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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고픈 만화.

아라레 조회수 : 1,041
작성일 : 2004-02-10 09:48:05
세번째.

<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

10권 완경됐고 준코 카루베 그림입니다.


장애에 대한 세상의 시선과 그 불공평함에
같이 울분하고 그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넓은 시야를 가지신 분들...
여기 82에도 그런 분들이많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늘 따듯한 시선과 답변들이 증거지요.

그런데 정작 내 오빠나 남동생이 그런
장애여성과 결혼을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가족의 입장으로선  많이 달라지실겁니다.

타인으로선 잠깐의 만남속에 친절만 베풀면 되겠지만
가족이 되면 긴시간 내내 자신을 희생해야 하니까요.

여기 한 여자에게 호감을 느끼다 사랑을 하게되고
그 여자와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픈
남자가 있습니다.
보통사람에게는 순리로 다가올 일들이
장애앞에선 모든것이 힘들기만 합니다.


장애자 고용촉진법으로 억지로 채용이 된 농아 미에코.

사무실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녀에게 어쩔줄 몰라하며 거리감을 두게 되고
전화가 울려도, 지시를 내려도 알아듣질 못하는 그녀는
정말이지 회사에 불필요한 존재 같아 보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연민과 호기심을 보이는 노베는
그녀와 가까워 지고자 퇴근후 수화교실을 다니고
마침내 그녀와 손으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성공합니다.

사랑이 싹트기 위한 첫째 조건이 이루어진 거죠.
둘만의 수화는 이 만화에서 아주 멋드러지게 나오는데
그 유용성과 우아함(?)은 입으로 하는 대화 못지 않습니다.

극장에서 서로 소근거리며 영화를 보는 다른 커플은
시끄럽다고 제지를 받는데 비해 둘은 서로의 손끝으로
조용히 그러나 마음껏 극장안에서 대화를 하고

지하철선로 반대편에 선 다른 커플은 소음으로
"뭐라고? 잘 안들려! 크게 말해!"라고 소릴 지르는데
둘은 미소를 머금은 채 수화로 반대편 선로에 서서
작별인사를 하곤 합니다.

사윗감을 처음 맞은 자리에서도 미에코의 부모는
쩔쩔매는게 아니라 일반 딸을 보내는 것 마냥
떳떳하고 당당합니다.
자신들이 사랑으로 키운 딸이 비록 장애가 있다하더라도
정상인과의 결혼에 감지덕지할 필요가 없는
당연한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보통 장애자들은
같은 장애를 가진사람끼리 결혼하는 케이스가 많더군여.
결혼한 후거나 서로 사랑한 후에
피치못해 장애를 입게 된 경우를 제외하곤...

노베부모의 반대로 미에코가 절망하자 미에코의 아빠는
"네가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아니면
다시는 사랑해 줄 사람이 안생길거라는 생각을 버려라.
네 몸이 불편하지 네 마음은 아니니까.
우리는 너를 장애로 키우지 않았다.
네가 우리에게 부끄러운 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라고 말합니다.
(실은 이 부분 정확한 대사는
기억 안납니다. 이런 분위기의 대사였다는거죠.
죄송합니다. 제가 직접 이 책을 보고 확인을 하면 좋은데
가지고 있지도 않고 동네 대여점을 가봐도 없더군여.
이래놓고 어떻게 만화를 추천한다는 거지...ㅜ.ㅜ)

아무튼 둘은 결혼을 합니다.
시부모들은 미에코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어색해하지만 나름대로 며느리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려는 가운데....

미에코가 임신을 하게 됩니다.
임신기간 내내 자신처럼 아기가 선천적으로 잘못
태어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가운데
귀여운 딸 치츠루가 태어납니다.

아기의 요람을 부여잡고 딸랑이를 흔들어
아기가 반응을 보이자 정상이라며,
이 아기는 귀머거리가 아니라며
그간 졸여왔던 가슴을 쓸어내리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미에코의 모습엔 저도 같이 울었습니다.... ㅠ.ㅠ

농아 며느리에게도 점차 익숙해지고
귀여운 손녀 보는 재미에 자주 들르는 시어머니.
어느날 아파트내에 울려퍼지는 화재경보기(실수로 울림)로
사람들은 대피 한다고 소동을 벌이고 시어머니가
놀란 가슴에 허겁지겁 집으로 들어와 보니

방송과 사이렌 소리를 듣지 못하는 미에코는
그저 태평하게 욕조를 닦고 있습니다.
반응없이 묵묵히 일을 하는 며느리를 보고
시어머니는 당장 자신의 집으로 들어와
살라고 합니다. 당연한 거겠죠..
손녀의 안위가 걱정되니까요.

그러나 자기부부를 믿어달라며 자립심과 사랑으로
가정을 지키는 이 일가족의 모습은
정말 진한 감동의 도가니탕입니다...
(어서들 한그릇씩 훌훌 퍼드시길.. ^^;;)

치츠루가 커감에 따라 생기는 갈등과 에피소드들은
일반 부부의 양육보다 훨씬 고되고 눈물나지만
그때마다 부드럽고 슬기롭게 넘기구요.

