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전 어 회
저희 시어머니, "전어회는 쩜(좀) 먹고 싶은디..." 하시네요. 당장 대령해야 마땅하지만 이래저래 바쁘다보니 오늘에서야 짬이 났어요.
매일 출판사에 출근, 교정지를 볼 생각이었으나, 며칠동안 제가 1차 수정해놓은 것 입력작업이 덜 되서 오늘이랑 내일은 출판사에 나지 않아도 되게됐어요.(호야맘님 금욜!!)
오전에는 집안일 좀 하고(주부가 잠시 한눈을 팔면 왜 그리 치울 곳이 많은지), 1시쯤 집을 나섰어요.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작살낼까, 아님 어깨랑 허리나 지져볼까 하다가 목욕탕에 가기로 했습니다, 물론 2천원 더 내면 찜질방을 쓸 수 있는 곳이죠.
증산동에 있는, 자주 가는 곳엘 갔어요. 상은주님의 권유가 생각나긴 했지만 돈이 좀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꾹 참고 때만 밀고는 찜질방에 갔는데...거기는 토굴방이라고, 한사람씩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토굴이라면 깜깜해야 마땅하나 적외선등까지 달린 아주 환한 곳이에요. 7칸쯤 있는데 평소에는 감히 이곳을 차지할 수 있으리란 기대조차 안하는데, 정말 불황의 골이 아주 깊더군요, 목욕탕에도 사람이 없고, 찜질방에도 사람이 없고, 토굴방까지 텅텅 비어있어요.
잠시 혼자 좀 쉬어보겠다고 누웠는데 일어나보니 1시간도 넘게 잤더라구요.
그동안 고달펐던 심신이 좀 달래진 것 같네요. 새 기운이 펄펄~~나고. 황토방이랑 자수정방 다니면서 땀을 쫙 빼고는 상쾌한 기분으로 kimys 픽업하러갔다가 곧장 마포농수산물 시장으로 떴습니다.
전어회사러~~.
살아있는 전어를 물어보니 4마리 1만원이래요,허걱, 허지만 손질까지 다 해준다니까 비싸도 사야죠.
6마리를 회 떠서 저녁상에 올리니 "고소하다""맛있다"며 어머니 넘넘 잘 잡수네요.
정말 전어회가 고소하긴 하네요.
어머니 잡숫는 걸 보면서 며칠내 다시 가서 한번 더 떠다 드리라 맘 먹었어요. 항상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딱 때가 있는 것을... 우리 엄니 몇년이나 가을철 전어회를 드실 수 있으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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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안개
'03.10.8 8:25 PM어머! 일등....
전 오늘 병어조림 해먹었어요.
전어는 마트에서 구경하기가 힘들더군요.
제철이라고 하는데....
어머니가 잘 잡수셨다니 좋으시겠어요.2. 복주아
'03.10.8 8:36 PM선생님! 저 로긴 했는데요?
이제 어떻게 해야 되나요?
죄송 합니당.3. 김혜경
'03.10.8 8:39 PM복주아님 죄송하긴요...쪽지함 열어보세요, 제가 쪽지보냈어요.
4. 우렁각시
'03.10.8 8:40 PM맞아요, 전어회는 때가 있죠~~~
아, 뭐든지 때가 있는데...지금 이 시간을 잘 보내야 하거늘...ㅎㅎㅎ
82덕에 지금 제 삶이 조금은 더 풍성해졌으니 모두에게 감사 ^^
혜경언니가 찜질방서 달게 자는 모습 괜히 상상 !!! (입은 안 벌리고 주무시죠? 메롱)5. 김혜경
'03.10.8 8:40 PM당연히 입벌리고 자죠. 버스에서 졸 때는 침도~~
6. 회화나무
'03.10.8 8:57 PM딱 때가 있다구요?
하루 날 잡아 가을이 '딱 때'인 음식들 좀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올 가을에 놓치지 말고 좀 먹어보게요~7. 싱아
'03.10.8 9:56 PM갑자기 너무죄송해지네요.
전 일욜랄 서천으로 전어축제가서 전어 원없이 먹고왔는데요.
샘 . 그동안 너무 격조했습니당8. 이종진
'03.10.8 9:57 PM방송에서 전어가 제철이라고 한참 나왔었죠? 올해는 태풍때문에 전어가 일찍 나오질 못했나 보더라구요. 전어라는게 성질이 급해서 금방 죽는대요. 그래서 서울까지 올라오기가 힘들죠.
지금은 아래 지방에서도 많이 찾고, 가격도 꽤 하더라구요.
