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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등심 블랙페퍼소스 볶음 [쇠고기 볶음]

| 조회수 : 7,197 | 추천수 : 107
작성일 : 2003-11-10 20:37:44
어제 저녁 늦게 친정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내일 바쁘지?"
"왜요?"
"배추 10포기 사다 절였는데..."
"(귀찮은 생각이 들어서) 바쁠 지도 모르는데, 아직 몰르겠는데요.."
"(미안한 목소리로)바쁘면 할 수 없고..., 낼 아침에 전화해줄래?"

솔직히 그 김치, 저희 집이 제일 급해서 하는 김치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나 몰라라 하겠어요.
월요일 아침이라, 게다가 어제 '병든 닭놀이'를 하고 난 끝이라, 집안일이 얼마나 많은지...
속옷이랑 수건 삶아 빨고, 티셔츠를 따로 한번 돌리고, 쓰레기 갖다 버리고, 토요일날 하다 말고 밀어뒀던 귤잼 마무리 하랴, 청소기 돌리랴, 짬짬이 전화하랴...

1시 넘어서 갈현동에 가보니, 친정어머니 "딴 건 다 하겠는데 쭈그리고 앉아서 배추씻기 겁나서 너 불렀어"하시네요. 관절이 좋지 않으시거든요.
에궁, 참 자식이 뭐길래...., 지나가는 말로 배추김치가 다 떨어져 가는데 했더니, 그 말이 땅에 떨어져 흙도 묻기 전에 배추 들여서 절여놓으셨네요. 그런데도 이 나쁜 딸은 귀찮은 생각 먼저하고...

엄마가 차려주는 점심 먹고 배추 씻어서 건지고 속 넣어가지고 집에 들어오니 6시가 훌쩍 넘었어요.

또, 뭘 해먹지?!
고민하다가 김치냉장고 안에 있던 쇠고기 등심 딱 한조각 꺼내서 고기망치로 두드려서 연하게 한 다음 손가락 굵기로 썰었어요.
그리고 껍질콩 꺼내서, 아, 최근에 캔에 들은 제품 사둔 게 있었거든요, 캔 뚜껑을 땄죠.
일단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군 다음, 고기를 익히다가 포도주 한술 떨어뜨려 익힌 후 껍질콩을 넣고 블랙페퍼소스를 넣고 볶았어요.



전부 먹던 반찬에 덜렁 새반찬 이거 하나놨는데...
kimys, "맛있다, 이거 맛있는데..."하네요.
제 입에도 후추의 향이 살아있는 것이 괜찮은 것 같네요.

"오늘 먹던 반찬들 또 남기면 다 버릴래"하고 협박 비슷하게 했더니 우리 시어머니랑 kimys, 먹던 반찬 들 싹싹 비워주셔서...물론 저도 2가지나 비워냈죠.
아주 개운해요, 쬐끔씩 남아있던 먹던 반찬 6가지 해치우고, 오늘 해서 올린 등심볶음도 바닥을 드러내고...
협박이 먹혀서 기분 좋은 밤, 지금 압력솥으로 하고 있는 약식 보러 부엌으로 갑니다!!

약식이옵니다!!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성희
    '03.11.10 8:40 PM

    블랙페퍼소스가 뭐예요? 후추소스?

  • 2. 김지연
    '03.11.10 8:48 PM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kimys님은 '맛있다 맛있다'를 참 잘하시는 것 같아요.
    물론 혜경샘의 정성이 들어간 요리 맛있는 건 당연하겠지만 새롭고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데 칭찬이 참 좋은 격려인것 같아요. '이건 이렇게 말고... 저렇게하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기죽이면 저 같이 요리도 못하고 할 생각도 않는 무능한 주부가 되어버리구요...^^

  • 3. 쥴리맘미
    '03.11.10 8:48 PM

    약식 맛나게 됬나요 선생님!!!
    저요 저번날 82레시피 보기 전에요 귀동냥으로 약식 했드랬는데요.
    압력 솥에 밥먼저 하고 다음에 대추,밤,잣.양념해서 압력솥 돌리니 그게 익겠어요.
    ㅎㅎ타지 다시 찜통으로 옮겨 찌고 결국엔 죽 썼습니다.울 어머님이랑 이쁜 두 신우 들이 맛은
    있다며 먹어 주더군요 고맙고 미안 한지 82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그런 실수 안하는 건데요!
    내일 장바다 다시금 도전 해보구 금요일 시댁 갈때 예쁘게 해서 가져 갈랍니다. 파이팅!!!

