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꾸리꾸리.. 식구들도 약속들이 있는지 다 나가고 없고.
찌뿌둥한 몸을 추스려 냉장고로 향했지요.
어제 사온 수박을 넣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나 할까요?
우선 냉동실.
문을 열고 잠시 고뇌에 빠졌습니다.
그냥 닫자. 아니다. 뭐부터 손을 대야 하나.. 막막.
자주 하지 않으니까 요령도 없을 수 밖에요.
일단 맘 변하기 전에 몽땅 끄집어냈습니다.
참고로 저희집 냉장고는 양문형이예요. 구입한지 일년 정도 되었죠.
650리터 정도 되는데 생각보다 수납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박스 하나를 마련해 놓고 물 흐르는 것들은 거기다 넣었습니다.
쓰레기 봉투 입 벌려 놓고 눈 질끈 감고 보낼 건 보내구요.
대야에 물과 락스를 풀어서 행주를 헹구어가며 내부를
닦아냈습니다.
거품 일으키며 뽀독뽀독 닦으면 좋겠지만
전 그냥 이 정도로만 만족할랍니다.
앞으로 떡은 안 넣어야겠어요.
냄새도 배고 도통 손이 안가는 거 첨부터 안 쌓이게 할랍니다.
생선도 좀 버렸습니다. 등푸른 생선. 진공포장된 거라면 몰라도
검정봉다리에 둘둘 말린 건 얼마나 오래된건지 알수 없더라구요.
치우면서 한 가지 깨달았습니다.
냉장고 청소놀이를 하기 전에는 밥 먹지 말고 하자.
ㅎㅎ 먹을 게 튀어나오더군요.
냉장실과 냉동실을 청소하며 먹어준거.
- 요구르트 반컵. 우유 1컵과 매실쨈. 바닥에 떨어진 대추 한톨. 쑥개떡 2개.
수박 긁은 것 1컵, 바나나샤베트, 견과류. 포도 몇 알...
이럭저럭 두 시간 경과. 마지막으로 수박한통 락앤락에 잘라서
집어넣고 이젠 설거지거리만 조금 남아있습니다.
기특하게도 작은 통에는 견출지까지 붙였답니다.
나중에 일일이 열어보는 수고를 덜 수 있으니까.
야채칸에도 금방 먹어야 할 것들은 앞쪽에, 감자나 당근등은 뒷쪽으로
배치해 줬습니다.
봉지에 든 것들은 털어내어 통에 넣었어요. 그래야 공간차지가 효율적이겠더라구요.
통에 넣지 못하는 것들은 포장용기로 고여줬습니다. (닭, 두부포장용기)
가끔씩 냉장고청소놀이를 해야겠어요. 재밌다고 생각하니까
쬐금 재밌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마음 먹기가 힘들긴 하겠지만.^^
야채칸에 있던 은행봉다리에 물이 들어가서
지금 신문지에 다 펼쳐놓고 말리는 중입니다.
냄새가 꼬리꼬리 지독하네요. 그래도 오늘 안했으면 이 아까운 걸
다 버려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니까
하길 잘했네 .. 뿌듯합니다.
냉장고가 깔끔해지니까 시장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드네요.
이게 얼마나 오래 갈까..
우선 식구들한테 잔소리부터 날려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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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청소놀이.
다시마 조회수 : 982
작성일 : 2004-06-19 16:56:01
IP : 222.101.xxx.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예술이
'04.6.19 5:37 PM (61.109.xxx.58)저도 오늘 여태 냉장고 정리 했는데 아~ 정말 정말 그 검정 봉다리가 문제인 것 같아요.
당췌 무슨 물건인지, 어느 시대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거 아닙니까~~2. 봄비
'04.6.19 10:19 PM (218.50.xxx.184)힘드셔도 개운하시죠..
맞아요.. 검은 봉지가 아닌 어떤 냉동용기에 넣어도(특히나국물일경우) 견출지나 무슨 표기를 해야지 정말 뭔 국물인지 해동전에는 모르겠더라구요...3. 김혜경
'04.6.19 11:43 PM (211.201.xxx.198)아까부터 참고 있는데....지금부터 저도 냉동고 좀 정리해볼까봐요...
4. 달개비
'04.6.20 9:15 AM (61.80.xxx.24)냉장고 청소 놀이 !
다시마님도 하셨군요.
전 청소는 수시로 하는 편이지만
용기에 담는건 못해요.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것 같아서 그냥 흰봉지에 담습니다.
청소하고 나니 개운하시죠?
그래서 어제 많이 피곤해 보이셨어요?
오늘은 좀 쉬시지요.5. 배영이
'04.6.21 2:03 PM (210.102.xxx.201)아.. 어제나 할것을..
꼭 출근한 날은 생각나고..
집에서 쉬는 일요일엔 생각 안나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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