"장애란 사랑앞에선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걸
이 만화는 절절히 말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더욱 서로의 사랑을 공고히 해주는
수단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중증의 장애를 가진 여성의 만화도 있어요.
노부코 하마의 <해피!> 입니다.
거긴 여자가 장님입니다..... -_-;;

그 만화또한 장애와 맹인 인도견에 대해 자세히
나오는데 쓸 수 있으면 다음 기회에 다루죠.

이 도가니탕 만화는 그 맛을 못잊는 독자들이 많아선지
아직도 끓여낼 국거리(?)가 많은 탓인지
<신. 엄마의 손이 속삭일 때>가 나왔습니다.

치즈루가 커가면서 엄마와의 일화를 다룬 듯 합니다.
불행히도... 이 2부는 울 동네 대여점이 갖춰놓질 않아서
못보았습니다. 흑흑흑...

보고싶은 만화를 원껏 사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현실상 그러지 못하므로 안타까울 밖에요.

그러니 소장용 만화를 선별하여 살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 또 하나의 딜레마는 정말이지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작가들 작품중에는 소장하고픈 만화가
일제에 비해 현격히 적다는 겁니다. -_-

지금 만화계가 어려워서 부흥(?)시킬려면 많이 사서 봐야하는데
그러자면 또 소비자의 권리로서 우수한 작품을 갖고 싶은게 걸리고...

어서 빨리 우리나라에도 '마스터 키튼'이나 '용오''닥터 K'같은
지적수준까지 만족시켜줄 그런 작품들이 나왔으면 합니다.
IP : 210.117.xxx.164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라레
    '04.2.10 9:51 AM (210.117.xxx.164)

    이상하게도 뒷부분이 짤려서 다시 올렸습니다. 이상타...?? -_-a
    초은님은 어케 용오랑 닥터 k를 보셨죠? 제가 다시 이 글 봤을 땐 그 부분이
    지워졌었거든요? 미스터리...

  • 2. 김혜경
    '04.2.10 9:53 AM (211.201.xxx.93)

    그랬군요...
    제가 분명히 댓글을 달았는데 댓글이 없어져서...
    아라레님..진짜 한 만화 하시네요...

  • 3. 러브체인
    '04.2.10 10:06 AM (61.111.xxx.194)

    정말 넘 가슴 찡하고 좋은 만화죠..저도 감동 있게..엄마손..까지 다 봤어요..^^

  • 4. 제비꽃
    '04.2.10 10:15 AM (61.78.xxx.31)

    아라레님 시간은 30시간 인가봐요^^
    아기보랴 살림하랴 여기 글올릴랴 만화보랴
    아라레님은 슈~~~~~우퍼우먼
    저두 만화방 잘가는데 꼭 봐야겠네요
    저 집에서 일하다 훌쩍 한두시간 없어지면 울남편
    만화방 갔다왔지 ---뜨끔---- ㅋㅋㅋ

  • 5. 초은
    '04.2.10 10:45 AM (203.241.xxx.142)

    앗앗앗~!
    무슨 일이예요~~~~

    제 소원은 멋진 만화도서관 차리기.. ㅠ.ㅠ

  • 6. 깜찌기 펭
    '04.2.10 11:05 AM (220.81.xxx.197)

    신 엄마.. 도 봤는데 생활속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더 있어서 잼있어요.

  • 7. 서진맘
    '04.2.10 11:12 AM (61.109.xxx.168)

    저희 동네엔 권장도서 만화는 없다네요 넘웃기죠 어디서 빌려볼까나^^^

  • 8. 아라레
    '04.2.10 11:22 AM (210.117.xxx.164)

    요샌 정말 만화 못보죠... 그러니 이렇게 기억을 더듬어가며 엉터리 글을 씁니다. ^^;;
    그리고 영화든 음악이든 만화든 정신적 여유가 있어야 보이고 들리는 법인데
    요즘엔 다 소음과 짜증으로 다가오네요. -_-;;
    만화책 안본지가 어언 몇달전인지... 떱.

  • 9. moon
    '04.2.10 12:28 PM (211.224.xxx.207)

    저도 엄청난 만화광입니다.
    스트레스 쌓이면 전 만화 봅니다.
    " 닥터 노구치 " , "용오", " 닥터 K " 다 보았습니다.
    초은님 만화도서관 차리면 저 사서시켜주세요. ^ ^

  • 10. hani
    '04.2.10 12:51 PM (218.152.xxx.20)

    아라레님, 오늘도 제 수첩에 만화목록이 몇개 더 추가됐네요. 너무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좋은 만화 마니 알려주세요~ ^^*

  • 11. 초은
    '04.2.10 1:00 PM (203.241.xxx.142)

    moon님!
    저도 한 때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만화보기였습니다.
    헌데 요즘은 만화방 가기도 어렵네요.(울 동네는 없답니다. ㅠ.ㅠ)
    스트레스가 풀리려면 진짜 그야말로 잔뜩 쌓아놓고 오로지 만화만 파야하는데.

