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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루만 걸고 지울랍니다.

속상한 아짐 조회수 : 1,337
작성일 : 2004-08-07 03:21:14

<맏며느리들이 읽고 속상할 수도 있겠다고> 제가 썼었지요.
역시나 많은 맏며느리들께서 댓글을 달아 주셨네요.
읽어 주신 분들과  글 써 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어느 한 분이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모르지만> 이라고 하셨는데
그 사정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저도 맘은 편치 않은지라 딱 하루만 걸고 지울랍니다.

저는 둘째며느리입니다.
윗동서가 시집오기 전에 먼저 결혼을 한 터라  4년 어머님과 도련님과 살았습니다.
어머님께서 다른 곳에 가 계실 일이 있어, 그 동안 혼자 명절과 제사를 지냈지요.
혼자 음식 하는 것보다 힘들었던 것은 남편의 형제들의 친구들이
방방마다 차지하고 앉는 거였습니다.
보통...  사람이 30명은 넘었지요.
올 일가 친척도 많지 않은 집에 이 양반들이라도 손님으로 와 있으니 명절 기분 나고 좋았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음식하고 밥상 차리고 술상 보고 했습니다.
지금은 내가 맏이다, 이건 맏이된 정신으로 해내는 거다...이런 맘이었습니다.

제가 한 일 공치사 바라는 거 아닙니다.
한시적인 맏이 노릇 누가 못하겠냐고 하심 할 말 없지요.
그러면, 맏이 노릇도 해 본 사람이 왜 맏이 심정 모르냐구요?

윗동서가 제사를 가져 가고....
저희들 저녁 때 도착하면 밥 사먹고 들어 갑니다.(명절엔 음식점 찾기도 장난 아닙니다.)
새벽에 도착하면 그 집 식구들 깰 때가지 골목에 차 새우고 새우잠 잡니다.
저희들 최대한 그 집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합니다.
윗동서가 사람 오는 걸 싫어한다는 이유 때문이지요.
윗동서는 저를 비롯한 동서들이 올 때 까지 장 안 봅니다.
지금껏 도착 하자마자 장 보고 이것 저것 장만하고 음식합니다.
모든 음식 지금껏 동서들이 다 같이 했습니다.
제기까지 완벽하게 닦아 선반에 올리고 피자팬 기름기 하나 없게 처리합니다.
아랫 동서들은 집안 청소에 빨래에 .... 보고 있으면, 거의 일당 받고 나온 도우미 아줌마 수준입니다.
저희들 명절엔 ... 그 전 날 밤 완벽하게 자기 짐들을 싸놀은 뒤
아침에 일어 나면 차례를 지내고 슈퍼맨 처럼 집을 치운 뒤, 떠나옵니다.
빨래 개기에 청소기 돌리리기에 물걸레질까지요.

윗동서가  제사를 가져 가고...
그 집에 가서 과일 한 쪼가리 제대로 먹어 본 일이 없습니다.
아이들 과자며 과일이며 다 저희가 사다 나르지요.
이런 집도 있나 하시겠지만 사실입니다
진짜로 황당한 것은  제사나 명절 때 가기만 하면
아이들이 어지른다고 화를 내고 수건 쓴다고도 화 냅니다.
우리 보는 앞에서 신랑이랑 싸우는 건 또 뭡니까?
제일 참을 수 없는 건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태도입니다.
사라은 내리사랑이라 했는데, 큰엄마가 워낙 차갑게 구니 아이들도 눈치를 봅니다.


제가 아주 심사 꼬인 아랫동서가 되어버렸는데요........
맏동서이신 분들의 섭섭함을 이해합니다.
그런데, 역시나 댓글을 다신 맏동서들은 제게 거꾸로 다른 댁의 맏동서들이
어떻게 하는 지를 제게 확인시켜 주셨답니다.
님들이 말씀하신 게 기본 이지요?
명절 다가 오면 음식 보다 손님 대접이 더 걱정이라구요...그게 더 힘든 거라구요.
저희들 밥도 저희가 차려 먹고 설겆이도  음식도 다 합니다.
맏동서가 해주는 거 얻어 먹지 않아요.
정말이지 장소만 맏동서의 집일 뿐, 최근엔 수건까지 챙겨 가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맏이는 힘들다?
글쎄요... 저는 의무(기본)는 하지 않고 권리만 바라는 거 ---- 아니라고 봅니다.
재산은 다 가져가고 제사는 나누려는 그 맘에 속상해 진 것입니다.
제가 쓴 이 글이 더 맏며느리들을 화나게 할지도 모르겠지만
수고스럽게 베풀고 사는 맏며느리가 이 곳엔 더 많은 것 같네요.
그럴 때, 사람인 이상, 아랫동서들도 형님 고마운 줄 안답니다.



