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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남편에게 한 마디 했네요

후회 조회수 : 1,170
작성일 : 2011-04-26 11:32:31
저희는 주말부부에요

연애기간은 길었지만 제가 지방에서 근무해서 같이 살 수 있을 때 천천히 결혼하자고 하던 중

아이가 생겨서 결혼하게 됐어요

식은 올렸지만 저는 뱃속에 아이가 있는 상태에서 지방에서 막달까지 혼자 살며 계속 일을했고

출산휴가 3개월 동안 남편 집에서 잠깐 산게 다에요

마땅한 신혼집도 없었고 아이는 서울 친정에 맡기고 주중엔 서로 각자 자취하던 집에서 살다가

주말에 좁은 남편집에 아이랑 셋이 모여 지내다 일요일 저녁에 다시 뿔뿔히 흩어지는 생활이 4년째에요


남편 천성이 게을러서 연애할때도 자취방 쓰레기더미로 만들고

이불도 곰팡이 펴서 버리고 집에서 요리따위 안하고 외식하거나 과자부스러기로 때웠기때문에

결혼해서도 크게 달라질 거라고 기대는 안했어요

금요일에 올라가면 당연히 모든 살림은 제 차진데

대충 방 치우고 그동안 썩어있던 음식물 쓰레기 치우고 장봐서 밥해먹고 남은음식 넣어두면

다음주 고스란히 썩어있을 정도로 남편은 전혀 살림에 신경을 안써요

저도 주말마다 하는 살림이라 내 집 같지도 않고

주중 내내 일하다가 올라와 여독이 풀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하루종일 서서 뒤치닥거리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외식도 자주 했었는데 변변치 않은 살림에 그나마도 부담이라 그러지도 못하겠더라구요

사실 식을 올리고 아이까지 낳고 살고 있지만 내가 정말 결혼했구나 하고 실감하기까지는 몇년이 걸렸어요.

남편은 천성은 착하고 아이 같은 사람이에요

내가 버럭 화내면 미안해 하면서 도와주기는 하는데 설거지 하나만 시켜도 어찌나 꾸물대는지

한 30분 설거지 하다 거실에 와서 티비보고 있길래 다했냐고 물어보면 잠깐 쉬러왔다고 웃으면서 다시 부엌에가고 이런 식이에요

다했다고 해서 가서 보면 여기저기 물튄건 그대로라 마무리는 내가 해줘야하고 아무리 가르쳐도 살림이 늘지가 않아요

차라리 내가 사는 곳으로 남편이 오면 편할텐데 아이가 서울에 있어서 제가 올라가야 하네요

남편 수입이 넉넉치 않았고 제가 남편보다 1.5배정도 벌고 있었는데 8개월 전 남편이 실직을 하게 됐어요

그런대 혼자 서울에서 도대체 뭘하는 지 모르겠어요

오래 일했으니까 몇달은 쉬게 놔두자 싶어서 회사 안나가도 되니까 나 있는 곳으로 잠깐 내려와 있어라

그래도 할 일이 있다며 절대 안 내려와요.

전 당장 수입이 줄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온 갖 스트레스 다 받고 있는데

이 사람은 무사태평이네요

참다 참다 화가나서 당신 가장이라고 제발 책임감좀 가지라고 몇번 버럭 해봐도 미안하다고 그때 뿐이고

내가 당신이라면 편의점 알바라도 하겠다고 했더니

그럼 주말에 아이랑 저랑 못 놀지 않냐고 핑계대네요

어제는 인터넷으로 퇴근 후 할만한 아르바이트 구하다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나서 남편한테 전화했어요

내가 불쌍하지도 않냐 니 딸이 이렇게 산다면 기분이 어떻겠냐

지금 까지 속에 담아왔던 말을 다 쏟아 부었어요

아무말도 안하고 듣고만 있길래

서로 수화기만 들고 있다가 끊었네요

남들처럼 신혼여행도 못가고 제대로 된 신혼 생활도 못해보고

요샌 자기연민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어요




















IP : 132.3.xxx.6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4.26 11:38 AM (1.225.xxx.65)

    그렇게라도 안하면 님 미쳐요. 잘하셨어요. 토닥토닥..

  • 2. 꽃들
    '11.4.26 11:39 AM (118.216.xxx.20)

    저도 토닥토닥... 그리고 얼굴 맞대고 남편과 깊게 얘기해 보세요
    대화가 중요한 것 같고, 전화로를 전달 잘 되지 않아요

  • 3. 그렇게
    '11.4.26 11:59 AM (14.52.xxx.162)

    따로 지내시면 남편은 가장의 책임감 못 느껴요
    좀 강력하게 말해서라도 원글님쪽에 와서 직장 구하고 자리 잡으셔야 할것 같은데요,
    너무 오래 따로 사셨네요

  • 4. ,,,
    '11.4.26 12:05 PM (118.220.xxx.99)

    그렇게 세월보내다가는 평생 백수로 살수도있어요 8개월이면 너무오래
    참아주었네요 1,2개월이야 쉴수있다지만 3개월이 넘어가면 타성에젖어요
    한집안의 가장인데 너무 무책임한거네요

  • 5. ㅡㅡ
    '11.4.26 1:18 PM (114.206.xxx.248)

    이공..,
    상황이나 성격이 저희랑 반대이군요..
    전 제가 그래서 남편에게 여러모로 캥기는데...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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