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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려요 두번째
언제는 돌짝산길을 가다가 휘발유통이 찟어져 피같은 휘발유를
질질 흘리고 산을 내려가게 하더니
이번에는 비온뒤의 진흙탕 산길을 가게하니 운전실력도 변변치 않은데
그냥 앞대가리는 앞대가리대로 뒤꽁지는 뒤꽁지대로 지맘대로 움직인다
옆은 벼랑이라 여차하면 절벽으로 떨어질 판이요 돌아가고 싶어도 돌릴곳이
없는 산길 등짝에서는 식은땀이 찔찔난다 땀날 철도 아닌 이른 봄인데
요즘 몇일때 봄비가 사흘걸러 한번씩 내렸다 집사람은 그냥 안달이다
이비 그치면 전방에 고사리 엄청 나왔겠다 다른 사람이 다 꺽어가겠다
아예 십분간격으로 숨을 내쉬고 들이쉬고 난리다 듣다 듣다 못해 그래
비 그치면 내일 산에 가자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다떨어진 배낭챙기고
배낭도 부족하다생각이 드는지 크다란 보자기를 바늘로 숭덩 숭덩 바느질
하여 자루도 만들고 내일 자기 차안에서 기다리려면 지루하니 이것 저것
먹을것이 있어야 먹고 배불러야 잠을 잘잔다는것 까지 꿰뚤고 먹고 마시고
할것까지 두루 챙기는 아내 저리도 좋을까 그냥 산에만 간다고 하면 이리
뛰고 저리뛰고 아주 바람난 강아지 같다
검문소를 세개씩이나 거치고 최전방까지 들어갔다 다리 아픈 아내 쬠이라도
들 걷게 하려고 산턱밑까지 가려했든게 화근이다 속에서는 주먹같은덩어리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내가 내얼굴을 못봐서 그렇지 성지더러운 놈 성질난 얼굴
안봐도 뻔하지 그와중에도 겯눈질로 휠끔 아내를 쳐다보니 그냥 사색이다
그모습을 보니 참아야 하느니라 하는생각에 정말로 맘에없는 소리를 하려니
그냥 말이 기어나온다 괜찮아 걱정하지마 그래도 그렇게 성질죽이며 아내에게
위로를 하는 내자신이 너무도 대견스럽고 야 너 정말 성질다죽고 인간됬다는
생각이든다 집사람은 미안했든지 그래 내가 저아래다 차 세우고 걸어간다고 했잖아
하며 아주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내가 내려서 밀어볼까 그럴때면 정말 가엽다
여자로 태어난게 무슨 죄야
죽도록 일하고 남편하는일까지 함께하고 애들 뒤치닥거리하고 가고픈 산에 한번
가자고 이렇게 비참해야 하나 하는생각이 들겠지 하는 생각에 맘이 좀 누그러든다
자기는 여기서 이것 먹고배부르면 차에서 자 자기는 배가 불러야 잠을 잘자잖아
그냥 언제 내가구박 받았냐 하며 신이나서 산으로 부리나케 가버린다 이것 저것
아내가 꾸려온것 먹고도 심심해서 슬슬 산쪽으로 걷다 보니 고사리가 여기도 삐죽
저기도 삐죽 많이 나와 금방 한팔가득해서 안되겠다 나도 일당이라도 해야지
싶어 차에서 비닐 봉투 큼지막한
것 하나 가지고 고사리르 떳기 시작했다 정말 재밌다 서울 사람들이 봤음 이건 틀림
없이 중국산이라고 우길정도로 키도 크고 굵기가 정말 팔뚝만하다 이 깊은 산중에
사람이라곤 찾아볼수가 없네 아내도 어느꼴짝구니로 사라졌는지 너무도 고요하고
적막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지도 모르겠다 어디선가 여자 숨넘어가는 소리가난다
미나 아빠 미나 아빠 소리나는 쪽을 쳐다보니 멀리 산꼭대기에서 나를 막 부러는
아내의 모습을 볼수가 있었다 왜그래 그기 어떻게 들어갔어 그기 지뢰밭이야 가만이
있어 몇일전에 한조 아버지가 비오는날 저녁에 돌아가셨다 전방에 일하러 가셨는데
