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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사건 2

장수산나 조회수 : 1,185
작성일 : 2004-09-25 18:11:41
바오로랑 정답게 손잡고 대화역까지 가설랑은 로또 사온거....
고 대목까정은 이야기 했쥐유?
그 담에 또 황당시러븐 일이 있었지 뭐여요~~

로또 잘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니
이웃에 사는 바오로의 대자 다니엘씨가 추석선물이라꼬
사골선물세트를 하나 부러놓고 갔더구먼요.

앗싸~~~선물이다~~~~
신바람이 난 수산나가 휘파람을 불며 스치로폴박스를 여니
살이 푸짐하게 붙은 사골이 싱싱한거이 매우 물건이
좋아보였슴다.

순간....삼수 막바지 공부에 열공하고 있는 아들바푸리만
푸욱 과서 맥여버릴까 그럼서 잠시 갈등을 하다가.....
울집에서 5분 거리에 살고있는 친정엄니 생각이 나서 과감하게 반을 갈라놓고
왕꽃선녀님 연속극만 보고 갖다드릴라꼬 비닐에 잘 싸서 담아뒀슴다.

초원이 아부지가 무당인 초원이 어무이를 만나서 막 부둥켜 안고 울고...
을매나 연속극이 재미진지 입을 헤~에 벌리고 정신엄씨 보다보니
사골 봉다리 어디쯤에 구멍이 났는지 핏물이 질질 흐르는 겁니다.
오매...언능 갖다드려야쥐 안되겠다 싶어서 급히 일어나 나올라꼬 하는디~
수산나와 더불어 연속극에 빠져있던 바오로가 같이 가자고 따라나서는 겁니다.

그때!!! 수산나가 분명히 말했슴다.
"따라오긴 뭘 따라와~ 나혼자 언능 댕겨올테니 연속극이나 보고 있어~~~"
라구요.

"아녀~사골이 무거운께 내가 들어줘야쥐~~"
그럼서 반바지를 꿰어입고는 따라나서는 겁니다.

"아이참~코 앞인디 뭐더러 따라와~~~나 혼자 가도 까딱엄땅께~~~"
계단을 내려서면서두 기냥 집에서 편히 쉴 것을 마누라가 그리말했건만
부득부득 따라나서등만.....

"에헤~그려두 연약한 마누라를 워뜨케 밤중에 혼자가게 한단말이여~
같이가자고오오오~~~~"
하던 말 뒤끝도 채 맺기전에 터덩텅텅텅텅~~~소리와 함께 3층에서 2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에서 미끄러져 널부져버린 바오로~~~~~

어린애기처럼 철퍼벅 주저앉은 바오로를 보는 순간!
위급한 상황이라는 판단보다 먼저 튀어나온 웃음보, 웃음보....이누메 웃음이 탈인기라요.

똥덩거리와 오줌강을 쓸어내리느라 평생 안하던 물청소를 한 뒤라 아직 물기가 흥건한
대리석계단과 월마트에서 이천원에 세일한다고 좋아라 하면 샀던 슬리퍼(바닥이 맨드르르함)의 만남~
그건 바로 예고된 사건사고였슴다.

평소에는 매우 온화하고 자상시런 남편 바오로는
갑작스런 사고에 대한 대처 능력은 완전 빵점인 남자임다.
표정관리 절대루 몬하고, 이미지관리 역쉬 오~노우,노우~~~ㅋㅋ
바로 본성이 드러납니다~~~

"내가!!! 쉭쉭(일단 숨 고르고...) 저 쓰레빠 버리라꼬 했제? 와 안 버릿노? 와?
비 올때 신으믄 대형사고 터진다꼬 내가 버리라꼬 몇번이나 말했는데 와 안 버릿노 말이다 와?와?와?"

"찢어지지도 않았는데 와 버리노~~~ 킥킥킥....
알았다, 내가 지금이라도 버리믄 될거 아이가~~~킥킥킥
언능 일어나서 집에 드가라~ 킥킥킥
내가 나선김에 엄마네 집에 사골 갖다주고 퍼뜩오께~~킥킥킥...."

너무 웃음이 나와서 도저히 함께 집으로 들어갈 수가 엄는기라요.
후다닥 뛰어서 엄니네집에 사골을 던져주고 그 사이에 표정을 쪼매 걱정시러븐 걸루
바꾸고 해설랑은 집으로 들어갔드만.....

찬바람이 휙휙 도는겁니다.
니까짓게 참말루 마누라가 맞긴 맞느냐고 이마에 터억 씌여있더구먼요.
엉덩이가 을매나 까졌는지 쪼매 보자고 해도 손을 훽 뿌리치고, 건들지도 몬하게 하는겁니다.

아이구....오늘 나는 죽었네....와 웃음보는 터져가지구.....
눈치만 실실 살피면서 애꿎은 테레비만 죽어라꼬 째려보고 있었슴다.

헌디.....울남편 바오로가 누굽니까!
호가 '분석'이라꼬 할 만큼 매사에 분석능력이 매우 탁월한 사램임다.
직업 또한 그에 걸맞게 증권회사 투자상담사걸랑요~~~
취미 : 분석
특기 : 분석
인 바오로가 어찌 이 엄청시러븐 사건을 그냥 넘어갈 수가 있으리오~~~

진즉에 버리라꼬 했던 이천원짜리 싸구려 쓰레빠를 버리지 않는 주부 장수산나가
오늘의 사건이 생긴 원인제공자로 급부상이 되었다는 분석이 바로 나온겁니다.

