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라이브가수가 되다.
머리 굴리는 것도 덥습니다.
요즘 울남푠, 취미생활치고는 다소 독특하게도
아마추어 록밴드를 합니다. 일렉트릭기타를 빌려와서는
란닝구가 푸욱 젖게 연습하는 모습이 대견스러울 때도 있구.
선배만난다 나간 사람한테서 밤 열시쯤 전화가 왔습니다.
집에서 5분거리의 호프집 지하에 있는 bar로 나오겠느냐구요.
혼자 맥주잔 홀짝거리고 있었는데 워찌 내 맘 알고.
대학시절 연합동아리를 해서 저도 잘 아는 후배와 함께 있더군요.
술집주인과도 인사를 하고 건배를 하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유흥스런 분위기에 저도 조금씩 들떴네요.
손님은 우리들과 빠에 앉은 두명의 단골손님 뿐.
알고보니 주인분내외는 클래식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이었고
그 아내되시는 분, 운동권가요를 아주 탁월하게 소화해내시더군요.
남편이 갑자기 그러는 겁니다.
'사장님, 집사람 노래에 반주 좀 넣어도 괜찮겠습니까?'
ㅎㅎㅎ 저도 전작이 있었던터라 예의상 한두번은 거절했지만
누구라도 처음엔 변두리무대부터 거쳐야 하는지라(???)
텅빈 객석이 걸렸지만 주인마음 변하기 전에 올라섰습니다.
암튼 라이브공연을 위해 설치해 놓은 듯한 무대에서
남편이 요청한 곡목은 '사랑밖엔 난 몰라'
대뜸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시는 분이
많으시겠지요.. 뭐 그런 비스므레한 분위기를 내 볼려고
노력했습니다만 그리 만족스럽진 못했습니다
전혀 연습없이 부른 것 치고는 객석의 반응만은 뜨거웠지요.
(믿거나 말거나)
이제 울남편 완존히 혼자서 삘받고는 무대에서 내려올 줄을 모릅니다.
무명의 설움이 어떤 것인지는 백분 이해합니다만
아예 연습실분위기로 몰고 가네요. 게다가 빠에 조용히 걸터앉아 있던
남정들도 알고보니 같은 부류의 무명들...
이집에서 드럼봉을 두개나 해잡쉈다는 정모씨까지 합세하여
분위기가 달구어졌습니다.
그래도 내 남편이라고 딴 데 눈길 안주고 굳세게 박수를 쳐 줬지요.
주인 아자씨의 앵콜을 받고 저도 또 한곡. '꽃과 어린왕자'
한동안 이 유치한 가사의 노래가 공전의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답니다.
그렇게 새벽 2시 가까이 되어서야 겨우겨우 진압이 되었습니다.
내일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후배가, 앉아서 자고 있더라구요.
오늘 아침에사 물밀듯이 밀려드는 후회와 허탈감이라니...
취미생활도 좋지만 괜히 기분내느라 지출한 비용이 허걱!.
자비출판도 아니고 자비데뷰라고 해야 하나.. 데뷰는 커녕 관객도 없는
텅빈 무대에서 우리끼리 기분만 낸 거죠.
조금전에 또 전화왔네요. ' 무대라는게 넘 허무하다.. 갑자기 나으 일이 좋아보인다.'
취미활동 때문에 자기 직업의 열의까지도 식었던 시기였었거든요.
기대하지 못한 결과긴 하지만 요부분만은 긍정적으로 보이네요.
기분내느라 긁은 카드값은 또.. 잭다니엘 한병을 주인장이 대여섯잔은 마셨을...^^
위로해 줄 말을 주섬주섬 찾다가
'나, 라이브가수 해봤잖아.. 그거 또 언제 해보겠어.. 우리 위해서 무대하나
빌렸었다고 치자...'라고 말해 줬지요..
물론 후회가 남지만, 또 때로는 카니발이 필요한 인생이
아니겠느냐.
그나저나 어이하나요. 지는 또 무대가 그립운디. 아무래도 체질인디...^^
1. 싱아
'04.7.23 11:22 AM (220.121.xxx.123)다시마님은 너무 멋진 남편을 두셨네요.
열정이 살아있는일이 얼마나 행복한건지 요즘 새삼 느낍니다.
부러워요.2. 핫코코아
'04.7.23 11:39 AM (211.243.xxx.125)우와~~ 그 무대에 저희 부부도 좀 초대해주세요~
저 박수 무진장 잘 치거든요~ㅎㅎㅎ
진짜 멋집니다 다시마님~남편분도요~3. 코코샤넬
'04.7.23 11:42 AM (220.118.xxx.168)어머나..하니분 진짜 멋지고 넘 부러워용^0^
에효 우리 유지아빠는요 잘하는 노래가 딱 두 곡 입니다.
