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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는 거 흉내내는 아이, 아이 보시는 분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저희 둘째언니가 집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한지도 언 7년 ,
결혼할 당시 언니 뱃속에 들어있던 아이가 커서 지금 유치원 다닌답니다.
공부는 제일 잘해도, 제일 게으르고, 제일 손끝 무디고...아무튼 딸 셋중에서 누가 데려갈꼬했던 언니가
하던 공부도 그만두고 결혼해서 우리 셋 중에서 제일 고생하네요.
어릴때만 해도 속옷한장 빨기가 싫어서 세탁기에 돌리다가 야단맞곤 햇던 언니가
얼마전에 놀러갔더니 전기세 많이 나온다면 애기들 이불이며 옷가지들을 손빨래 하더군요.
그 꼴보기 싫어서 동생이 놀러왔는데 언니는 빨래를 하냐며 면박주고 결국 빨래를 도와주고 왔지만,
마음이 영 안좋더라구요.
지금 쯤이면 못되도 대학교 시간강사는 하고 있을 언니가 방문학습지 선생님이라니요..
그 직업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변변치 못한 형부만나서 고생하는 언니를 보는게 참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아무튼, 일주일에 4번인가 나가는데 그때 동네 부식가게 아주머니께 아이를 맡기나 보더라구요.
아주머니도 적적하지 않아서 좋으시니까 돈도 정말 조금 받으신데요.
언니는 오랫동안 알고 지내고 아이도 낯설지 않은 분께 맡길 수 있는데다가 돈까지 조금 받으니까
거기다가 맡기는데요.
문제는 얼마전부터 아이가 자꾸 장사하는 흉내를 낸다네요.
제가 갔을 때도 부엌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꺼내놓고 '장사하는 놀이'를 하면서 놀고 있더라구요.
게다가 장사하시는 분들의 좋지 않은 습관까지 아이가 흉내를 내더라구요.
형부는 그냥 웃고 넘기는데, 제가 보기엔 영 아니다 싶어서 언니한테 아이보는 사람 바꾸라고 하고 왔어요.
맹모삼천지교라는 말도 있는데, 넉넉치 못한 형편에 아이에게 좋은 거는 못해줘도 환경은 조성해줘야한다는게 제 생각이었거든요.
정막 언니는 당장 애봐줄 사람도 없고 형편도 안되고 같이 동네 살면서 애 못맡기겠다고 하기도 그렇고...
이런 생각 저런 생각때문에 갈등하는 것 같더라구요.
저희 형부는 경제 조기교육 시킨다고 생각한다며 또 넉살좋게 웃구요.
앞서 말했듯이 집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해서 아직까지랑도 엄마랑은 얼굴을 안보고 살기때문에
아이를 친정에 맞길 형편은 못되구요. 일단은 내가 이틀은 봐주겠다고 하루만 봐줄 사람이라도 구해보라고
구박해놓고 왔는데. 막상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괜히 호들갑떨었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글쎄요. 제가 이때껏 돈이랑 별로 안친하게 자랐고, 앞으로도 제 손으로 돈벌일은 당분간은 없을듯해서..
돈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리고 제 아이도 아닌데, 주제 넘게 나서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이가 아이답게 놀지 못하고 장사하는거나 흉내낸다면 나중에 아이한테 안좋지 않을까요?
1. ...
'04.10.29 8:38 PM (211.216.xxx.246)아이들은 새로운걸 보면 꼭 따라하고 흉내내잖아요.
현재는 그런 단계 같아 보이는데..
저도 어렸을때 엄마랑 시장이라도 다녀오면 동생들이랑 마당에서 시장놀이 하고, 병원갔다 오면 병원놀이 하고, 엄마아빠 놀이할땐 꼭 우리엄마 아빠 부부싸움하는거 똑같이 따라하고.. ^^;
클땐 다 그렇지 않나요?
장사하는걸 흉내내는 것 보단 안좋은 습관을 따라하는 것이 더 걱정스럽네요.
며칠 안보내면 또 금방 잊을텐데...2. 김혜경
'04.10.29 8:40 PM (218.237.xxx.249)저희 딸 맨처음 장래의 희망이.."엄마 나 배추랑 무 팔고 싶어"였습니다..얼마못가서 바뀌었구요..자라는 과정인 것 같은데...좀 지켜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3. 하늬맘
'04.10.29 8:45 PM (203.238.xxx.205)아이들 안그래도 가게놀이 좋아해요..
저희 딸..맨날 가게 차려놓고 뭐 사러오라고 해서..
저희 부부 나중엔..귀찮아서 주로..전화로 배달시키고 놀았어요.
언니의 선택을 믿어 보세요..언니 나름대로는 최선의 선택 이셨겠죠..4. 관심
'04.10.29 8:58 PM (68.110.xxx.222)그런데.. 아이들의 관심이 달라지기는하지만 장사하는곳에두면 많이 산만해집니다.
그렇게 되면 앉아서 집중해야하는 과제를 하기어려워해요.