또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담날 갖다줘도 될 사골을 왜 하필이면
연속극이 한참 재미진 그 시간에 갖다준다고 나섰는지...그것 역시 '예고된 죽음의 기록'이
이 아니라 '예고된 엉덩방아 찧기 사건기록'에 주요 원인으로 분석이 되었슴다.

분석이 끝난 바오로가 다분히 복수에 찬 잔소리의 화살을
이미 침대에 누워 쥐죽은듯이 엎어져 있는 수산나를 향해
끊임없이...하염없이....쏟아내기 시작하는 겁니다.

첨엔 저두....참았슴다.
잘못한거이 쪼매 있긴 있으므로....(웃은 죄~~)

헌디....드뎌는 참을성의 수위가 꼴딱 넘어버렸슴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수산나.....바로 가출했슴다.
넘넘 열 받아서......
보따리는 바뻐서 몬싸고 우선은 비상금으로 찾아 서랍에 짱박아 둔 돈만 챙겨서리
대문소리가 최대한 요란스럽게 나도록 닫고는 집을 나섰슴다.

흐미.....이 일을 워쪄......갈 때가 엄슴다.
엄니네 갈래두 그렇구....대녀네 집으로 갈래두 쪽 팔리구.....
우두커니 집앞 공원에 앉아있는데 씨이~~바람은 왜이리 차븐거야~~~으으으ㅡㅡ추버라 그럼서
벌벌떨고 있는데 바푸리가 옆에 와서 낼름 앉습니다.

위로랍시고 바푸리가 하는 말...
"엄마두 아빠한테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를 디밀어 보셔요. 이렇게 비겁하게 피하지 말고요...
오늘의 사건제공자가 엄마라고 아빠는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정확하게 따지면 엄마잘못이
아니지요.
오늘 울집앞에 똥 싸논 그눔이 첫째로 나쁜눔이고요~
둘째는 울아빠도 그 책임이 있어요. 왜냐면요~아빠가 돈을 잘 벌었으믄 엄마가 비싼 쓰레빠를
샀지 싸구려 쓰레빠를 샀겠어요? 그러니 진짜 원인제공자는 아빠인 셈이지요~"

오메메메...울아들은 우짜믄 이리 똑똑할까?
그라고 보니 내가 공원에 나와서 벌벌 떨 일이 아니구먼~
진짜루 잘못한 사람을 쫓아내야쥐~~~
그럼서 따질려고 일어서니 울아들이 다시 한 수를 갈켜줍니다.

"엄마...아빠의 약점을 건드는건....엄마 인생에 있어서 별루 도움이 안된다고 봐요.
남자들이란....내가 잘못했다는걸 알지만서두 여자가 약간만 애교를 보여주면 풀어지게
되어있어요. 그러니 오늘은 아빠보다 얼굴도 이쁘고 성격도 좋은 엄마가 봐주면 어떨까요?"
그럽니다.

이 후에 어떻게 되었냐구요?
얼굴도 바오로보다 이쁘고 성격도 바오로보다 좋은 수산나가 바오로의 엉덩이를 확 까고
파스도 부쳐주고 호오~~~하고 불어도 주고 그랬죠 뭐.......



꽁지글
울아들 바푸리의 분석능력도 매우 탁월하지요?
역쉬...씨도둑은 몬하는 벱이여~~~~ㅎㅎ

IP : 61.80.xxx.19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yuni
    '04.9.25 6:23 PM (218.52.xxx.131)

    하하하... 너무 재밌어요.
    바푸리님 이번 시험 잘 되시면 울 아들하고 연결좀 시켜 주실래요??
    넘넘 맘에 드는 총각일세.
    형아 삼게.
    제 아들도 이번에 시험봐서 얼추 동생삼아 데리고 다니실만 한데...

  • 2. 마농
    '04.9.25 6:57 PM (61.84.xxx.22)

    아드님이 정말 현명하네요. 그런건...공부 많이 한다고 되는 차원도 아닌데^^...

  • 3. 아임오케이
    '04.9.25 7:21 PM (222.99.xxx.74)

    아이고 재밌어라...

  • 4. 강금희
    '04.9.25 7:59 PM (211.212.xxx.177)

    로또는 우째됐는지...

  • 5. 장수산나
    '04.9.25 8:03 PM (61.80.xxx.195)

    강금희님두 평생 로또 안사시나부다...ㅋㅋ
    아직 발표시간이 안되었잖아요~~~ㅎㅎ

  • 6. 여름
    '04.9.25 8:10 PM (218.38.xxx.168)

    그 바푸리 1편에서 ㄸ 치울 때부터 알아봤다니까요. 얼마나 괜찮은 총각인지.....

  • 7. 다시마
    '04.9.25 8:48 PM (222.101.xxx.79)

    수산나님.. 어휘구사력은 완존히 바푸리세대인 거 같어요.. 마음이 젊어서 그러신 모냥이에요.
    화목한 가족의 정경... 덩달아 저도 즐겁습니다. 추석 잘 쇠세요.

  • 8. 물결
    '04.9.25 10:06 PM (222.110.xxx.83)

    tv 연속극보다 훠얼씬 재미있슴다.
    요즘 우울모드를 확 바꿔 주는 군요.

  • 9. joymfeo
    '04.9.26 10:13 PM (219.241.xxx.30)

    우하하. 그 총각 훌륭하네요. 엔돌핀 펌프질하고 갑니다. 즐거운 추석 되시길...

  • 10. 알로에
    '04.9.26 11:36 PM (220.77.xxx.223)

    수산나님 넘 재밋는글에 한밤중에 킥킥거리면서 웃읍니다 ㅎㅎ 분석하실때 작은오류를 하나 넣으주세요 그럼 분석꽝~됩니다 ㅎㅎ즐거운 추석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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