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이 오늘, 내일 한반도를 덮어버린다는데...
멜팅다운까.지.는. 아니라는 기사도 읽었는데..(까지는.. 이란 말이 이렇게 무섭게 들리긴 처음..)
인터넷으로 확인한 미세먼지 수치도 신경쓰이는데..
아이의 현장학습이 연기되었다는 안내문이 더 겁나는데...
공포와 걱정과 당혹스러운 이 와중에도.. 일상은....일상적이네요..
매일 하던 환기가 무작정 두려워 열까말까 망설이다 발바닥에 까슬하게 밟히는 둘째녀석의 흔적들과
부직포걸레로는 어쩌지 못하는 뽀얀 먼지들이 결국 창문을 열고 청소기를 돌리게 합니다.
환기를 못시키는 탓에 몇주째 노려보기만 했던 누렇게 찌든 가스렌지 후드필터도 결국 옥시크린을 넣고
폭폭 삶아내느라 환기 시간은 더 길어졌구요.
반에서 혼자만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혹시 싫으냐는 물음에 "아니..난 특별한게 좋아.."라고 씩씩하게
대답해주고 선뜻 마스크를 쓰고 다니던 큰애도 결국 오늘 아침엔 마스크를 쓰고 가지 않겠다고 하네요..
학교가는 아침엔 가능하면 안좋은 소리를 하지 말자는 주의라.. 그러렴.. 했는데..
운동 가는 뒷통수에.. 마스크.. 소리가 나오자 마자 뛰어서 엘리베이터로 달아나는.. 아이를 잡진 못했어요.
일주일에 너댓번은 먹던 생선요리와 매일 끓여서 냉장고에 넣어두던 멸치육수가 사라진지 한달이 넘었지만..
결국 어제 멸치와 건어물을 주문해서 오늘 받은 상자를 보면서 한숨을 쉬지만 결국 육수를 내고 있어요.
생선을 좋아하고 특히나 고등어를 무척 좋아하는 두 녀석의 고등어가 먹고싶다는 합창에 아마도 내일은
고등어랑 생선도 사게 되지 싶습니다.
배째라는 일본도 밉고 내나라 국민들의 배도 같이 째주렴.. 하는 정부도 2메가 아저씨도 다 밉습니다.
인생을 절반쯤 살아온 저도 절반쯤은 방사능을 몸에 쌓으면서 살겠지만 인생의 시작점에 선 아이들은 평생을
방사능을 쌓으면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대책없는 두려움이 앞서지만 결국 그 두려움을 일상의 힘이
덮어버리네요. 사라지지 않고 덮어두고 지켜내고 살아야 할 일상이 불안불안합니다.
뭐가 진실인지.. 뭐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것인지를 모른다는 것이 더 두렵네요.
진실은 이것이고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치우치지 않는 설명과
감성과 이성을 아우르는 신뢰의 리더쉽이 너무너무 간절합니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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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도 어찌 못하는 일상의 힘이란..
파란수국 조회수 : 953
작성일 : 2011-04-19 19:33:39
IP : 116.123.xxx.21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그러게요
'11.4.19 7:41 PM (14.45.xxx.100)어제도 하루종일 집에 있었고 오늘도 하루종일 집에 있자니 나보단 울 강쥐가 스트레스 받을것같아 결국 나갔다왔습니다. 강쥐도 씻기고 저도 샤워하고 빨래 돌리며 울적하기만 하네요..
어쩌다가 이런 세상을 맞게 되었는지..2. ..
'11.4.19 7:43 PM (14.45.xxx.100)올바른 지도자만 있어도..그래서 모두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과정이라면 이렇게 슬프진 않을 듯해요..
3. 보라색울렁증
'11.4.19 7:51 PM (121.124.xxx.98)누군가가 좀더 신경써서 가이드를 해줬으면 합니다. ㅠ
4. 사월의눈동자
'11.4.19 8:24 PM (175.208.xxx.70)멜트다운은 후쿠시마 원전 초기 문제 때 예상했던 거예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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