장사하는라 아이를 데리고 계셨던분들이 많이 그런말씀을 하시거든요
자기의 직업을 보이기싫어서가 아니라 그런이유로 가게에 집의 아이를 절대 못오게 하시는분도 계십니다5. 마농
'04.10.29 9:34 PM (61.84.xxx.28)제가 하는 말 오해하지 마시구요..말꺼내기 참 조심스럽네요.
사무야님께서 조카를 위하는 마음이 앞서서 생각이 좀 짧으셨던 것같아요.
언니분께서 맞벌이하는 와중에..전기세 걱정에 손빨래 일부러
하시는 상황이면...지금 가정경제상황이 상당히 어려운 거거든요.
세탁기 돌려봐야 전기세 사실 얼마 안나오는데..그게 아쉬운 상황이시니까요.
언니분도 잘 아실거예요..
이왕이면 아이를 전문교육기관이나 전문양육인력에게 맡기는게
아이 교육에 여러모로 훨씬 좋다는 것...
그런데 돈이 문제거든요. 돈때문에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거구요.
다행히 착한 아주머니가 저렴하게 아이를 돌봐준다니..
언니 입장에선 참 고마운거구요.
휴...형부나 언니 두분 모두...당신 자식인걸요.
이왕이면 영어노래 부르면서 놀고..동화구연하면서
노는 딸아이 모습이 보고 싶겠지요..
하지만..돈이 원수랍니다.
겉으론 표시 안해도 안그래도 언니 마음은 찢어지고
있을겁니다...
그런 상황일때..주변에서는 말조심해야한다고 전 생각해요.
몰라서 안 하는거 아니거든요.언니분이 교육일에 종사하신다면
세상 그 누구보다 좋다는거 잘 아실거구요.
가족이라고해도...그 상황에선
앞으로 아이의 탁아비를 대신 내어주지 않는 이상은
아무말 하지않고 가만히 있는게...언니를 도와주는게
아닐까 싶어요.
부모가 자식에게 이것저것 해주고 싶은 마음 얼마나 클까요.
형편이 도저히 안되어서 못해주는 마음은 고통스럽구요.
그럴때 주변에서 한마디씩 던지는것...
엄마 마음에 비수가 된답니다.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 상황이라고 판단이 될때는
주변사람들은 아무말 하지않고...행동으로 또는
현금으로만 도와주는게 가장 그 사람을 위하는거라고
생각해요.
형편이 되는데 몰라서 안하는거라면 말로 이것저것
해주는게 옳은거구요.6. 헤르미온느
'04.10.29 10:59 PM (211.109.xxx.34)맹모 삼천지교를 이렇게 해석하기도 해요...
맹자 엄마가 바보가 아니다. 만약 공부하는것만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첨부터 서당 옆에 살았을것이다. 첨에 장터에 산건, 사람의 먹고 사는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하기 위함이고, 그다음에는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했고, 그 두가지를 안 후에 비로소 학문이 가치가 있다는것을 가르치기 위함이라고........
저는 이 해석이 아주 마음에 들더라구요.
사실, 저는 자랄때 주변에 장사하는 분들이 단 한분도 안계셔서, 그런 간접 경험 없음이 조금 아쉬울때가 있거든요.
커가면서 다양한 것에 관심 가지고 자연스레 본인의 적성을 찾아갈거에요...^^7. 감동
'04.10.30 12:24 AM (219.249.xxx.37)마농님 얘기 정말 똑 부러지시네요.
정말 좋은 카운셀러를 우린 옆에 두고 사네요.제가 괜히 고마워서...ㅎㅎ
헤르미온느님 맹모 얘긴 귀에 쏙쏙 들어 오네요.
적어 두고 써먹어야쥐~8. 장사꾼의 딸
'04.10.30 9:35 AM (211.185.xxx.65)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39살이 된 지금까지도 부모님은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계시지만
저희 4남매는 아주 번듯하게 자랐어요
한의사와 고급공무원으로... (관점에 따라 번듯이 아닐 수도 있나?)
산만하지도 않고 다들 차분하고요.
늘 그런것은 아니었지만 바쁠때는 직접 손님들과 대화도 하고 물건 포장도 하면서..
저 친정가면 딸들이랑 아버지 가게에 앉아 이야기하고 놀면
어릴때는 손님 흉내를 내곤 하더니 지금은 그런 행동 하지 않더라고요
걱정하시지 않아도 될거예요9. 그냥...
'04.10.30 10:51 AM (221.155.xxx.46)저는 회사중역인 아버지, 교사인 엄마밑에서 자랐습니다.
집안에 널리 유명하지는 않지만 고급 공무원,의사 등 등...
있을만큼 있구요.
그래서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좀 편견이 있는 편이었죠.
그런데 어른이 되서 보니
어느 직업이라도 편견을 가지지 않아야 한다는 게 우선 제 생각이거든요.
님의 언니처럼 못해도 시간강사를 해야할 분이 학습지 선생님인데
다른 수준높은(?) 사람이 봤을때는 학습지 선생님을 어떻게 하냐고 할지 모르는 일이잖아요.
그리고 사람일을 모르잖아요
혹시 님이 가난하게 된다면
장사라도 해야 하는겁니다.
그러면 그때 부끄럽게 그 일을 하시겠어요?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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