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투병하던 세째형님이 갑작스레 돌아가신 이후로
요즘은 머리가 멍~ 한게 아무 의욕도 생기질 않네요.
전립선암의 치료가 잘 되었다 해서 한숨 돌린지 얼마만에
다시 혈액암으로 전이되었다는 소식과
그리고 몇개월만에 갑작스러운 죽음~
사는게 참 덧없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늘어지는 몸뚱이를 질질 끌다시피하며 농장에 가봐도
기껏해야 닭들 먹을거나 챙겨주고 이리저리 배회하다 돌아오던 어느날 저녁~
이래서는 않되겠다 싶어 저녁상을 물리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전세로 이사온 시골집이 조금 좁은 관계로
현관 추녀밑에 잡다한 것들을 쌓아놓아 지저분해 보이기에
버려지는 원목루바 주워다 놓을 것들을 이용해 가림막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일단 바닥에 100*100mm 구조목을 깔고
현관문틀에 의지해 원목루바를 붙여 나갑니다.
충전드릴로 목재용나사를 박으니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고......
서너장쯤 붙이고 아래위로 몰딩역할을 하는 판재를 덧대고
다시 쭈욱~ 끝까지 붙여 나간 다음
일자형으로 그냥 놔두면 흔들리기에
끝에서 ㄴ字로 꺾어 두어장 더 판재를 붙여 지지대 역할을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뒷편으로 선반 두어개 달아주는 것으로 마무리~
아내더러 나와서 어떤지 감평을 해달라 부탁했더니
너무 밋밋하다~
그래서 역시 한옥 철거할때 주워온 창호문을 덧대보았는데
그나마 쬐끔 덜 없어 보이네요.
한시간정도 투자한 것 치고는 그럭저럭......
파티션을 만든지 이틀인가? 지난 저녁인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다고......
그나마 만든 파티션 물에 젖어 썩을까 싶어
잽싸게 차양을 만들어 붙였습니다.
왼쪽 주인댁 옥상난간과 저희집 난간을 구조목으로 연결하고
(난간에 구조목을 대고 반생-굵은 철사-로 고정)
칼라강판이 얹힐 자리에 판재를 깔았습니다.
날은 컴컴해 지고 빗방울까지 떨어져 마음이 급해지는데
마침 주인아저씨가 들어오다가 보고는 함께 작업하는데
아저씨 말씀은 요걸 난간 아랫부분에 설치해야 한다고 하시는데
저는 급하니 그냥 합시다 하고 강행을 했는데......
오늘아침~ 주인아저씨와 마당에서 담배한대 피우며
"아무래도 저거 뜯어내고 썬라이트 사다가 아랫쪽으로 다시 해야겠어요."
"거봐~ 비가 들이치지?ㅋㅋㅋㅋ"
하여튼 어른말 안들으면 될 일도 않된다니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