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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둘에 기초학문 석사 과정 들어가면 미친 짓일까요
이제 조금 육아에 여유가 생겨서 뭘 하면 좋을까 생각을 하는데
원래 제가 하고 싶었던 건 순수 학문 공부였거든요
근데 밥벌이를 해야하니까 자격증 시험 공부를 했던 거였는데..
문득 그냥 미친척하고 이 나이에 석사를 들어가서 공부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을 하니 꿈에 부푸네요
마흔 둘에 박사를 마쳐도 자리를 못잡는다는데..
교수가 되고 싶은 건 전혀 아니고요
헌법을 공부해서 관련단체에서 뭐 무급이라도 연구원을 하거나 뭐 좀 정책적으로 접근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아니면 공부하면서 책을 써보고도 싶고요
넘 허무맹랑한가요
애아빠한테도 선뜻 꺼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좀 허무맹랑해서 (게다가 제가 나온 학교의 경우 별도 시험 없이 면접과 서류로만 뽑는다는데 제 학부때 성적은 과락을 간신히 면한 정도..)
그때는 법 공부가 싫었어요. 그리고 다른 동아리 활동에 열성.
자격증 공부하던 것도 이쪽 관련이라.. 하던 공부를 살리면서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길을 생각하다보니 어떨까 싶은 생각이 점차 그냥 공부를 하고 싶다는 쪽으로 가는데
제 학번때 친구들이 이미 그 학교 로스쿨 교수거나 (로스쿨은 젊은 교수들을 많이 채용하더군요.) 강사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인데
조언좀 주세요. 부탁드려요
1. 지나다
'11.6.30 11:51 PM (119.204.xxx.21)같이 석사했던 선생님중에 육아병행 하시면서 하시던 분이 계셨는데, 한학기 끝나고 그만 두셨었어요. 저도 순수학문 석사 였는데, 대학원 공부가 생각했던것 보다 진짜 빡쎄요 진짜. 과제도 빡세고 수업발표 준비하는것도 정말 잠이 안와요. 저희동기들 정말 하나 같이 생각보다 너무 빡세다고, 본인 발표 있기전날은 왠만하면 밤새는거 기본 이였어요. 의도는 너무 좋으신데, 생각보다 정말 힘들어요.
2. ...
'11.6.30 11:52 PM (14.32.xxx.132)학비는 누가 대나요?
3. 애엄마
'11.6.30 11:55 PM (183.97.xxx.219)원글인데요..
동기들에 대한 질투심은 전혀 아니고요. 되려 교수 학생으로 부딪힐 일이 있으면 불편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지원을 접는 부정적 원인 중의 하나로 적은 거랍니다.
대학원 학비가 정말 걸리더군요.. 나와서 뭘할지도 불명확한 상황에 그 돈을 들여서 애도 크는데. 쩝.. 돈은 제가 싱글일 때 부터 가지고 있던 게 아직도 좀 있어서.. 그동안 애아빠가 공부하는 거 뒷바라지 해준 거에 대한 보상 겸 나도 기회를 가지겠다는 명분?으로 질러볼까도 생각은 드는데.. 그 돈으로 다른 걸 하면.. 하는 생각이 들면. 역시 요즘 등록금은 미쳤어요 ㅠㅠ4. 전 추천
'11.6.30 11:57 PM (218.51.xxx.99)흐흐 제가 그 나이에 석사 땁니다. 그것도 두개 씩이나
처음에 하나는 대학 졸업하자마자 대학원갔고요.
전공 바꿔서 다시 두번째 대학원을 7년전에 넣고 휴학에 휴학을 거듭 이번에..
코스웍 할때 젊은 사람들 많지만 5/1정도는 40대중후반도 있어요 물론 석박사 같이 수업을 많이 들으니... 특히 실전에 계신 분들이 이론 필요해서 오는 경우도 있어서요
앞으로 사회는 더욱 다양화될테니 지금 하셔도 늦은 것 아니에요5. 노력하실거면
'11.7.1 12:13 AM (112.187.xxx.116)해보셔도 되지요. 충분히!!! 백살까지 사실 거잖아요.
어떤 90노인이 어학공부를 시작하며 그랬답니다.
"내가 젊어선 열심히 노력해 능력도 인정받고 60되서 은퇴할 때까지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60 이후 30년은 내 한 평생의 3분의 1인데 돌아보니 너무 아깝게 아무것도 안 하며 보냈다. 그땐 내가 이렇게 오래 살게 될지 몰랐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어학공부를 시작한다. 아직 정정하니 백살까지만 살아도 앞으로 십년이나 남았다."
저 이 얘기 요즘 되새기고 있어요. 대학 때 맨날 수업도 빠지고 목숨걸고 공부 한적이 없다는 게 아쉬워요. (86학번 그시절이 그랬잖아요. 도서관서 공부하기에도 눈치보였던. 물론 제가 단지 눈치보여 공부를 안 한건 아닙니다. ㅠㅠ)
이십 년을 든 거 없는 머리에서 빼먹고 일하다보니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지가 한참 전부터인데 맨날 생활을 핑게대고 있죠. 저 노인처럼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도 안 늦었을 거예요.6. 제 선배
'11.7.1 12:13 AM (218.51.xxx.99)헌법하고 있습니다. 법학도 이론으로 가면 무궁무진합니다. 법이론으로는 어차피 학설의 대결이고 논리싸움이니.. 법제쪽으로는 특히 그렇고요. 그리고 나이가 있으니 교수들이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 장점 아닌 장점도 있답니다.