어부의 노래, 나훈아의 영영 이것도 10년동안 듣는데 아주 지겨워 죽겠어요.
노래나 잘 부르면 말을 안해요
노래방 기기는 목소리가 커야 100점 나온다고 어디서 듣고 와서는
허스키에 고음인 유지아빠 있는소리 없는소리 악을 악을 써서 크게 부르고
예상대로 100점 나오면 ^.^v 자 그리고 노래방에서 나올때까지 뿌듯해라 합니다.
정말 노래좀 바꿔 불러줬으면..... -.-;;4. 프림커피
'04.7.23 11:42 AM (203.235.xxx.30)여건되면 동영상으로 좀 올려주시지요...
아님, 벙개때 무대 한번 마련해 주시던가요..ㅋㅋㅋ5. 쭈영
'04.7.23 11:43 AM (61.73.xxx.128)열정이 살아있는 부부시군요
싱어 다시마 & 쟈스민 어찌 그리 조용히 살림만 하신대요
라이브무대 한번 마련 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무래도 일산팀 야밤에 한번 뭉쳐서 가수왕 선발대회 열어야
할것같은 예감이 드네요
무대가 그리울때 얼렁 스케쥴 잡아요~~6. 가운데
'04.7.23 11:43 AM (218.52.xxx.251)때로는 카니발이 필요한 인생~
멋지네요.7. 밍밍
'04.7.23 11:46 AM (211.46.xxx.102)이야~ 넘 멋져요..
나이들어서 취미생활이 있는건 정말 축복인거 같습니다.8. 푸우
'04.7.23 11:59 AM (218.52.xxx.153)샤넬님,,그래도 두곡이 어딥니까?
전 세상에 태어나서 우리 남편 노래듣고 진짜 음치가 있다는걸 알았다죠,,
근데,,더 무서운건 저희 시댁 사람들이 다 음치예요,,
제발 우리 아이는 음치가 아니길,,
우리 남편 대학교 1학년땐 참 신선하고 꽤 스마트하고 샤프해보여서 한동안 괜찮다고 마음에 두었는데,, 어느날 밤에 술한잔씩 하고 학교로 올라가 돌아가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기절 초풍 하는줄 알았네요,, 어떻게 저런 음치가,,
그 순간 샤프고 스마트고 다 깨더구만요,,
참고로 자랑하나 하자면,, 저 고2초까지 성악할려고 레슨까지 받았다는,,,휘리릭,,~~~~9. 코코샤넬
'04.7.23 12:07 PM (220.118.xxx.168)푸우님 울 유지아빠 노래방에만 가면 그 노래점수 하나만 믿고
악을 쓰고 노래하는데, 다른 사람들 괴로운 건 생각을 안해요.
다른사람들 다 고개돌리고, 그 다음에 부를 곡 찾기에 바쁩니다요. -.-10. 다시마
'04.7.23 12:19 PM (222.101.xxx.87)오해가 없으시길... 관객있는 무대는 올라서지도 못해요. 어젠 오로지 무대라는 거 하나에 목숨 걸은 거지요. 촌시럽게.^^
언제 노래방번개할까요? 코코샤넬님 허니님 노래 듣고파요.^^ 푸우님~ 정말요? 객원싱어하실분 많다고 남편한테 알려줘야겠어요.
여러분들 댓글에 기운 추슬러서 저도 제 본업(?)으로 돌아갈까 합니다.11. yuni
'04.7.23 12:57 PM (219.248.xxx.158)코코샤넬님 남편분하고 제 남편하고 어찌 그리 같을지...
아니, 노래방 기기점수가 노래실력이냐고요~~!!!
항상 자긴 노래를 잘 부르는줄 알고 착각이 대단혀요.
하기사 나도 노래를 못부르니 이런말 하기 우습지만...
일산팀 노래방 벙개하면 제가 탬버린은 열심히 흔들어드릴께요. 한번 뭉쳐요!!!12. 로렌
'04.7.23 1:45 PM (210.92.xxx.99)울동네도 손님들도 간간히 설수있는 라이브뮤직바 ? 같은게 있던디요 ...
남편님이랑 한번 오셔서 무대 서보실라우 ...?13. 이영희
'04.7.23 2:02 PM (211.192.xxx.117)ㅋㅋㅋ 백번 이해 합니당....
울 신랑 키타만 5대 랍니다.
물론 두개는 남 줬는데도....
노래...ㅋㅋㅋ 꿈이 가수 였다는것......14. 키세스
'04.7.23 5:03 PM (211.176.xxx.133)너무 멋져요. *,* 다시마님.
우린 부부가 음치라...
