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김에...
저희 펜션에서 쓸 주방 패브릭만큼은 내 손으로 다 만들겠다는 각오로 요즘 열봉중입니다.
틈날 때마다 만들어놓는 키친클로스예요.
고급린넨 원단값이 너무 비싸니 사는게 훨씬 싸긴 한데,
왠지 자꾸 만들고싶네요.
지금은 바이오워싱 린넨으로 이불커버 만들고 있는데 만들면서도 이게 뭔짓인가 싶어요.
우선 원단값이 너무 비싸고,
솜씨가 변변치 못하니 최종 완성품의 퀄리티는 기성품만 못한데 말이예요.ㅎㅎ
아마 전생에 침모였나 봅니다.
-----------------------------------------------
정갈한 헝겊으로 유리잔을 뽀드득 뽀드득 닦는 카모메식당의 여주인.
손님은 한 사람도 오지 않는데, 사치에상은 뭘 그리 열심히 닦았는지.
그걸 보며 저게 다 빨랫감인데...
생각한 걸 보면 나는 어쩔 수 없는 주부다.
질 좋은 린넨 정말 탐난다...
생각한 걸 보면 나는 영락없는 미싱쟁이다.
키친클로스를 만들었다. 느낌 좋은 린넨으로.
저렇게 유치한 설정샷!
집 뒤켠에 오죽 몇 개 심은 게 그리 좋을 수 없다.
이건 린넨이 45% 함유된 린넨코튼. 파란 라인이 예뻐서 만들어보았다.
넉넉하게 만들어서,
차곡차곡 개켜서,
서랍 속에 고이 넣어 두련다.
사치에상이 그랬듯, 뽀드득 그릇도 닦고, 물기 묻은 손도 말리고, 그렇게 마음껏 쓰게 하련다.
꿉꿉해진 키친클로스를 거두어 폭폭 삶아 빨아서 햇볕에 보송하게 말려두는 일은 내가 하겠다.
우리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설거지를 하고 그릇을 정리하는 때마저도,
소중한 내 삶의 꽉 찬 한 순간이기를,
정갈하고 기꺼운 시간이기를
바라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