7. 법
'11.7.1 12:17 AM (90.24.xxx.150)지금 제가 법학 박사과정인데요. 로스쿨 가시는게 아니고 일반대학원 (특수법무대학원 말고) 법학과 생각하시는 것 맞나요? 로스쿨때문에 법대 일반대학원이 풍전등화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석사과정은 로스쿨 또한 석사기 때문에... 일반대학원 석사과정이 여러모로 참 어찌될지 모르겠네요. 아쉽게도 로스쿨제도 도입이후에 학문으로서 법학이 많이 죽어가고 있어요.
물론 학문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지요. 사시 공부하는 사람처럼 열심히 해야 학문으로 인정받습니다. 만약 학문으로 승부하실 게 아니시라면 특수법무대학원 (각 학교마다 다 있어요) 쪽을 알아 보시는게 나을 수도 있어요.8. 애엄마
'11.7.1 12:29 AM (183.97.xxx.219)긍정적인 댓글 주신 분들. 마치 합격 통보 받은 기분입니다. ^^
모든 덧글님들 정말 다 감사하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답을 (객관적인 근거로) 원했던 지라. 감사합니다.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힘이 되었어요.
저희 세대 예상 수명이 정말 백세라는데. 사고 없고 질병 관리 잘한다는 전제겠지만요, 저는 좀 늦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강하고요.,. 문제는 결국 공부가 아니라 마치고 난 후에 하게 될 일이 있냐는 문제인데 (오십이 되겠지요) 위에 님 말씀하시는 것 처럼 사시 공부하듯 열심히 할 생각 당근이고요 (자격증 공부했던게 사시공부였고요 삼십대 초중반에 시작해서 3년 정도 하다 시험은 쉬면서 책은 계속 봐왔는데 올해 다시 시험공부를 할려고 하니. 이 자격증 따서 하게될 실무가 정말 내가 원하는 건가 하는 근본적인 회의가 좀 들더군요. 물론 그 사이 결혼 안하고 제가 제 밥벌이를 해야 한다면 짤없이 고시나 로스쿨로 고고인데.. 애아빠한테 기댄다기 보다는. 개인적인 히스토리상 좀 제 욕심을 부려도 될 상황이 있어서.. 꿈의 세계로 함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로스쿨이야 말로 어린애들이랑 경쟁하면서 목숨 걸기에는 넘 불확실성이 크고 궁극적으로는 제가 원하는 공부는 아니라서.. 어차피 이 나이에 모든 거 무릅쓰고 붙어볼려면 하고 싶던거 함 해볼까 하는 거였어요.
여튼 댓글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쓰고나서는 챙피도하고 댓글도 없으실거 같아 지울려고 했는데 제 개인적인 문제에 조언들을 주시니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9. 한마디
'11.7.1 12:54 AM (118.32.xxx.195)저도 한마디 거들어요.
저는 마흔 한살예요.
전 어학쪽 석사과정중예요.
학비는 학자금대출.ㅋ
애들아빠가 적극 밀어줘요.
시험기간엔 반찬 사다가 애들 먹이구요, 도서관서
살다시피 공부해요.
대학원공부 학부보다 공부할양이 엄청나요.
하실거면 각오 단단히 하셔야해요.
저희학교는 저보다 나이 적은 교수님이 한분.
근데 제 전공과 달라 그 교수님수업 수강할일이 없어서
마주칠 일 전혀 없어요.
저처럼 나이든 학생 은근 많아요.
교수님들도 나이 든 학생 배려해줘요.
마음은 배려, 성적은 공평..ㅋ
늦지 않아요. 도전해 보셔요. 가치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이렇게 장문장 처음 써봅니다.ㅋ10. 123
'11.7.1 1:20 AM (118.221.xxx.88)대차대조표를 만들어보세요.
이익과 손해(희생)
그리고 열심히 고민하시고 결정하세요.11. 아뇨아뇨
'11.7.1 8:22 AM (183.98.xxx.192)저는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제 어머니가 그런식으로 시작하셨다 교수도 되시구... 뭐, 물론 교수되자고 시작은 안하셨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낮밤을 가리지 않고 하시더니 운도 따라주었고해서 박사도 하시고 교수도 되셨어요.
나이 들어 공부하는 거, 이거 참 좋은 투자입니다. 여러가지로.12. 애엄마
'11.7.1 10:59 AM (183.97.xxx.219)원글인데요.. 정말 너무 감사해요.
제가 만일 공부를 하게된다면 그래서 성실히 삶을 살게되고 어떤 결실이라도 거두고 더욱 삶에 대한 만족이 커진다면 그건 전적으로 여기서 조언을 주시고 힘을 주신 님들 덕분입니다.
애아빠가 매사에 부정적이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라 애아빠한테 먼저 조언을 구했다면 (지금 냉전중이라 아직 말도 안했습니다만) 아마도 부정적인 답을 듣고 그래 이 나이에 무슨.. 하고 접었을 수가 많을 것 같은데요
윗님. 나이들어 공부하는 거 참 좋은 투자라고 까지 해주시니 (저도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주관적인 것일 뿐이라 내놓고 말하기가 그랬거든요) 정말 자신감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대한 신뢰감이겠죠)이 비로소 두 발을 뻗네요 ^^
정말 감사합니다. 님들
혹시나 올해 말쯤 좋은 결과 있으면 여기다 다시 포스팅하고 작은 선물이라도 드릴까봐요
그만큼 제게는 오래된... 어떤 공부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늘 있었고 경제적인 문제, 현실적인 숙제들 때문에 해오지 못했던 거였거든요
휴대폰으로 장문 써주신 님. 감사합니다. 넘 행복한 답변 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