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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너무 맛있는 [무청찌개]

| 조회수 : 8,800 | 추천수 : 124
작성일 : 2003-10-31 19:52:13
오늘 예전에 같이 일하던 후배네 집에 갔었어요.
의정부에 살다가 일산 월마트 앞 태영아파트로 몇달 전 이사왔는데 이제서야 가보게 된거죠.
다른 후배들이랑 모두 넷이서 그 후배가 솜씨를 발휘한 거 맛나게 먹었네요.
오늘 그 후배에게서 배워온 엄청쉬운 요리가 있는데...그건 요담에 소개하기로 하고...

그 후배가 새언니가 많이 줬다며 우거지를 가지고 가겠냐고 하네요. 냉큼 달라고 했죠. 안그래도 지금 일주일째 국물은 미역국와 된장찌개로, 반찬은 도토리묵과 참게장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우거지로 찌개를 하면 얼마나 환영받을까 싶어서...

집에 가지고 와보니 무청을 삶은 거에요.
상태로 보아 말리지 않고 삶기만 한 것 같아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맛된장을 한수저 떠넣고 참기름도 조금 넣고해서 조물조물했어요.
그리곤 냄비에 볶았는데...이때, 지난번 촬영 때 쓰고 남은 새우가루 멸치가루 표고가루를 조금씩 넣고 달달 볶다가 국물, 넉넉히 붓고, 국보다는 적고, 찌개보다는 많게, 끓이다가 파 마늘을 넣었는데...

우와 진짜 맛있네요.
kimys, "무청이 이렇게 맛있어!"하길래 확 눈을 흘겨줬어요, 언젠 뭐 맛있는거 안해줬냐, 항상 맛있는 거 해주지 않느냐 하는 눈빛이었죠. 큭큭.

화학조미료 단 한톨도 안들어가도, 주부의 손맛과 그리고 멸치가루 표고가루 같은 것만 들어가면 아주 소박한 재료로도 얼마나 맛있는 음식이 되는지....


아, 저 후배들하구 잘 먹고 잘 노는 동안, 저희 친정엄니, 순무 일곱단 다 김치 담그셨대요...
한참 놀고 있는데 가져라고 전화하셔서 깨갱 하면 꼬리 내렸습니다.
순무김치가 진짜 맛있어 보이는데...
순무가 뭔지, 순무김치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도 못들은 척 하고 있는 이유는, 사실, 제 디카 고장났습니다. 그래서 요새 사진을 거의 올리지 못하고 있죠.
아들이 아주 좋은 디카를 하나 샀는데 차마 그걸 빌려달랄 순 없고...
칭.쉬. 많이 팔아서 그 인세 받거든 다른 건 몰라도 디카는 하나 사야겠어요.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마샘
    '03.10.31 8:06 PM

    남들이 말한다는 1등이네요..
    저두 먹고 싶어요.. 신랑이 없다고 맨날 군것질만하다가 속다버릴것 같아요..
    근데 신랑없을땐 왜이리 밥하기도 싫을까..

  • 2. 아짱
    '03.10.31 8:45 PM

    칭.쉬 20만부 팔리기 전에 디카 사셔야되요..부디 빨리...
    요즘 사진 안 올리시니 쿠킹노트가 맹숭한거 아시죠?

  • 3. 치즈
    '03.10.31 9:01 PM

    저도 엊그제 무우로 물김치 담고 무청은 따로 데쳐놓았는데요
    무청찌개 한번 해야겠네요.
    시래기국 끓이듯이 만 해보았는데 .....또 배우네요.

  • 4. 여주댁
    '03.10.31 9:08 PM

    저도 오늘 저녁 무청조치해먹었어요.
    찌개보다 물을 더 적게 잡은 걸 조치라 한다지요?
    싱싱한 청달린 동치미를 회사직원이 뽑아 주었다는 데, 말 그대로 태양에너지를 듬뿍 담은 에너지 덩어리같아보여 감탄해가며 씻었지요.
    미리 이글을 읽었다면 저도 표고나 새우로 맛을 더했을텐데 국멸치하고만 해서 아쉽네요.
    역시 고수십니다.

  • 5. nowings
    '03.10.31 10:04 PM

    아, 표고와 새우도 넣을걸...
    친정엄마가 우거지를 많이 해서 주먹 주먹 얼려 주셨는데, 멸치국물에 된장만 풀어서
    먹었답니다.
    냉동고에 얌전히 앉아 있는 표고와 새우를 너무 무시했나봐요.
    다음에는 무시하지 않고, 깊이 존중하여 맛있게 먹어야겠어요.

