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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떼기 한판 승부(오후)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20개월차의 엄마와 아기가 젖떼기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하남 사설 경기장입니다. 아까 오전에 이어 오후 중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따르릉~ 따르릉~ 전화가 울리고 있습니다. 할머니, 조심스레 얼른 전화를 받지만 통화를 하면서 서서히 음성이 높아지고...
아! 결정적인 큰웃음소리! 안방서 기척이 느껴집니다!
네... 아기가 전화소리에 잠이 깼군요. 낮잠 기록시간이 어떻게 돼죠?
흠.. 아까 12시 40분쯤에 자서 현재시각 2시니까.....1시간 20분 정도 잤군요?
네.. 꽤 양호한 성적입니다. 어떨땐 30분만 자고 일어날 때도 있는데 말이죠.
오늘 경기는 그나마 제일 나은 케이스의 일과를 보여주는 것이라 그럽니다.
에.. 그동안에 엄마와 심판은 무슨 일을 했는지 알아볼까요?
엄마는 홀가분히 씻고, 잠시동안 인터넷을 즐겼고 할머니는 세탁기를 돌렸군요?
네. 아무래도 아기가 깰까봐 시끄러운 활동은 할 수가 없었겠죠.
아기, 다박거리며 엄마에게 다가와 안깁니다.
네, 둘의 모습이 서로 꼭 껴안은 팬더모자 같군요.
아기가 완전히 잠에서 깰 때까지의 정신적인 여유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거죠.
엄마, 일단 마른 목을 축이기 위해 보리차를 아기에게 먹입니다.
이어서 점심먹이기에 들어가는군요. 에.. 그런데 아기가 냉장고 손잡이를 부여잡고 시위를 하고 있군요?
아기는 요쿠르트나 과일같은 단걸 먹고 싶어하는것 같은데요...
엄마, 밥 먼저 먹고 준다고 달래보지만 막무가내로 냉장고 앞에서 머리 박고 울어버리는 아기.
손을 잡아 끌어보지만 엉덩이에 힘을 주고 버티는 바람에 팔이 빠질까봐 두려운 상황입니다.
아기, 석고대죄 자세로 바닥에 엎드려 대성통곡을 하고 할 수없이 딸기 하나를 씻어서 손에 쥐여주는 엄마.
한숨을 쉬면서 할머니 심판에게 애가 누굴 닮아 저럴까 불평을 합니다.
어렸을 때 너랑 똑닮았다며 일축하는 심판, 엄마 무어라 항의하고 싶은 눈치지만 참습니다.
점심먹이기 고난이도의 기술 들어가고 있습니다. 또다시 두어번 음식을 뱉어내 엄마의 화를 돋구지만
아.. 엄마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도로 거둬 먹이는군요. 음식 아낄줄 아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게 아니라 걸레 가지러 가는게 귀찮아서 하는 행동 같군요.
점심 먹고 약간의 휴식을 갖고 있는 엄마와 아기, 아기는 헝겊공을 갖고 놀고 있습니다.
발로 정확히 포인트를 노려 차는 스킬을 구사하는 아기, 할머니에게 공를 보내다 갑자기 공을 손으로 집어
엄마에게 던집니다! 엄마랑 같이 놀고 싶어하는 눈치. 엄마, 호응을 안해줍니다.
아, 또 입이 댓발이나 튀어나오는 군요. @%$#!?&*&w$?? 연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지껄이며
엄마에게 말을 걸고 있는 아가. 그래도 꼭 말끝이 올라가는 의문형 문장이군요?
할머니의 손을 잡고 베란다 놀이를 종용하는 아기. 그저 베란다를 왔다갔다 하는 것 뿐인데
꼭 옆에 시종 부리듯 사람 하나를 옆에 달고 나가길 좋아합니다.
베란다의 화초들을 손으로 꾹꾹 찌르다... 아, 웬일입니까? 할머니가 잠시 주의를 소홀히 한 사이
화분의 흙을 파헤칩니다! 어제 청소한 베란다 바닥에 온통 흙바다를 만들고 있습니다. 심판, 아기에게 경고를 주지만
역시 약발이 안먹히죠? 네.. 자기에게 무른걸 잘 알고 있다니까요..
열려진 창문의 방충망을 손으로 텅텅 치며 외마디 고함을 치는 아기.
주차장의 차들과 나무들을 보며 즐거워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할머니의 피곤함이 눈에 보이는 군요.
"그러게 엄마가 젊어서 아기 봐줄 수 있는 나이일 때 일찍 시집가서 애 낳으라고 그랬지?!" 하고 엄마에게 잔소리를 해대는 할머니.
엄마,한숨을 쉬며 아기 옷을 갈아입히고 외출 채비를 합니다. 목표는 동네 한바퀴.
단지 뒤 쪽의 산책로로 놀이터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계석을 잠시 야외로 옮깁니다.
가는 내내 엄마의 손길을 뿌리치고 삼보일배하듯 삼보 걷다가 딴길로 새는 아가...
