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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죽어도 안한다에 한표.

충고. 조회수 : 852
작성일 : 2004-10-08 08:44:28
부모 모시고 산다고 남편이 이해하고 잘해주는거는 아주 잠깐일뿐
나도 내 맘을 모르고 내 입안의 혀도 내가 깨물 때가 있는데
어찌 남이 다 알아주고 이해해주겠습니까.
냉정하고 솔직하게
님의 시부모님이 재산이 하나도 없다면
지금 이런 고민하시겠습니까
부인하시더라도 아님 본인도 미처 깨닫지 못하셨을지 모르지만
원글님과 원글님 남편 두분다 효심도 있겠지만
재산욕심이 나신거죠.
모시는 수고와 그에 대비해 얻어질 잇점과 계산이 잘 안 나와서 고민이신거죠.
님이 나쁘다는게 아니고
님이 원하는 걸 잘 생각해보시라는 겁니다.
생활은 약간 달라져서 불편하더라도
모시면서 효도한다는 명분도 세우고
육아나 경제적인 면에 도움도 받고 싶으신거 아닙니까

제가 보는 님의 상황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두분다 젊으셔서 손윗 시누들에게 한주먹거리 밖에(죄송)되지 않는 상대세요.
한 마디로 님이 부모님과 사심으로써 얻어지리라고 믿는 것들
하나도 얻으실 수 없을 거라는데 것에 한 표.
남편하고도 사이가 더 안 좋아질 거라는 것에 한 표.
애들 교육도 엉망이 될 것이라는 것에 한 표.
시누이들 등쌀에 몸과 마음이 피폐해질 것이라는데 한표.
부모님을 모시든 모시지 않든 님은 법정 상속 지분 이상의 것은 손에 쥐지 못하신다에 한 표.
모든 것 다 버리고 희생하고 부모님에게 효도하실 각오라면 모셔도 된다에 한표.
대충 이렇습니다.

어찌 겁도 없이 그런 생각을 하시다니...참...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시부모님 재산은 지분 이상의 것 욕심내지 마세요.
아니 그것도 못 얻으실 지도 몰라요.
연로하신 부모님이 한 분도 아니고 두분이나 되시니
부모님께서 재산을 남기실지 빚을 남기실지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재산을 남기시면 시누들이 벌떼처럼 덤벼들 것이고
빚을 남기시면 님 혼자만의 몫이 되겠지요.
만약에 치매에라도 걸리신다면
님이 수발 다 들던가
그게 싫으셔서 병원에 모시려면 가지신 재산 다 쓰시고도 부족해서
열심히 벌어서 대야 할 걸요?
병원비 장난 아닙니다.

살아보니
자신을 함정으로 모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더이다.
다 알면서도 설마 그렇진 않겠지 하다가
자신을 그리 만드는 것이지요.
나 혼자만의 의지로 잘해서 되는 일 같으면 해 보라 하겠지만
벌써 입장이 다른 사람들 몇이 얽혀 있는 일인가요..

일단 부모님 모시는 일에서
재산과 육아에 도움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빼고 나면
님 마음에 무엇이 남는지 잘 판단해보시고
다른 사람에게서가 아닌
님 자신에게서 해답을 얻으십시오

나라면 때려쥑인대도 모시지 않습니다.
혼자 재산 가지려고도 않고요.
(어차피 안될일이니까)
형님들도 이 집안 자손이니
재산도 의무도 같이 나누자고하며
편히 살겠습니다.

IP : 218.237.xxx.14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혹시 그분?
    '04.10.8 8:50 AM (194.80.xxx.10)

    바른 말씀만 구구절절...
    동감입니다.

  • 2. 김흥임
    '04.10.8 8:55 AM (221.138.xxx.61)

    제가 봐도 결국은 저울질인건데...

    재산 관심있고
    불편한건 싫고...

  • 3. 아침부터
    '04.10.8 9:05 AM (218.39.xxx.133)

    직장 그만두고서 아이들 학교 보내고 컴퓨터 앞에 앉아 여기와서 하루를 시작하는군요. ㅋㅋ
    오늘은 바로 메일만 확인하고 운동 나가야쥐.. 했건만 또 이렇게..

