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 우리 왜 여기 앉아있어요 ?”
“ 미안해 . 춥지 ? 우리가 여기 앉아서 저 앞에 있는 분이 하시는 얘기를 들어야 하거든 .”
“ 무슨 얘기를 하는 건데요 ?”
“ 우리가 지난번 외할머니 댁에 있을 때랑 오늘이랑 하얀 꽃이 많은 곳에 가서 기도했었지 ?
누나들 , 형들 따뜻한 곳으로 가게 해달라고 . 그리고 그 가족들을 모두 지켜달라고 .
오늘은 그 누나들과 형들을 떠나게 만든 나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야 .“
“ 무슨 이야기요 ?”
“ 그 사람들이 정말 잘못했다고 그 누나 , 형들과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말하게 해달라고 .
또 지금껏 잘못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하게 해달라고 .“
“ 뭘 잘못했는데요 ?”
“ 음 .. 뭐라고 말해줘야 하나 ....
엄마 생각에 가장 잘못한 일은 사랑하는 가족들이 같이 살지 못하게 한 거라고 생각해 .“
‘09 년 여름생인 저희집 만두는 의도치않게 ‘ 집회 키즈 ’ 로 크고 있어요 .
임신 중에는 노무현 대통령 , 출산하고는 김대중 대통령 ,
첫 장거리 여행은 봉하 , 안희정 도지사 후보 선거 유세 구경다니기 ,
달님 대통령 후보 대선 유세 구경다니기 등등 ..
이 땅의 한 부분으로 자랄 아이에게 역사의 현장마다 발도장을 꾹꾹 찍게 하고는 있었지만
이번만큼 데리고 가기 어렵고 힘든 적이 없었어요 .
하지만 다행히 만두는 하얀 꽃과 영정 앞에서 망설이는 엄마의 손을 잡고
씩씩하게 들어가서 두손 꼭 모으고 기도를 했습니다 .
무슨 기도를 했냐고 물으니
엄마가 말해준 대로 ‘ 누나들 , 형들 따뜻한 곳으로 가게 해달라 .’ 고 기도했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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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도하시면서 터키의 탄광 노동자들을 위한 기도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