어렵게 어렵게 놀이터까지 당도했습니다. 일단 미끄럼틀을 태우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또다시 엄마의 괴력을 발휘하여 어깨 높이까지 아기를 들어올려 미끄럼틀에 태우기를 십여회...
아, 엄마 팔이 몹시 아픈 표정이군요. 반면 아기는 계속 타고 싶은 눈치입니다.
엄마 아기를 안고 그네를 탑니다. 그네 타기를 즐긴 후, 아기는 모래를 퍼먹으려다 기어이 엄마에게 질질 끌려 놀이터 밖으로
끌려나갑니다! 아스팔트 바닥에서 마구 뒹굴며 시위하는 아기! 엄마 못본척 무시하며 가버립니다!
더 높아져 가는 울음소리! 엄마, 그냥 무시할 수 있을까요? 뒤돌아 봅니다! 웬일입니까? 웬일입니까?
아기, 아스팔트 바닥에 얼굴을 부비며 전진하고 있습니다. 엄마, 황급히 아기 얼굴에 흉이 질새라 아기를 들어 올립니다.
아... 결국 아기의 몸부림에 엄마가 한판 지고 말았어요. 그러게요. 아마 일반 방바닥이었으면 또 모르지만
저렇게 바깥에서도 얼굴을 땅에 박은채 기어다닐 땐 엄마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엄마, 거의 골룸의 형상을 하고 아기와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기를 재우려고 밖으로 나갔다가 엄마가 더 피곤해져서 와요...
우유 한병과 오렌지를 먹고 아기, 다시 배출에 들어갑니다. 벌써 세번째 배출입니다.
현재 시각 오후 5시에 가까와 지고 있고... 엄마, "GO GO 기글스"를 틀어줍니다. 30분간의 휴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6시가 넘자, 아기 2차 졸음이 쏟아집니다. 이번엔 엄마가 지붕차에 아기를 태워 거실을 빙빙 돌립니다.
기구를 이용한 잠재우기 기술이군요? 네, 집에서는 그네를 유용하게 사용했는데 여기서는 지붕차에 태운후 아기 목 뒤로
인형을 받쳐 안락감을 주고 발이 끌리지 않도록 할머니가 특별히 보자기로 발받침대를 만들어 줬어요.
지붕차 앞엔 끈으로 묶어 사람이 잡아끌 수 있도록 했군요.저 상태로 거실을 몇바퀴 돌면 앉은 상태로 금방 꼼박꼼박 졸게 마련이죠.
네... 차돌리기 5분 경과, 아기 졸기 시작했습니다. 조심스레 아기를 안아들고 침대에 뉘입니다. 엄마, 같이 침대에 누워
토닥이고 있군요. 엄마의 가슴을 파고드는 아가. 아.. 아직도 완전히 미련을 못버렸어요... 그렇죠.
에... 이로써 또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오후 8시. 아기와 엄마 잠에서 깨어나고 저녁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녁은 비교적 양호히 먹고 있는 아기.
이 시간 이후가 아가에게는 제일 지루한 시간이 되겠습니다. 그렇죠. 테레비선 계속 할머니가 선호하는 프로만 나오고
밖으로 나갈 수는 없으니 온 방안을 뛰어다니며 집안의 가구나 기물을 파손시키는 행위가 이 시간대에
가장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네! 바로 말씀드린 순간! 조용히 안방서 잘 논다 싶은 아기가 의심쩍어 엄마, 안방으로 직행하고 있습니다.
아기, 엄마를 보는 순간 화들짝 놀라며 겸연쩍게 웃고 있군요. 아.. 저렇게 보면 눈치가 다 있어요.
말만 못한다 뿐이지 어른말 다 알아듣고 눈치가 보통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기 손에 쥐여져 있는 걸 본 엄마. 무엇일까요? 아! 안방 화장대 손잡이를 부러뜨려 놨군요! 큰일입니다.
뒤이어 할머니의 핸드폰이 먹통이 된걸 발견합니다! 아기가 떨어뜨렸는지 직접 보지는 못해 물증은 없지만
심증은 가는 상황... 핸드폰이 A/S에 들어갈 위기상황입니다!
심판과 엄마, 상황정리를 위해 잠시 모의합니다.
살살 거리며 엄마에게 애교를 부리는 아기, 화해신청을 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 이를 무시하고 아기에게 엄한 목소리로 혼내고 있습니다. 할머니 등 뒤로 숨는 아기.
할머니 마저 아기에게 훈계를 하고 있습니다. 뻘쭘해진 아기, 할머니와 엄마에게 뽀뽀를 퍼붓습니다.
밤 10시서부터 11시까지 드라마 시청시간대. 할머니와 엄마 둘다 아기에게 집중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기선수, 혼자 어항의 물고기들을 놀래키거나 부엌살림을 거실로 끌고 와서 놀다가 11시즈음에
엄마 품에 파고들어 스르륵 잠이 듭니다. 침대로 옮겨놔도 깨지 않고 잘 자고 있습니다.