IP : 221.142.xxx.12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맏며느리의딸
    '04.8.7 3:52 AM (218.52.xxx.111)

    님도..많이 힘드신 것 같네요..
    어딜가든..가족 문제가 참 힘든 것 같아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살다보니..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네요..
    서로의 입장을 서로 이해하기 위해선 조금씩 양보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물론 그러지 못하고 있는 입장이지만요...^^;;..
    제일 힘든 일이지요...
    기운 내세요...
    맏며느리의 딸 입장에서 썼던 글은...제 기준에서 바라본 입장이니...기분 나쁘게 생각하진 마시구요...
    글 지우신다니..저도 지울께요..
    힘내세요!!!^^

  • 2. 경빈마마
    '04.8.7 6:55 AM (211.36.xxx.98)

    그러게요...
    맏이 노릇 잘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긴 하네요...
    윗 사람이라고 다 윗 사람은 아니지만...
    님의 말을 듣고 있자니 화도 날만 하네요...

    제가 보기엔 그 맏동서도 뭔가 마음이 꼬여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 분도 사는게 뭐 그리 편하겠어요...
    속은 상하고 힘들지만...어째요.
    마음푸시어요.

  • 3. 외며느리
    '04.8.7 7:15 AM (221.151.xxx.92)

    그런 맏며느리도 있군요...
    제 주변에도 맏며느리인 사람이 동서들 자기집에 오는거 싫다고 대놓고 얘기해서
    동서들이 제사모시고 수저 놓기가 바쁘게 설겆이만 하고 얼른 일어나 집으로 온 사람도 보긴 봤습니다.
    어찌 그리들 빡빡하게 사는지 ㅉㅉㅉㅉㅉㅉ

  • 4. 김혜경
    '04.8.7 8:04 AM (218.237.xxx.25)

    힘내세요...
    재산은 다 가져가고, 제사만 나누려는 맏동서의 처사 분명 옳지 않은 거죠...
    맏동서가 아직 철이 좀 덜었다 싶기도 하네요...
    이런 경우 시어머니가 좀 중재를 해주시면 좋으련만...

  • 5. duddnd
    '04.8.7 8:53 AM (218.153.xxx.44)

    제사 라는게 앞으로두 계속해야하는데 참 집집마다 얘기가많네요.
    동서분들끼리 모여서 이야기 해보시고 차라리 각자 분담해서 음식을 해가시면 어떨지?
    우리 조금 손해본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요.
    그게 조금은 위안이고 행복일꺼예요...... ^* ^

  • 6. 신짱구
    '04.8.7 9:45 AM (211.253.xxx.36)

    여기에 맞는글인지 모르겠으나 울 사무실언니네도 위아래 동서들이 많다네요.

    제사도 1년에 7,8개정도이구요. 그래서 언니네는 해년마다 돌아가면서 각자

    음식을 해온데요. 금액차이가 있으니 한해한해 돌아가면서 전종류,생선류,

    과일등 서로 군말없게 한다는 취지겠지요.

    저생각에는 좋은것 같아요. 어른들께서는 함께 모여 음식장만 하면 좋다고

    하시지만 요새는 형제라도 서로 떨어져 살아서 언제 함께모여 장보기, 음식하기가

    힘들잖아요. 돈문제도 있구요. 아무튼 힘내시구요. 모두가 내생각 같지는 않구요.

    각자 입장에서 리플단거니깐 너무 서운에 하지마세요.

  • 7. ㅠ.ㅠ
    '04.8.7 9:52 AM (211.200.xxx.123)

    저희는 아직 시댁에서 제사나 명절을 보냅니다.
    그런데 익숙하지 않은 시댁 부엌에서 일하는게 너무 싫어서 형님에게 음식 서로 나눠서 하면 어떠냐고 했더니 명절날 아침에 오려고 그러냐구 하더군요... ㅜ.ㅜ
    그리고 그런 말은 맏며느리가 해야 할 말이지 둘째가 할 말이 아니라고...

    저희 형님은 교회를 나가셔서 앞으로 시부모님 돌아가시면 제사 안 모실 거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닙니다.
    시부모님도 돌아가시고 난 뒤에 제삿밥 못 얻어 먹을 거라고 생각하시구요...

    남편은 저보고 모시라고 하는데 제사 지내는 것보다 형님과의 관계가 더 걱정되더라구요.
    같은 날 큰 집에서는 추도식하고 우리 집에서는 제사지내는 것도 그렇고...

    하여간 동서지간은 참 어려운 관계인 거 같아요...

  • 8. ....
    '04.8.7 9:52 AM (211.216.xxx.203)

    이런 속사정 모르면 앞의글만 보고선 님에게 타박이 돌아가는건 당연한것 같아요. ^^
    그렇군요. 이런 사정이 있었군요.