이대로는 안된다며 노래 연습하러 일년에 한번쯤 노래방 가보는게 고작인디...15. 달개비
'04.7.23 5:05 PM (221.155.xxx.48)다시마님! 라이브를 하셨다구요.
와아!! 존경스럽사옵니다.
저처럼 음치박치인 사람에겐 그냥 죽고말지(?) 술기운 빌어 설수있는
자리가 결코 아닌데...
솔직히 말씀해보세요. 예전 한노래 하신거죠?
정말 언제 노래방 번개 함 해요.
노래방 가서 절대 노래 안부르는 저도 그땐 꼭 한곡은 할테니...
그리고 "사랑밖에 난몰라" 요거 다시마님 음성하고 잘 어울리는 노래일듯 싶어요.
허니님의 열정도 부러워요.16. 레아맘
'04.7.23 5:24 PM (82.224.xxx.49)멋지게 사시네요...맞아요 가끔씩은 이런 일도 있어야죠.
전 노래 잘 부르는 남자한테 무지 약한디....다행인게 제 남편을 비롯하야 노래 잘하는 남자들이 별로 없더라구요^^ (제 주변만 그럴지도..)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21160 | [re] 여기 보심 자세하게 알 수 있네요~ | 로사 | 2004/07/23 | 885 |
21159 | 청약부금 매달 같은 날에 입금해야~? 3 | candy | 2004/07/23 | 898 |
21158 | 콩국물 거르고 난 찌꺼기 어떻게 처리할까요? 5 | 고미 | 2004/07/23 | 1,261 |
21157 | 푸우님 글보고- 프랑스에서 모유수유기 11 | 레아맘 | 2004/07/23 | 964 |
21156 | 더운데 우체국은 멀기만 하네요 5 | 영어공부 | 2004/07/23 | 922 |
21155 | 부산 해운대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 4 | 오이마사지 | 2004/07/23 | 881 |
21154 | 미국, 유럽에 살고계신분들께 질문~^^ 4 | Adella.. | 2004/07/23 | 880 |
21153 | 챙피한데 요, 궁금해서요 ㅡ.ㅡ; 12 | 익명입니다... | 2004/07/23 | 1,749 |
21152 | 이복더위에 허탈하네요 3 | 창원댁 | 2004/07/23 | 904 |
21151 | 아줌마 수영복 3 | 투실이 | 2004/07/23 | 1,205 |
21150 | <펌>떡볶이와 어묵의 경계???? 1 | Ellie | 2004/07/23 | 1,015 |
21149 | 편지 1통 7 | 초등학교 선.. | 2004/07/23 | 1,099 |
21148 | 요기다 신고해도 될까요? 2 | 치즈케익 | 2004/07/23 | 1,040 |
21147 | 어제 사주를 풀었는데요... 10 | 우울모드 | 2004/07/23 | 1,545 |
21146 | 정말 철없는 올케언니야 3 | 홍홍 | 2004/07/23 | 1,291 |
21145 | 시어머님이 아이를 데려다 키우고싶어하세요 8 | 잠시익명 | 2004/07/23 | 1,597 |
21144 | 부부치료 하는곳 아시는분(병원,상담) 3 | 딸 | 2004/07/23 | 906 |
21143 | 동네 어주머니들의 최고의 피서지... 15 | 프림커피 | 2004/07/23 | 1,418 |
21142 | 라이브가수가 되다. 16 | 다시마 | 2004/07/23 | 876 |
21141 | 우유병떼기 8 | 창원댁 | 2004/07/23 | 901 |
21140 | 냄비수리하는 곳 아시는 분~~CORDON BLEU 1 | 하하하 | 2004/07/23 | 991 |
21139 | 눈물겨운 모유수유,,, 21 | 푸우 | 2004/07/23 | 1,100 |
21138 | 솜. 이 블로그 개설했어요. ^^ 14 | 솜사탕 | 2004/07/23 | 1,347 |
21137 | 4살 5살 아이데리고 가볼만한곳..(서울, 경기) 3 | 초보맘 | 2004/07/22 | 949 |
21136 | 내일이 우리 상찬이 생일이에요!! 3 | 상은주 | 2004/07/22 | 876 |
21135 | 태운 법랑냄비 9 | 동해네 | 2004/07/22 | 973 |
21134 | 더위 먹고 기절한 컴퓨터 깨우기 대작전 12 | 이론의 여왕.. | 2004/07/22 | 879 |
21133 | 푸우님 겁주기 2 9 | 브라운아이즈.. | 2004/07/22 | 1,016 |
21132 |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요? (우유 안에 파리) 6 | 이경화 | 2004/07/22 | 894 |
21131 | 더위 먹은 아짐....미치겠네요 5 | 승연맘 | 2004/07/22 | 8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