아.. 이제 아기가 잠을 자므로 하루경기가 끝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대로 평이한 경기였습니다. 그렇죠.
경기평을 해주신다면..? 아직 아기가 어리고 젖을 막 뗄 무렵이라서 그런지 너무 엄마에게만 매달려 있을라고 해서
하루종일 엄마의 개인시간이 없는 것이 제일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니 엄마도 점점 인내심이 없어져 아기에게 잘 대해주지 못하는 점이 눈에 띄이고요...
악순환의 연속이겠죠?
전업도 이런 형편인데, 맞벌이의 경우는 더 심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겠죠... 정말 대한민국 엄마들 화이팅입니다.
그래도 6일동안 젖을 안먹고 버텼다는거에 의의를 둘 수 있겠고 앞으로의 상황이 더 나아질거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연이어 기저기 떼기, 말하기, 한글 익히기 등등의 각종 경기가 살아가면서 계속 이어질것입니다.
긴 하루 시간 같이 봐주신데 감사드리며 이상 중계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저씨들이 중게석을 빠져 나가고 난뒤 꺼진 마이크 다시 잡고.. -_-;;)
아저씨들이라 중계하지 못한 상황이 있습니다. 오후 9시 즈음엔 화장실에 들어가 욕실바가지를 가슴앞에 대고 젖을 짜내며
내가 사람인가, 젖소인가의 정체성 질문을 스스로 던지기도 하고 아주 진한 엿기름물을 마셔댔습니다.
젖 끊는 약을 먹으니(아주아주 작은 알약임에도) 속이 울렁거리고 현기증이 나서 이틀동안 구토를 하는등 컨디션이
아주 안좋더군요. 지금은 약을 안먹고 다시 엿기름물만 마시고 있습니다. (식혜면 좋으련만.. ㅠ.ㅠ 살찐다고 엄마가 구박해서)
나중에 젖 끊으실 분들 참고하세요. 그 약이 그런 부작용이 있다는 군요...
1. 꾸득꾸득
'04.4.18 10:22 PM (220.94.xxx.38)젖몸살도 하실거예요,,아마,,저도 거의 빈젖일때 떼서 괞찮을 줄 알았는데,,호되게 했거든요...
계속 화이링!!하셔요...
친정에 좀 여유있게 계셔요..여건만 되면요..^^2. 아라레
'04.4.18 10:25 PM (221.149.xxx.112)휴... 다행히 젖몸살은 안오더라구요. 그전부터도 젖이 팅팅 부는 느낌이 없었으니까요. ^^
3. 김혜경
'04.4.18 10:30 PM (211.215.xxx.192)에구, 전 아무 짓도 안했는데 젖이 한방울도 안나왔던 지라...그렇게 젖 떼고, 젖 말리는 일이 고통스러운 건지 몰랐네요.
4. 아침편지
'04.4.18 10:36 PM (211.177.xxx.27)맞아요....젖 말리는약..위 무지 버린다던데...전 약 3주동안 먹었어요..
이젠, 말랐나부다 하고 약을 안먹으면....또 젖이 불고,,해서 3주동안..
무슨 보약 먹듯 밥먹고 바로 먹던 기억이...^^5. 깜찌기 펭
'04.4.18 10:38 PM (220.81.xxx.190)젖때기 한판승은 계속되겠죠? 쭈욱..
엄마젖먹어선가? 남동생은 비밀이지만.. 아직도 엄마가슴을 가끔 만진답니당..^^;6. 키세스
'04.4.19 12:03 AM (211.176.xxx.151)으하하하하
아스팔트 바닥에 얼굴을 부빈다구요?
어린 아기는 어린아기네요. ^^
그런데 혜원이는 낮잠도 자네요.
우리 딸래미는 돌 조금 지나고부터 낮잠 안자고
밤에도 딱 어른만큼만 자고 그랬었는데... ㅜ,ㅜ7. 제임스와이프
'04.4.19 12:22 AM (211.186.xxx.220)히히..아직 경험은 없지만...정말 잼나게 읽었어여..
하하하하하하...
아라레님..걍 작가루 나가시져..^^*
아까와요..쭉봐두..8. 이론의 여왕
'04.4.19 12:38 AM (203.246.xxx.169)짜버릴 젖 있으면 기냥 멕이시지... 어쩐지 혜원이가 불쌍해서요.
(앗, 이러다 아라레 님한테 혼나겠당.^^)9. 푸우
'04.4.19 9:16 AM (218.51.xxx.65)아스파트 부비기 기술,,,
정말 강적이네요,,
우리 아들선수는 뒤로 벌러덩 기술만 보여도 겁나던데,,
ㅎㅎㅎㅎ10. 화이트초콜렛모카
'04.4.19 12:46 PM (211.198.xxx.68)전 엿기름물 아무리 먹어도 젖만 불고 아프고 해서 결국 약 1주일 먹고 뗐어요
엿기름물도 살찐다는 말에 아~ 그냥 위를 버리자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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