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리빙데코는 눈팅도 아주 가끔~ 했기때문에 분위기 파악도 못했고..
이런 글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분위기 방해하는 글이더라도
너무 팔불출이라고 해도..
꾸짖지 말아주세요^^;
오늘...기분이...참...그렇거든요.
<저희 엄마 첫 작품이에요. 일명 윤화백님 처녀작^^
집이 좀 어두워서 일부러 밝은 색으로 그려주셨는데 지금 보시면 집이랑 안 어울린다고 떼라고 하시네요.
그치만 신랑도, 저도 정이 들어서 그런지 떼기가 싫어서 그냥 두었어요.>
"엄마"라고 하면 수없이 떠오르는 장면들과 추억들이 있어요.
그치만 그 중에서도 제가 초등학교 2학년쯤 되었을까요...
엄마가 오전에 운동을 다니셨는데, 어느 겨울날 현관문을 여니
복도에서 엄마가 하트가 딸랑이는 너무나 이쁜 은반지를 들고
"나 그대에게~~모두드리리~~"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서 계셨어요.
여지껏 엄마에게 수많은 선물들을 받았지만...
최고로 기억에 남는 선물이 아니였나 싶어요..
그 반지...몇 년을 끼고 다니다가 하트가 떨어지면서 빼놓았는데 몇 년을 휴지에 싸서
제 보물상자에 넣어두었더랬어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리라고 해도 그릴 수 있을만큼 선명히 기억나는 반지에요.
반지가 좋았다기보다...엄마가 노래부르면서 저에게 주셨던 그 순간이 저에겐 뭐랄까...
영화의 한 순간 처럼 각인되고..그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나도 꼭 딸을 낳아서 엄마가 내게 해 준 것 처럼 다~해 주고 싶다"고 결심했던 순간이요.
그렇게 기억에 남게, 또는 제가 기억하지 못하지만 언제나.
엄마는 저에게 넘칠만큼의 사랑을 주셨답니다.
자라면서 내내, 그리고 결혼해서 한아이의 엄마가 되기를 두 달여 남겨놓은 지금까지 말이에요.
그런 엄마가 지난 주 제가 살고 있는 부산에 내려오셨어요.
아기 낳기 전에 집도 좀 치우고, 아기 물건들도 준비해주시러요.
근데 엄마가 내려오시던 그 날, 오전에 병원에서 CT를 찍고 오셨다네요.
건강검진 결과 좀 찝찝한 곳이 있어서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면서요..
의연하게 아무일 없을 거라고 말했고, 또 그렇게 믿었지만...
결과가 나오기 까지 걸린다는 일주일동안 엄마가 마음 편하게 지내실 수 있게
저도 아무렇지 않게 지냈지만.
막상 엄마 기차 태워보내드리고 집에 오는 길에 어찌나 마음이 안 좋던지요..
부정탈까봐 입밖에 내지도 못하고 돌아오는 내내 입 꾹 다물고 창밖만 쳐다보았어요.
<두 번째 작품은 아니지만 저희 집에 두 번째로 선물해주신 그림이에요. 저희 집이 현관문 열고 들어오면 중문이 있는데 중문열고 들어오는 곳에 머라고 하나요...보기싫은 스위치들이 달려있어서 가리라고 그려주신 그림이에요>
그렇게 마음 졸이던 일주일이 지나고 오늘 병원에서 별 이상소견이 없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어제는 저도 새벽3시에 겨우 잠들고, 깨는 순간까지 힘들게 꿈을 꾸다 깼는데 엄마 마음은 오죽할까
생각하니 아침 내내 버스에서 목이 잠기더라구요..
"괜찮겠지"라는 생각만 천번쯤 했을 즈음 문자가 오더라구요..
"엄마 괜찮다고.." 그때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눈물이 핑 돌았어요(제가 원래 잘 안울어요..)
마음이 너무 놓이면서...
그래서 오늘...꽁꽁 숨겨놓았던 저희 엄마 솜씨 자랑하는 거에요.^^
저희 집 식구만 알기에 너무나 아까워서요. ㅎㅎㅎ(엄마한테 혼날지도 몰라요. 엄마도 82회원^^;;)
이 벽은 포인트 벽이라고 인테리어 업자분이 마음대로 만들어 놓으셔서 정말 대략 난감한 부분이에요..
무조건 심플을 주장했던 저와 신랑에게 걱정말라고 큰소리 치시더니...이렇게 테두리를 쳐 놓으셨더라구요..
테두리 안에 그림을 걸기도 참 뭐하고 해서 결혼할 때 받은 함 만 덩그라니 가져다 두고 1년을 넘게 살았는데
엄마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거 같다고 그려주신 그림이에요.
근데 센스없는 저희 부부가 그림위치를 잘 못 잡아서 작가님이 심기가 불편하시더군요. ㅋㅋ
제가 보기엔 괜찮은데 말이에요..--;;
이 곳은 아까 두번째 작품이 걸린 맞은편 벽이에요. 웨딩사진 이거 하나 달랑 걸어 놓았는데 이번에 그려주신 작품으로 인해 이 사진도 밀려났네요.
이 그림은 거실에 걸어놓은 첫 작품이 너무 동동 뜨는 것 같다고 이 그림으로 다시 걸어보라고 그려주신 건데,
거실에 그림이 저희는 마음에 들고, 이 그림을 이 벽에 거니 그림이 확 사는 것 같아서 저희 결혼사진을 내리고 자리를 잡았어요.
현관에는 역시 엄마가 선물해주신 항아리와, 낮은 나무의자, 그리고 신혼집에 빠질 수 없다는 부부팻말.
현관을 지나 중문을 열고 들어오면 양쪽에 이렇게 윤화백 갤러리가 펼쳐지게 되는거지요.
나이에 맞지않게 중후한 저희 집 거실을 만나게 됩니다.
거실의 티테이블 위엔 역시 엄마가 선물해주신...아이템..
이번에 오셔서 병원 검진결과땜에 마음 졸이시면서도 내색 하나도 안하시고, 일만 하다 가셨어요..ㅠㅠ
드레스룸...이게 after인데요...before사진을 찍어놓을 껄...후회했어요.
얼마나 지저분했는지 엄마랑 저랑 둘이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꼬박 일하고야 끝났고,
버리는 물건들이 현관 한가득이었거든요.
리빙박스 10개 사다가 싹 정리 했더니 방이 진짜 몰라보게 정리가 되네요.
연예인들 옷 방마냥 계절상관없이 죽 늘어놓고 지내고 싶었는데 이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더라구요.
옷만 상하고..
반성 많이 했어요.
쓸데없이 물건 사들인거...그리고 정리 안하고 대충 지낸거...
괜히 마음 힘든 엄마...몸까지 힘들게 해드리고..ㅠㅠ
이제 정말 정리 잘하고 지내려구요. 그리고 제 인생의 가장 큰 선물 엄마도 더 많이 사랑하구요..
언제나 밝고 따뜻한 엄마...
오래오래 건강하게 운동도 다니시고, 그림도 그리러 다니시고,
저를 또 우리 가족을 지켜주는 사랑스런 엄마이기를.
그리고...엄마의 무한사랑..기억하고 환희에게 나도 그런 엄마가 되어줄께^^
참! 저희 엄마는 문화센터에서 취미로 그림을 배우고 계시는 거에요.
그러니 너무 전문적인 잣대를 들이대시고 "이게 뭐 솜씨냐" 이러시면 안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