  • 4. 김혜경
    '03.11.10 8:54 PM

    김지연님 맞습니다.
    그 "맛있다 맛있다"가 독약입니다, 정말 맛있는 줄 알고, 자꾸 새로운 음식 해서 바칩니다. 물론 그 부산물이 요리책이긴 하지만...하여간 허리가 휩니다, 맛있은 음식해 대령하느라고...

    쥴리맘미님 약식이 잘 되긴 했는데 너무 안 다네요...일밥, 출간 후 너무 바빠서 이번에 처음 했더니...먹을 때 설탕에 찍어 먹야할 정도로 안 달지만...그냥 먹으려구요...색깔이랑 찹쌀이 무른 정도랑은 딱 좋은데...

    김성희님...시판소스 있어요, 후추향이 강한...

  • 5. 초록부엉이
    '03.11.10 9:15 PM

    정말 부지런하세요...

  • 6. 치즈
    '03.11.10 9:22 PM

    왜 선생님께 에너자이저라고 하는지 알겠네요.
    전 우리집 김치 담는 날은 자장면 시켜먹는 날이었는데 많이 사람되었지요.
    생김치에 밥하고 된장찌게만 하면 맛있다는 것 알고요.

    저도 블랙페퍼소스는 처음 들어봐요.
    어느회사거가 좋은가요?
    푹쉬세요.
    저도 선생님 약식 맛 보고 싶네요.*^^*

  • 7. 복사꽃
    '03.11.10 9:30 PM

    혜경샌님! 귤잼은 어떻게 만드셨어요? 궁금하옵니다. 알려주시와요.

  • 8. 러브체인
    '03.11.10 11:57 PM

    그러게여..늘 느끼지만 물론 혜경언니가 맛나게 하시는 탓도있겠지만 잊지 않고 이거 맛나다 이거 좋다 해주시는 남편분이 계시기에 더더욱 열심히 맛난거 척척 해드리는게 아닌가 싶어여..^^

  • 9. 임영빈
    '03.11.11 12:03 AM

    저도 난생 처음 약식을 해보았답니다.
    매번 시어머님이 해주신 것만 먹다가, 저번에 러브체인님이 올려주신
    전자렌지로 하는 간단약식을 해보았지요.
    결과는 대성공!!!
    정말 간단하면서 맛도 있었답니다.

  • 10. 이슬새댁
    '03.11.11 1:12 AM

    이늣은밤...저의 배를 울리는 저 약식과 쇠고기 등심..
    우아..괴롭다..넘 잔인도 하셔라~~T.T

  • 11. 때찌때찌
    '03.11.11 9:16 AM

    맛있게 보여요.. 샘.. 맛났겠죠?
    신랑이 맛있다.만나다..해주면.. 얼씨구나 좋져.. 밥먹다 그소리 들음 배불러서 밥도 다 못먹져..^^

    이번달 말에 어머님 생신... 떡케익도 하고 싶은데...5월달에 아버님생신..제과점 케익으로 넘겨서 저좋아사시는 울아버님 삐치실까봐(순전 제생각) 우짤까 망설이고 있어요.
    그냥 약식으로 할까.. 어제밤에도 그거 고민하다가 꿈도 꿨지 뭐예요..ㅎㅎ
    할껀 많은데.......안따라주네요. 시간도..몸도.........ㅎㅎㅎ

  • 12. 쌀집
    '03.11.11 9:18 AM

    저도 어제 밤에 약식을 했는데 맛을 달달하니 좋은데 색깔이 시꺼멓게 됐어요. 키친토크에서
    꽃게님 레시피대로 했는데 왜 그렇게 됐는데...설탕을 흑설탕 쓰는것 많나요? 아니면 황설탕을 써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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