    담주에 울 짝지 열흘간 연수가는데..
    그때 만화방으로 퇴근할까 싶습니다.
    스트레스는 별로 없는데.. 글 읽다 보니 근질근질.

  • 12. 아라레
    '04.2.10 1:23 PM (210.117.xxx.164)

    아기가 낮잠자서..조아라 들어왔지요. ^^
    남들 다 본 만화를 뭔 추천이야... 2부도 못본 주제에... 싶네요. ㅠ.ㅠ
    문님도 초은님도 만화광이시군요. 요새 무슨 만화들 보세요?
    이젠 기억력도 맛이 가서 내가 어디까지 봤더라..하면서 한참을 전권 내용을(거의 다시 봄)
    흝어본 뒤에야 볼 수 있답니다. -_-;;;
    글구 혹시 초은님이 톱밥님이세요?
    만화 도서관 차리시면 저 취직시켜 주세요.(찜 ^^) 분야별로 알아서 척척 일 잘할 겁니다.
    우리집에도 한 1000여권 있는뎅... ^^

  • 13. 초은
    '04.2.10 1:56 PM (203.241.xxx.142)

    요즘은 만화책을 사야만 볼 수 있는 환경이라
    (동네 대여점에도 제 취향은 잘 없네요.. ^^)
    신간 나오는 거 보면서 조금씩 사서 보고 있어요.

    며칠전에 [20세기 소년] 15권 나왔데요..
    그리고 [후유미 소료 단편집] 나와서 두 권 사서 봤구요
    또 뭐가 있더라.. [묘한 고양이 쿠로]도 최근에 잘 보고 있습니다.
    아! [천재 유교수의 생활] 20, 21권도 봤네요.
    요건 완결되면 사려고 빌려서 봤어요.


    네! 아라레님.. 제가 톱밥입니다.. 크..

    이담에 우리 동업할까요~? ^^
    저희집은 몇권쯤 되려나.. 작년부터 모으기 시작해서요.. 얼마 안 될 것 같아요. ^^

  • 14. 아라레
    '04.2.10 2:08 PM (210.117.xxx.164)

    그렇군요. 톱밥님이 추천하시는 만화들 저도 당근으로 좋아하고 다 읽어봤지요.
    울 나라 작가중에는 어떤 분이 젤 나은지도 궁금하네요. ^^
    하루 2권 보는것도 점점 벅차지더니... 요새는 진짜 암.것.도.. 못보겠어요...ㅠㅠ
    레몬트리 2월호도 아직... 여기서 만화 좋아하시고 모으시는 분 만나니 넘 반갑네요.

  • 15. 하늬맘
    '04.2.10 2:32 PM (203.238.xxx.212)

    자칭 만화광이라며..고작 캔디,베르사이유의 장미,오르페우스의창,유리가면,,,공포의 외인구단..정도 읽은 세대인데..그때에 비하면.. 요즘은 대략 만화천국이네요....
    아라레님 혹시 유리가면..이런것도 아세요?

  • 16. 초은
    '04.2.10 2:33 PM (203.241.xxx.142)

    울 나라 작가로는 한혜연씨를 젤 좋아하구요...
    이진경씨도 괜찮은데 요즘 작품 보기가 어렵더라구요.
    그 전에는 연재물을 가끔 하시더니만..

    이시형인가하는 작가도 괜찮아했는데
    요즘 너무 자기 안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보여 시큰둥해하고 있어요.
    김나경씨도 좋아하고..(그 짜리몽당한 캐릭터들.. 너무 귀여워요!!!)

  • 17. 제비꽃
    '04.2.10 3:20 PM (61.78.xxx.31)

    울동네 만화방 많은데 언제 만나서 같이 보죠???
    아라레님 만화책좀 빌려주세용~~~~~~~네엥

  • 18. 아라레
    '04.2.10 4:33 PM (210.117.xxx.164)

    하늬맘님. ㅎㅎㅎ 요새 애장판 나오기 전전부터 좋아했던 만화랍니다.
    아예 <유리의 성><악마의 신부>얘기까정 해드릴까요? ^^

    요새 유일하게 쉽게 넘어가는 만화는 정말 <사각사각>밖에 없어요. 저도 원츄! ^^b
    잔치잔치 벌렸네... 만화잔치...

    진짜 만화 대여나 해서 울 아기 기저귀값이나 벌어봐? ㅋㅋㅋ
    근데 순 제 취향으로 모은거라 별게 있을까 싶네요...

  • 19. 깜찌기 펭
    '04.2.10 6:49 PM (220.89.xxx.2)

    저기.. 아라레님.
    만화도서관생기면 청소라도 시켜주세요.
    저도 기증할껏 쫌 있어요. ^^;

  • 20. 헬로엔터
    '04.2.10 11:55 PM (211.201.xxx.184)

    아라레님! 헬로엔터에서 누군가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던데요.
    얼른 가보세요. 그분 목 빠지면 안되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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