  • 6. 친정이모
    '03.10.31 10:42 PM

    무청찌개 원단으로 하는 법
    선생님 감히 제가 원단으로 하는 법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단식한다고 하다가도 울 할머니 이 무청찌개 앞에서는 깨개갱했거든요.
    우선 삶은 무청이나 씨레기 말려 삶은 것 헹궈서 물기를 짠 후에 된장고추장을 적당히 넣고
    멸치가루도 좋지만 이건 굵은 멸치가 내장 빼고 머리빼고 반 갈라진 상태에서 그냥 같이 엉기고 있어야 먹음직하답니다.
    된장이 들어가니 당근 생강을 조금 넣어야 맛이 좋고
    파 마늘 알아서 너십시요.

    참기름 대신에 들기름을 넉넉히 둘러 조물 조물 무친 후 볶다가 샌님처럼 물을 적당히 부어 충분히 끓여 주는 데 제맛이 있습니다.
    저만 도시에 사는 시골인줄 알았는 데 82cook 모두 좋아하신다니
    갑자기 동지의식이 더 생기는 거 있지요.?

  • 7. 훈이민이
    '03.11.1 10:13 AM

    무청찌개는 처음들어보네요.
    근데 돌아가신 저희 친정아버지께서 시래기 나물을 엄청 좋아하셔서
    처녀적 참 많이 먹었드랬어요.
    제가 처녀적에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서 아쉽게도 엄마한테 그 비법을 전수받지 못했어요.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날씨가 쌀쌀해지면 시래기 나물이 생각나네요.
    들기름에 불린 시래기 꼭짜서 볶다가 물 붓고 푹 끓이다 파 마늘 넣고
    해봤는데 그 비슷한 맛은 나는데 그때 그맛은 아니네요....
    혜경선생님 무청찌개 읽으니까 갑자기 생각나서리....
    혹 맛있는 방법 있으시면 알려들 주세요~~~~

  • 8. scymom
    '03.11.1 10:33 AM

    된장 넣고 끓여도 맛있구요. 후루룹...(침 흘립니다)
    친정엄마께서 가끔 해 주셨었는데,
    새우젓만 넣고 폭 끓여도 맛있어요. 파, 마늘 넣고요.
    이거 하나면 군소리 없이 밥 뚝딱하곤 했는데. 쩝...
    우리 남편 먹어줄라나 모르겠네.지금 냉장고에 무청 씨레기 있는디...

  • 9. 김혜경
    '03.11.1 10:37 AM

    맞아요...울 친정엄마, 새우젓넣고 무청시래기 끓여주셨는데...남은 건 그렇게 끓여봐야겠네요...

  • 10. 초록빛모자
    '03.11.1 10:57 AM

    저요 질문이요
    무청이나 시래기 삶을때요 그냥 삶나요 아님 소금을 넣나요

  • 11. khan
    '03.11.1 4:26 PM

    소금물에 삶는게 좋아요
    조금 무르게 삶구요.

  • 12. 초록빛모자
    '03.11.2 10:05 AM

    칸님 감사!!!

  • 13. 몽실~
    '03.11.2 11:08 PM

    고등어 지져먹을때 무청을 넣어도 얼마나 맛나다구요..
    에고.. 먹고 싶어라..

  • 14. 홍승현
    '03.11.4 6:35 AM

    오늘 "샤브샤브"요리 검색하다가 여길 가입 했어요. 가입 동기는 ..침이 자꾸 고여서!!(실생활의 요리에 확실한 정보가 많아서요.ㅎㅎㅎ)
    여긴 텍사스인데. 한국에서는 너무 흔해서 신경도 쓰지 않았던 무청,버섯(새송이? 유기농 상점에나 가야 겨우 있고 ,가격?ㅠ.ㅠ) 바지락,아삭거리는 윗동 파아란..무우...흐```쓰고보니 또 침 넘어가네요. 여기 무는 깍두기를 해도 영~아닌 듯 하고...이만 할께요.
    가입하게 되어서 감사하구여....반가워요~~~~~

  • 15. 포이보스
    '03.11.4 1:09 PM

    오늘 아침에 우리도 해먹었는데 일찍 들어와 볼걸??
    저희 집에선 국물에 들깨가루 껍질벗긴거 있죠 들깨차 해먹는것
    고것도 좀 넣어보세요. 진짜 맜있는데...
    우리 애들은 어려서 부터 잘먹어서 아침에 우리 아들 (9살) 국물이 시원하다
    그러면서 밥 한그릇 다먹고 학교에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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