영 오시질 않아 군인들이 수색들 했는데 길에 경운기만 있고 사람은 찾을수가 없었다
간단히 이야기 하자면 오다 소꼴이 너무좋아 너무좋을수 밖에 지뢰밭에는 사람이
안들어가다보니 그걸 비로 들어갔다 지뢰를 밟았다 뻔히 그속에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는걸 알지만 민간인은 물론 군인도 전문가가 아니면 들어갈수가 없어 지켜보는 가족
에 그 절절함이 몇일전의 일이였다 다음날 군인이 지뢰밭으로들어가 산산조각이 난
시체를 가지고 나와 장사를 치렀다 그리고 해마다 지뢰밭에서 사람이 죽어나가
이제는 검문소에서 군인들이 나물주머니를 다 빼앗아 버린다 50년대에 묻어논 지뢰가
철조망을 쳐서 지뢰라는 빨간 표시와 함게 쳐져있지만 세월에 녹슬고 자뺘져 유심히
보지않노라면 잘 모른다 그리고 나물만 쳐다보고 가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지뢰
밭으로 들어가 지뢰를 밟게 되는것이다 아내는 항상 덤벙되고 허둥되는 날 들어간길로
들어간기로 잘 기억해서 나와 하며 지뢰밭에서 날 인도해냈다
오는 차안에서 여보 나 그대로 지뢰밭에서 죽게 내버려두지 그랬음 날마다 돈돈 하는 돈
문제도 해결되고 보험금 타서 애들이랑 편히 살면 더좋잖아 했더니 그럴걸 그랬나 하는
정말 볼수록 이쁜 내 당신
1. 미스테리
'04.9.11 9:14 PM (220.118.xxx.231)웃을 상황이 아닌데요...^^;;;
지뢰밭 무셔워요~~~
근데 담엔 고사리 뜯을때 저도 데려가 주세요...^^
또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언니께서 생명의 은인이시네요???
전편엔 사약을 (?) 내리시더니 ...ㅋㅋㅋ2. 현석마미
'04.9.11 11:22 PM (70.56.xxx.175)너무 재밌게 사세요...^^
3. 파파야
'04.9.12 3:21 AM (211.178.xxx.186)요즘 선곤아저씨 글 땜에 웃겨 죽겠어요.글 묘사를 너무 잘하세요.사람살려 원- 재밌게 혼자 ㅋㅋ웃었네요^^
4. 김선곤
'04.9.12 7:32 AM (61.74.xxx.228)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어제는 아버지 학교 스텝으로 봉사하고 밤 12시에 집에 왔습
니다 어찌나 피곤하든지 그냥 눕자마자 골아떨어졌습니다
아침에 마당에 나가보니 밤이 어제밤 비바람에 얼마나 많이 떨어졌는지 일일이 줍자니
다리빼기 아파 혼났습니다 그많은 밤 뭐 할거냐구요 예 요즘은 배즙 주문하시는분들 밤을
넣어보내고 있습니다 철따라 미나리도 머위도 민들레도 씀바귀도 고추도 호박도 요즘은
호박 고추 옥수수 밤 이렇게 보내고 있는데 옥수수는 곧 끝날것 같고 이제 콩잎이랑
깻잎이랑 소금물에 담궜다가 보내드릴계획이구요 고추도 싹혔다가 작은것은 쪄서 말렸다가
배즙 주문하시는 분들께 보내드릴계획입니다
고객님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자 많이 성공한다는 일념으로 내가족 내친척이란 생각으로
항상 정성을 다합니다 힘이야 들지만 힘들지 않고 남보다 앞설순 없지 않습니까
오늘도 누드배그리고 시골아낙은 고객의 기침을 멎게하기 위해 노력합니다5. 선화공주
'04.9.13 10:45 AM (211.219.xxx.163)고사리 뜯어서 다 맛있는거 해드릴려는 욕심이셨겠지요
정말 신혼못지 않게 재미나게 사시는 모습이 넘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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