    윗글님의 말씀이 구구절절 맞습니다.
    저도 한땐 시아버님이 암 판정 받고 막내인 우리집에 오고 싶어하시더라구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들들 집으로 가고 싶어했는데
    형님이 꿈적도 안하는거에요.
    결국은 맘약한 울남편이 병원에서 전화가 왔더만요.
    그 상활을 말하면서 그냥 우리가 모시자구요.
    에혀.. 그땐 나도 어리고 마음도 순수하고 비록 모진 시집살이를 했지만
    같이 살진 않았기에 좋게 시아버님과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에 덥석 승낙했는데
    전화 끊고 바로 정말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고 한시간만에 두분이 오셨습니다.
    .. 총알 택시타고 오셨는지..
    달랑 몸만.. 그리고 엄청난 약봉지와 함께

    그 세월..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암울한 시절
    많이 성장했음은 인정하지만 그 시기에 저도 위장병 생겨 3년을 병원다니며
    새벽에 응급실 다니며 살았습니다.
    남편이 울면서 그러더만요.. 제발 애들과 자기 두고 죽지만 말아달라고..
    그러고 보니 우리남편 울보였네.. ㅋㅋ

    아버님 돌아가시고 시어머님 같이 살다 어머님 스스로 독립하셨습니다.
    며느리 만큼 어머님도 힘드셨을겁니다.
    남편도 무지 힘들어 하더군요. 아들이 힘들어 할줄은 어머님도 모르셧나봐요.
    그게 어머니는 결혼전의 아들만 생각하고 아들은 이미 결혼을 했으니.. 그 차이가
    서로를 어색하게 한거죠.
    어머님이 약주를 좋아하셔서 ... 전 술을 못하거든요... 퇴근하고 온 남편과 둘이서만
    오붓하게 술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싶어하거든요.
    몇번이나 좋지... 그게 거의 매일이면 어느 아들이 좋아하겠어요.
    그러면 아들이 변했다고 삐지고 그걸 달래다.. 하여간 아들도 시집살이 -?- 그런것 하더만요.

    그리고.. 재산.. 윗분 말씀이 맞아요.
    결국 공평하게 .... 내 생각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요.
    부모 모신 자식이라고 더 갖는것은 없더군요.
    병원비에 그동안 들어간 생활비는 고수란히 우리들 몫이었구요.

    제일 싫은게 아들 도리한다고 휴일이면 아침부터 온 가족 들이닥쳐서.... 이게 제일 악몽

    결혼하면 시댁이든 친정이든 편하지 않더군요.
    그져 우리집이 제일 편한것 보면.. 우리들도 나이들어 자식들에게 똑같은 행동 반복하지
    않아야겠단 마음 뿐입니다.
    제발 쿨하게.. 늙고 싶네요.

  • 4. 가슴이
    '04.10.8 9:11 AM (211.253.xxx.52)

    찡~~하니 눈물이 다 나려고하네요.
    충고님 글을 읽다보니..
    어쩜 그렇게 정확하게 콕콕 찝어 내셨을꼬...
    맞어..맞어...저 혼자 중얼중얼 ..ㅎㅎㅎ
    절대~절대! 참고하세요.

  • 5. 그래도
    '04.10.8 9:55 AM (211.251.xxx.65)

    늙으신 부모님 모시는데 죽어도 못한다는 건...

    맏며느리라면 부모님 모시는 것에 대해서 다 한번쯤 고민할 거라 생각합니다.
    저 매일전화하고 한달에 2-3번 찾아갑니다. 처음엔 진짜 싫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면역이 되어서인지 괜찮습니다. 전화 2-3일 안하면 궁금합니다. 잘 계신지.....
    시댁 처음엔 어려워서 시댁 버스정류장에서 내리기만 하면 속이 울렁울렁거렸는데 지금은 안그렇습니다. 그만큼 많은 시간을 부대끼고 무시하고 나름대로 규칙이 생긴거죠.

    늙으신 두 부모님 얼마나 적적하실까 주말이라도 아이들과 북적거리는게 그 분들이게 또 1주일을 보낼 수 있는 에너지인 것 같습니다. 갈등이야 당연히 있지만...... 적응과 포기의 두 고리속에서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흔히 우리 부모님세대를 나는 부모에게 무조건 잘 했는데 자식들은 그렇지 않아 갈등을 느끼는 세대라면
    우리세대는 우리는 부모님에게서 가능하면 독립하여 살았는데 우리 자식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기대려는 또 갈등의 시대를 겪을 것 같습니다. (요즘 자식 교육시키고 캥거루 족이라는 말들이 나오는 것 보면.....)-순전 개인의 생각입니다. 악플 무섭습니다;;;
    30년 후의 우리모습 장담할 수 없습니다.

  • 6. 헤스티아
    '04.10.8 9:57 AM (220.117.xxx.238)

    우아 우아!! 님 넘 멋져요!! 이 충고에 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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