전 회만 조금 먹어봤는데, 된장(쌈장 같은것)이랑 같이 먹었어요. 정말 고소한 맛이 나더라구요.9. 옥시크린
'03.10.8 9:58 PM저는 병어,전어.. 다 못먹고 있어요.
추석때 들어온 조기,갈치 먹느라구요..
저희 두식구 먹기엔 좀 많이 있거든요..
이젠 이것저것 사서 쟁여놓지 말고 다 먹고
사다 먹으려구요.. 호호~~10. 치즈
'03.10.8 10:23 PM뼈 채로 먹는 전어회.
사실 거의 양념맛으로 먹고 아직 맛을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왜 저는 계속 씹다가 마지막에 입속에 뼈만 남아서 어찌해야할 지....
먹어 본 사람이 잘 먹어 그러나요?
아나고회도 부산쪽 가면 잘 나오던데 것도 혼자 마지막에 뼈가남아 우물우물.
못 삼키고 눈에 눈물만 그렁그렁--비려서...
참 촌스럽지요.11. 김혜경
'03.10.8 10:58 PM종진님 오랫만이에요? 한동안 뜸하신 것 같은데...
싱아님 죄송하긴요, 서천까지 뜰 생각을 하지 않는 저희 식구들이 게으른 거죠!!
그럼 치즈님은 병어회도 못드시나요? 얼마나 맛있는데...12. 오로라
'03.10.8 10:59 PM지난 일요일에 소래포구가서 6마리에 만원 주고 사 왔어요.
혼자서 어찌나 맛있게 먹었던지...
또 먹고 싶네요. ^^13. 치즈
'03.10.8 11:04 PM뼈가 없어야 먹어요.도다리 광어 우럭...들어도 그 때뿐인 이름들.
왜 끝까지 입안에서 뼈가 맴맴도는 지 ...
누가 적당히 씹고 그냥 삼키는 거라고도 하던데요.
저만 안되었지요.맛있는것도 못먹고...14. 김혜경
'03.10.8 11:12 PM오로라님도 오랫만인 것 같은데...
청주에서 소래까지 가셨어요??15. 오로라
'03.10.8 11:15 PM네 ^^
가니까... 너무 좋던걸요.
대하두 사고... 조개두 사고... 광어 회두 떠 오고...
신랑이 해물류를 아주 아주 좋아해서 많이 사왔어요.
일요일날 친구 커플이랑 하루 종일 먹었어요.
다음날 전 해물이라면 쳐다보기도 싫더라구요. ㅎㅎ16. moon
'03.10.8 11:53 PM어머님 생각하는 마음이 넘 보기 좋아요.
회가 고소한 맛이 있군요...
제가 너무 촌스러워서 회를 못 먹거든요.^ ^;;17. 여주댁
'03.10.9 12:12 AM저는 지난 주에 서천 마량포구에 가서 전어 맛봤어요. 마량포구는 서해안에서 해가 뜨는 두군데 중 하나래요. 해양박물관이 있는 회센타에서 펄펄? 헤엄치는 전어구경 하고 맛나게 먹고 그 집에서 민박하고- 언덕위에 있는 그집은 바다전체를 방바닥에 엎디어 내다볼 수있는 기막힌 곳입니다.
아침에 조개탕먹고 그 옆 동백정에 오르니 이야말로 가슴이 탁 트이는 바다,
고개를 270도 정도 둘러보아도 모두 바다인 절벽위랍니다.
돌아오는 길에 한산 모시관 - 한 필에 4-50 만원 고운 모시한필은 120만원이라니 만져만 봐도 영광이죠.
술좋아하는 남편이 빼놓을 수 없는 코스 - 민속주 사기 - 한산소곡주
그리고 그 고장 새로운 관광지인 공동경비구역 촬영지인 신성리 갈대밭 -
아직도 눈 앞에 그러그러한 풍경이 그득한데 돌아오자 마자 시어머니 미끄러지셔서 병원 간병
하러 병원에서 며칠 밤새웠답니다.
참게장 몇마리 담아 병원에 가져다 드리니 맛없는 병원 밥상에서 효자노릇 톡톡이 했어요.
정말 짜지도 않고 싱싱한게 칭찬많이 들었어요.
혜경님~ 다시 한번 고마워요^^18. 김혜경
'03.10.9 12:49 AM여주댁님 어머님은 괜찮으신가요??연세있으신 분들은 골밀도가 떨어져서...
19. 아뜰리에
'03.10.9 4:32 AM전어회 먹어본지가 어언...
예전 부산쪽에서는 가을에 횟집 찌께다시로 쓰일만큼 흔하고 싼것이었는데 지금은 값이 많이 올랐다더군요.
