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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며느리 콤플렉스......
평소처럼 쉽게 생각했더라면 그렇게 심술부리지도 않아도 되는 일이었거늘....
짧지 않은 연애를 하면서부터 시부모님을 뵈오면서 느꼈던 서운한 기억들이
잊혀진줄 알았는데...실은 가슴속에 품고 있었나 봐요.. 저 섬뜩하죠?
그런 기억들이... 봇물처럼 한꺼번에 터져나와서 이성을 점령하고, 생각의 유연성을 빼앗았으니..
속이 꼬일대로 꼬였었나봐요.....
종가집 외아들이라 처음부터 제 결혼이 탐탁치 않으셨던 친정엄마의 근심이
상견례후 '외며느리 라서..'가 아니라 '사돈어른들 때문'이라는걸 깨닫고 나서는
지금까지도 시댁얘기는 작은일이라도 자제하는터라...
엊그제 친정엄마랑 통화할때도 아무 내색 안했었는데.....
뜬금없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라는 법은 없는가 보다.....아래에서 위로 흐르는 물도 있다더라...
하시면서...TV에서 본적있다 그러시더군요.
상대방이 부족하고 서운하게 대해도 내가 넉넉하게 마음 쓰면 되는 거고......
언제든 내 마음이 편한 쪽으로 살면 그뿐이라고....오죽하면 저럴까 생각하면 이해안될것도 없더라...
하시대요...
다른사람 얘기 끝에 던지신 말씀이 아무래도 저한테 하시고 싶었던 말씀이지 싶어요.....
눈치가 9단(?)이신 친정엄마가 제 목소리에서 뭔가 감을 잡으신건지..... 우연인지...알수는 없지만....
생각해보면 차문제는 그 자체만으로는 그간의 일에 비하면 사소한거고,
빌려드리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죠...동창모임에 과시하고 싶은..누구나 가질수 있는 마음 인걸요...
시부모님때문에 앞으로 또 어떤일로 속상해할지 모르겠지만
감당하기 어렵다거나 부당하게 대하시면 이제부터는 솔직하게 표현하고 제 마음이 편한대로 할거예요.
늘 착하고 좋은 며느리여야 한다는건 제 착각이며 욕심이고 콤플렉스였다는걸.....
결혼후 가장 길었던 이틀간의 침묵을 깨고서야 깨달았어요.
지금까지는 '아니오'소리를 잘하지도 못하는 남편한테만 시켰기 때문에
어찌보면 남편한테는 제가 악처였던 셈이었어요.....
제가 심하게 꼬여서 퍼부어댔을때 아무 댓구도 못한건
그동안의 일들때문에 충분히 이해할수 있는 일이라서, 본심이 아니란걸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고
혹시나 자신도 균형을 잃고 상처되는 말을 할지도 몰라서 자리를 피했다는군요.
설령 제가 부모님께 실망스런 며느리로 대해도 어떤 경우에도 저를 믿고 지키겠다고...
(이대목은 드라마를 베낀듯..오버가 심해서...좀 웃겼습니다)
앞으로는 부모님 일로 서로 마음 상하는일 없었으면 좋겠다고...이틀만에 화해 했어요.
여러 선배님들께서 달아주신 리플들을 되새김하며 읽으면서...
(리플 다셨다가 여의치 않으셨는지 지우셨던 ***님의 리플도 포함해서 )
혼이 날 각오하고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진심이었답니다)
생면부지의 제게 조언과 이해의 글을 남겨주셔서 따뜻하고 감사하게 느껴졌어요...참 모순된거죠?
유익한 정보나 유쾌한 글도 아니고 그것도 두차례씩이나.... 올리면서도 송구스럽기도 했지만....
이곳에서 받는 위안이 정말 컸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저녁에 시댁에 차 가지러 가야하는데......시부모님 기다려면서 맛있는 저녁상 차려야겠어요....
1. 경빈마마
'03.7.17 8:15 AM (211.36.xxx.180)짝짝짝!!!!
외며느리 화이팅!!!!
역시! 잘 할 줄 알았어요.
고마워요.
승리해 주셔서.......
이틀 동안 정말 많이 아팠지요?(아픈 만큼 성숙!) 엉 노래가사!
더 잘 할 수있어요.
정도에 벗어나지 않고 조금 서운하더라도
누가 들어도 "맞아! 그 말은..." 이렇게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이야기는 풀어가며 살아가요.
일산에서 박수 보냅니다.2. plumtea
'03.7.17 9:00 AM (211.177.xxx.245)저 역시 외며느리라...시누이도 없어요. 결혼 전엔 생각도 못했던 많은 일들이 벌어지더라구요. 그래도 슬기롭게 극복하셨네요. 부럽습니다.^^
3. 딸기짱
'03.7.17 10:02 AM (211.224.xxx.89)사실 저도 시댁 식구들땜시 지금도 무자게 맘 고생하고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 맘을 바꾸는
거 외엔 방법이 없더군요.
근데 왜 매번 며느리만 맘을 넓게 가져야 하는지....
어쨌든 화해하시고 기분이 좋아지셨다니 다행이예요..^^4. 코알라
'03.7.17 2:22 PM (211.206.xxx.201)어른들 말씀이 그러시죠.핏줄,핏줄
정말 피가 안섞여서인지 이런말 하면 뭐라 하실 분도 있겠지만
정말 잊혀지지 않아요.내가 서운했던 일들,
제 생각에 제가 그러면 어머니도 그러시겠다는 생각이 어느날 불현듯.
그래서 인지 울어머니는 둘째아들과 며느리를 편하게 생각하시는데
한번씩 결정적인 순간에 참맏이인 저에게 냉정하게 대하셔서
내 참 이제까지 헛수고하며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든답니다.
그냥 도리만 해야지 하는생각이 그때마다 들구요
도리하는 것도 힘들죠
하지만 매번 도리이상의 것들을 해드리죠
물질적,정신적으로 아니 제 육체노등까지 포함
다 나름대로 대처방법이 있는것 같아요
시어머니의 스타일,나의 스타일에 따라서
전 남이 나 상관하는 걸 무쟈게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시어머님의 말한마디 곱게 들리지 않는때가 많았었는데
요즈음은 시어머니,동서,아가씨 신경않습니다
그러면 왕래안하냐구요?
아니요.무지 왕래하죠.
(물론 예전에 큰사건이 터져 몇번 시댁에서 쫒겨난 과거도 있지만)
신경을 끊었어요.
미안한애기지만 그냥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것
그냥 사람이 여러 류가 있는데 나와 관계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할건 잘하고
뭐 팍팍 선심쓰듯 주기도 하고
신경안씁니다.
나와 다른 류의 사람이라 생각하고
진심으로 친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렸습니다.
물론 같이 있을때 한번씩 말한마디에 아직도 상처는 받지만
그렇게 생각한 후로 제마음이 훨 편해졌습니다.
그러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가 너무 힘들어셔요.5. 김혜경
'03.7.17 7:38 PM (211.178.xxx.246)외며느리님은 진짜 맘씨가 비단결이네요.
착한 며느리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셔도 정말 좋은 며느리 노릇을 잘 하실 것 같아요.6. hopper
'03.7.18 4:59 PM (211.179.xxx.204)생각은 종이한장 차이죠...그러나 살다보면 나를 마구 흔들어대는...
참기 힘들게 만든는 일들이 생기지요...나를 왜 나쁜사람으로만드느거야...하는
용기있게 화해하심에 박수를보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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