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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휴가...

xingxing 조회수 : 878
작성일 : 2003-12-20 01:23:06
오늘 밤에 엄마가 특별히 외박하러(?) 나가셨답니다.
50년지기 친구분들이 서울에서 오셨거든요.
아마 지금쯤 해운대 어느 콘도에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계실거예요..

그래서 오늘밤은 제가 아버지 담당입니다.
아버지께서 중풍으로 누워계세요...
벌써 1년이 지났네요.
4년 전에 한 번 쓰러지시고 그런대로 회복이 되셨는데,
두번째라 이번에는 그만큼 좋아지시기는 힘들 것 같아요.
오히려 이만큼 견디고 계신게 다행이라 생각해요.

하루 종일 보통 손이 많이 가는 게 아니예요.
혼자서 하실 수 있는 게 없으니...
밤에도 소변 때문에 3시간 간격으로는 일어나야 해요..
아버지 간호하느라 병원에서 두 달 지내는 동안
엄마도 혈압이 많이 높아지셔서
봄부터는 매일매일 약을 드시고 있어요.
환자가 환자를 돌보고 있으니 집에 있어도 맘이 편치 않아서
일주일이면 4,5일은 아이 둘 데리고 친정에 출퇴근합니다.
차 타고 10분 이내의 거리라 엄마를 조금이나마 도와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죠.
제가 오면 엄마는 산에 운동도 맘 놓고 가시고,
아버지 편찮으시기 전부터 가꾸던 밭에도 다녀오실 수 있고,
시장도 가시고 그런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작년 연말을 어찌 보냈나 싶어요.
아버지는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에, 그 와중에 저는 둘째를 낳아야 했고...
올해는 그에 비하면 너무 평화롭네요~

너무나 오랜만에 어릴 적 마음의 친구를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내실 엄마를 생각하니
제 마음이 너무 흐뭇해서 야밤에 주저리주저리......
나름대로 이런 저런 고민들을 안고 사시겠지만,
부모님 건강도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안부 전화라도 드리자구요~

IP : 211.58.xxx.17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새봄
    '03.12.20 6:58 AM (218.237.xxx.253)

    xingxing 님~ 그럼 조금 있으면 둘쨰 돌이네요?
    둘쨰 돌 맞은거 축하 드립니다..

  • 2. 싱아
    '03.12.20 9:10 AM (221.155.xxx.213)

    가족의 사랑이 보여요.
    새해엔 건강들 하세요.

  • 3. ky26
    '03.12.20 9:46 AM (211.219.xxx.170)

    아버님 빨리 완쾌하셨음 좋겠어요
    오늘 정말 너무 춥네요
    부모님께 전화 한통 해야겠어요

  • 4. 김혜경
    '03.12.20 10:18 AM (211.178.xxx.41)

    xingxing님...역시 엄마에게 딸이 젤인 것 같네요...어머님이 흐뭇하시겠어요.
    아버님의 쾌유를 빌께요.

  • 5. xingxing
    '03.12.20 12:18 PM (211.208.xxx.49)

    감사합니다~
    엄마가 방금 돌아오셨어요.
    친구들이랑 아침에 밥해먹는다고
    밑반찬이랑 압력솥까지 챙겨가신거 있죠?? ㅋㅋㅋ
    광안대교 드라이브 하고 오셨대요...
    엄마 목소리가 힘이 들어간게, 호호호 웃음까지~
    오랜 친구가 엄마에게 보약이 되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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