몇일전 집에 전화드렸더니 친정 아버지랑 시아버님이랑 두분이서 전어회 안주삼아 한잔 하셨다는데 가을전어,가을전어 하시던 아버지 말씀이 귀에 삼삼하네요.
물컹거리는 것이 별반 맛도 없다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선 때만 되면 생각나는건 무슨 까닭인지...20. 오이마사지
'03.10.9 9:00 AM아~ 나도 먹고잡다.. 전어회는 초고추장보다는 막장 (=쌈장) 에 찍어먹어야 맛나는데..
21. 송이
'03.10.9 9:13 AM회원 가입하고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저도 이번 주말경에 서해안으로 가족여행을 가려고해요. 전어회도먹고, 사실은 시아버지 환갑생신을 가족여행으로 대신하기로 했거든요. 전어회가 그렇게 맛있어요? 기대가 되네요.
22. 호야맘
'03.10.9 11:14 AM어머님 생각하는 마음씀씀이... 존경합니다.
전 아직 인간이 덜 되었는지... 시어머니께서 저에게 섭섭하게 하시는 말씀, 행동 때문인지...
혜경선생님 같은 생각처럼 그렇질 못하네요.
금요일이군요.. 기대 만빵~~
포트메이온 살라구요.. 몇개만...
저 그럼.... 분가살림 사러 오늘도 롯데본점에 나갑니당.... 휘리릭~~23. 여주댁
'03.10.9 12:18 PM아뜰리에님, 제가 맛본 전어는 싱싱해서 그런지 전혀 물컹거리지 않고 오히려 설컹거리던데요.
예전에 설악산 송어장에서 먹었던 송어회처럼 설컹설컹 한 것이 고소하면서~
다만 뼈째 썰어 내니까 그게 조금 그렇고 ..
옛말에 전어철이 되면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했다니 그 옛날에 집나간 며느리는 어데 가있었을까요?
그리고 저희 시어머니 베란다에서 미끄러지셔서 고관절 골절이라 철심박는 수술받으셨는데 그 병실에만 노인분들 모두 욕실에서 슬쩍 미끄러지셔서는 허벅지 골절로 똑같은 수술들 하셨더라구요. 어른분들뿐 아니라도 욕실 바닥이나 베란다 타일 안 미끄러지는 예방이 꼭 필요하겠어요.
잠깐의 실수로 몇달씩 누워 고생하게 되네요.24. 홍차새댁
'03.10.9 1:24 PM혜경샘은..진짜 효녀시네요..아니..효부이시네요..
하긴..혜경샘 어머님은 혜경샘을 딸로 생각하시니까..효녀맞네요^^25. dream
'03.10.9 1:41 PM지난 일요일 벼르던 전어회를 먹을려고 했던니 동네 횟집에 전어가 동이 나서 할 수없이 마트에
갔더니 너무 비싼 거예요 키로에 4만원이라나 그래도 먹어 보겠다고 12000원 짜리 한 팩하고 흰 살생선 모듬회 사서 먹다가 모자라서 라면으로 마무리 했어요 아무래도 주말이 비싼가봐요
그러던 중 그저께 화요일 밤 우리남편! 저 잠자고 있는데 밤 12시 넘어 자꾸 전화 해서 잠들면 안돼!를 외치더군요 그러더니 1시넘어귀가한 손에 전어 1킬로가 들렸네요 안 그래도 저녁 먹은 게 안 좋아서 소화제 먹었는데 그래도 어떻해요 헤롱헤롱하는 남편이랑 3분의 2가량 먹고 또 소화제 먹었지요 민락동 횟집아줌마 말씀이 주말에는 비싸도 없어서 못 판다고 그랬대요26. 김혜경
'03.10.9 5:02 PM홍차새댁님 효부는요, 절대 아닙니다. 다만 맏며느리로서 의무에 충실하려고 하는 것 일뿐...
효부도 효녀도 절대 아닙니다.
여주댁님 어떡하세요, 어머니...
수술후에도 한동안 성치 않으실텐데...27. 이종진
'03.10.11 1:16 PM기억을 해주시니 너무 좋네요. 근데 그많은 회원들을 다 어찌 기억하시는지.. ^^;
제가 요즘 입덧중이거든요. 먹기는 먹는데 속에서 부대끼고 소화도 잘 안되고, 거의 죽음이에요.
절대로 안줄거 같던 몸무게가 다 줄었으니.. 그래서 이것저것 만사가 다 귀찮은 상태에서 살고 있어요.. 언제쯤 잘먹고 활력이 생길지 모르겠네요.
한참 눈팅만 좀 하고 많이 뜸했어요... ^^;
일밥2 나오면 책에 있는거 다 해볼거라고 신이 좀 날지도 모르겠네요.
혜경님도 밥 많이 먹고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