    어차피 가서 동서들이 음식하고 뭐하고 뭐하고 한다면 굳이 거기가서 뭣하러 음식해요?
    윗분 말씀대로 동서들이 음식 나눠서 하세요.
    것도 딱 제사상에 올릴만큼씩만 해가세요.
    그리고 돈 못드리겠다고 얘기하세요.

    맏며느리가 님보다 늦게 결혼한거죠?
    나이도 어린가요?
    간혹 둘째며느리보다 늦게 들어온 맏며느리중에서.. 괜히 혼자 맘 상해 얄밉게 구는 경우를 봤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꼬였나.. ㅎㅎㅎㅎㅎ

  • 9. 청포도
    '04.8.7 10:32 AM (203.240.xxx.20)

    우리시누이 동서랑 같은 분이 또 계시네요.
    거기 윗동서도 시집 식구들 오는거 싫어하고 음식도 딱 한접시거리씩만 준비해서 제사고 명절이고 먹을게 없데요. 애들이 어쩌다 산적이라도 집어먹으려 하면 그거 큰아버지 드실거라고 젓락 들었던 어린애 무안하게 하고, 그래서 우리 시누인(나이 52세) 친정에서 음식 조금씩 차려서 가져가 그쪽 시누이들이랑 다른 윗동서네 식구들 상 따로 본답니다.
    시누이네랑 큰동서네는 현관문 열면 문이 부딪히는 마주보는 집......
    이런 집도 있더라구요. 현재는 마주보며 왕래도 않고 한쪽이 문열면 한쪽이 나가려다 다시 들어온다는..........
    그런거 보면 우리 형님은 참 대단하신 분이구요.
    전 막 속에서 화가 나는데 우리 형님은 항상 평온하세요(나이 45세)
    항성 뭐든지 더 싸주고 넣어주려고 하세요.
    고마운 분께는 더욱더 잘해야겠죠?
    편하게 생각하세요.
    다른 집들은 명절에 가면 며칠씩 꼼짝 못하고 잡혀있어야 되는데 오히려 그런건 아니쟎아요.
    일찍 오셔서 우리 가족끼리 가까운 곳이라도 가셔서 스트레스 푸시면 어떨까요?
    제 짧은 생각이었어요.

  • 10. Ellie
    '04.8.7 11:24 AM (24.162.xxx.174)

    울엄마두 둘짼데... 이래 저래 맘고생 많이 하시는거 옆에서 많이 봐서 남이야기 같지가 않네요.
    많이 힘드시죠? 그래도... 누군가는... 님의 정성과 아름다운 마음을 알고 계실거에요.(벌써 님 힘내라는 분들도 많잖아요. ^^)

  • 11. 미안해요
    '04.8.7 11:53 AM (211.176.xxx.134)

    저도 어제 좀 이기적인 분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너무 미안하네요.
    지금 글 읽어보니 저랑 비슷한 처지신데...ㅠ,ㅠ
    그런 마음 드는거 정말 당연합니다.
    저희도 형님댁이 시댁재산 다 들고가고 시어른들은 시골에서 어렵게 사시는데도 전혀 관심도 없어요.
    제사는 당연히 안오구요.
    전 시댁이랑 멀지않으니까 시어머니 도와서 제사준비도 다하고 시어른들 시누이이들 다니러 올 때, 시어른들 적적하실까봐 자주 찾아뵙고 일도 많이 하는 편이예요.
    그래도 그러려니 했었는데 막내시누이 시집보내느라고 정말 일 엄청 많았던 그해에 우리 형님때문에 열받아 죽을뻔 했습니다.
    형님은 결혼식만 딸랑 참석했지만 그전에 인사드리러 오는거랑 행사가 많잖아요.
    그거 제가 다했었는데 제가 명절 전날 회사에서 야근하고 아침에 늦게 왔다고 형님 저한테 막 화내는 거예요.
    자기 혼자서 일했다고!!!
    밤새 일하고 두어시간 눈 붙이고 왔다고 미안하다고 했는데도 말이 안통하대요.
    그럼 그 많은 제사에 주말마다 행사 치를때 혼자 죽어라 일한 저는 뭡니까???
    형님은 그동안 수고한다고 전화 한번 안했었는데... C
    저 어머니 돌아가시고 형님이 제사 지내면 안갈려구요.

  • 12. 저는
    '04.8.7 12:05 PM (211.200.xxx.123)

    시누이년들때문에 너무 속상해서...
    다음에 시어른들 제사 지낼때 시누이들 못 오게 하라고 안 그러면 제사 안 지낼 거라고 남편 세뇌시키는 중입니다...

  • 13. 달개비
    '04.8.10 12:07 AM (61.80.xxx.11)

    님 말씀 들어보니 형님이 너무 하신분이네요.
    꼭 이리 상식으로 이해가 안가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머리속에 뭐가 들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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