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간 일본어를 시작으로 불어, 스페인어 이렇게 갑작스럽게 여러가지 언어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간을 많이 들이게 되어서 정작 영어책을 제대로 읽기가 어려워지더라고요.
아무래도 약속을 잡고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이 없다보니 읽기 시작한 책이 우선순위에 밀려 마무리도 못하고 밀쳐두는 것도 생기고요.
고심을 하다가 시간을 내어서 한 달에 한 권 정도 함께 읽는 사람들이 있다면 조금은 강제성을 갖고 읽지 않을까 싶었지요.
금요일 역사 모임의 고선씨에게 말을 해보니 선뜻 해보고 싶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캘리님까지 적어도 세 명은 시작할 수 있으니 이 모임은 가능하겠다고 생각하고 교보문고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의
리스트를 적어나가고, 그 중에서 먼저 읽어보고 싶은 책을 몇 권 골라서 구했습니다.
이런 모임을 구상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표해서 놀랐습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일찍 이런 모임을 시작해도 될 뻔 했구나 싶기도 했지만 지난 일은 지난 일이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방법을 찾아나갈 것인가는 첫 모임, 둘째 모임 정도 지나야 윤곽이 잡히게 되겠지요?
1,3 주 금요일 오전 수업이 끝나고 점심 먹고 나서 2시부터 강남 역 근처의 윙 스터디에서 모임이 있을 예정인데요
( 첫 주 금요일은 장소가 확정되었고 3주는 오전에 오페라 모임 멤버들이 반포에서 모임이 늦게 끝나는 관계로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마 2주 금요일에는 확정이 될 것 같네요 )
첫 주에는 고선씨, 캘리님, 그리고 저까지 세 명이 나누어서 발제를 하기로 했습니다.
한 줄 한 줄 해석하는 모임이 아니어서 너무 꼼꼼히 읽으려고 하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저자가 하는 말을 따라가면서
대강의 내용을 이해하는 수준으로 읽어온다면 내가 읽은 부분이 맞는구나, 아니 나는 이렇게 이해했는데 사실은 아니었나
저자가 하는 말에 나는 동의하는가, 아니면 뭔가 불편한가, 불편하면 무엇때문일까, 그가 살았던 시대와 지금 우리 시대의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어서 이런 점은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비판적인 독서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네요.
10월부터 두 달간에 걸쳐서 읽게 될 책은 심리학에 관한 것인데요, 심리학에서 논의되는 중요한 저자 50명을 소개하고
그가 혹은 그녀가 어떤 점에서 새로운 논의의 장을 마련했는지 간단하게 책 소개, 저자 소개를 하고 있어요. 짤막하지만 그 안에
상당한 정보가 들어있고, 무엇보다도 쉽고 재미있는 글을 쓴 저자의 능력덕분에 진입장벽이 적은 책이기도 하답니다.
이 책은 읽고 싶지만 저 책은 곤란해, 이런 태도보다는 내가 관심없어도 뭔가 있을 법한 책일 수 있으니 한 번 달려들어서 읽어볼까
그런 긍정적인 태도라면 더 좋을 듯 한데요, 책을 정하는 것은 각자 읽고 싶은 책을 말하고 그 책을 소개한다음 여러 사람들이
동의하면 다음 번 읽을 책으로 정하는 방식이 좋을 듯 합니다. 내가 정말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부지런히 소개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미리 소개해서 여럿이서 읽을 분위기를 형성해놓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2학기에 새로 시작하는 이 클래스로 인해서 시간은 조금 더 모자라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런 모임 덕분에 why i write를 초벌로 읽고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영국 역사책 중 현대사 부분을 빌리러 도서관에 가야겠구나 그런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옥보경씨가 영국에서 구해 온 책, 혼자 읽으려고 하다가 아직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책이라고 해서 뒤적여 보니 존 버거의 글이고
더구나 벤토가 누구인가 했더니 스피노자 이야기, 그렇다면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 둘이서 이야기한 책인데요
그 책도 다음 읽을 후보에 들어가 있습니다.
여럿이서 함께 하는 공부의 맛을 들인 사람들은 왜 일부러 멀리까지 나가서 사람들과 더불어 책을 읽는지 말하지 않아도
장점을 알 것 같아요. 가을,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도해보고 싶은데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몰랐는데 혹시 이 것 아닐까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함께 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