줄수가 없다.
또 아빠의 모든것을 꼭 빼 닮은 막내 동생을 보면 화가 난다. 아빠에게도 동생에게도....
주섬주섬 출근복을 입고 깨진 조각들을 치우다가 영 속이 좋지 않아 김치해서 밥을 차려 먹는데 참.... 슬프다.
그간 위태위태하다가 아빠가 퇴직을 하면서 서로 받는 스트레스 몇푼안되는 연금을 가지고 실랑이 하는거.. 그리 가끔 때려부수고 싸우더니 급기야는 애둘 딸린 딸이 서울서 일하다 말고 내려와야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경제적 문제만 해결된다면 정말 이혼을 권하고 싶지만 그 문제도 문제지만 아직 장가 안간 두 남동생들 생각에 그 생각도 접어진다.
벎써 세시간째 치우고 있다.
끈적끈적해진 액을 박박 문지르며 드디어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시작하는 두 양반 생각에 한숨만 나온다.
겨우 남편 일찍 와서 아이들 간수하라하고....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는 사근사근하다가 친정 부모 앞에서는 기는 기고 아니면 아닌 쌀쌀맞은 딸로 변하는 나도 참 슬프다...
1. ♣♣
'04.11.15 4:31 PM (210.104.xxx.34)'슬픈딸'님...
제마음이 싸~아...아파집니다.
저도 맏이로서 정말 마음아프고 속상했던일 참 많이 있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차라리 부모도,형제도 없이 나혼자였다면 지금의 내모습보다는
훨씬 더 좋은 모습의 내가 되었을텐데...그런 마음도 참 많이 가졌더랬습니다.
책임감 전혀없는 바람둥이 아버지에, 평생 병을 앓고 있던 어머니에
매일 사고치는 남동생....
휴, 생각만해도 답답해집니다.
지금 두분은 이세상에 안계시고, 남동생 하나만 남아서 애를 먹이네요..
마음고생, 몸고생 정말 너무 속상했는데..예전의 어느분 말씀대로
살아보니 또 그럭저럭 살아지데요..
얼마나 속상하실까???
슬픈마음 위로할려고 한것이 제 넋두리가 되어 버렸네요..
그래도 좋은날 있겠거니...체념반, 위로반 그렇게 힘내어 살아보아요..
힘내세요...2. 익명
'04.11.15 4:31 PM (221.155.xxx.230)후.... 저두 친정부모님때문에 속 엄청상합니다.
차라리 이혼하면 속 편할 것 같은데 남편한테 갈 재산이 아까워 이혼 절대로 안합니다.
울 친정어머니 월세 받으면 울 친정 아버지 한 푼도 안줍니다.
그리고 아들 위해서 딸인 저를 이용합니다.
정말 치가 부르르 떨리고 미칠 것만 같았는데 이젠 많이 담담해졌죠.
지금도 친정집에 안부 전화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님 글 보니까 다시 화가 나서 전화 안걸기로 했습니다.
뭐라 위로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3. 마농
'04.11.16 4:57 AM (61.84.xxx.28)뭐라 위로드려야할까요...
마음이 많이 서늘하실텐데.......4. 슬픈딸2
'04.11.16 5:52 PM (219.254.xxx.30)저희엄마 아빠와 왜 그렇게 비슷하세요..."자신의 완벽한 사고의 틀에 맞지 않으면 못 견뎌하고 한번 야단을 치면 사람 마음을 초토화 황페화 시키곤 한다"는 말이 절절하게 와 닿아요..글쎄 그렇지만 울 엄마는 그렇게 완벽한 사고를 하는 사람은 아니였다고 보는데, 본인은 늘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 거 같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주변 사람들, 아빠, 자식까지도 심심하면 경멸하곤 했습니다. 그렇다고 본인이 무슨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배운 것이 많은 것도 아닌데도, 양반집 딸입네..하며 남 우습게 알기도 많이 우습게도 알았죠...박완서의 글에 나오는 친정엄마의 모습과 많이 비슷하기도 했어요...자식들에게 자신은 희생하면서 잘 해주고자 했지만, 아빠가 무책임하고 돈을 많이 못 벌어와서 당신으로선 별 수가 없었다고 늘 핑계가 대단하지만, 글쎄....아빠가 그렇게 돈을 못 벌어와서였는지...그렇게 무책임했었는지...
평생을 자식에게도 남편에게도 '미안하다'라는 말 한번 해 본적 없는 엄마...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모든 이들의 가슴에 어떻게든 생채기를 내서 분풀이라도 했었던 엄마...
자식에게 풍요로운 돈 씀씀이를 못해주게 한 아빠를 원망하시는 엄마를 보면서, 저는 생각하길..제가 원하던 것은 없어도 자식들에게 따뜻한 눈길..따뜻한 손길한번 주어본 적 없는 엄마가 더 밉습니다. 입만 열면 나오던 그 포화같던 가시돋친 이야기들이 아니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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