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설날을 맞기 전의 금요일은 아무래도 시간이 불편하다고 해서 다큐 극장을 오늘 열었습니다.
2월에서 4월까지는 그리스 이야기가 이어지게 될 전망인데 오늘은 아이들을 위한 그리스 그리고 아이들
어른들이 함께 볼 수 있는 그리스에 이어 수빈샘이 준비한 그리스 도자기에 나타난 그리스인의 삶에 이어
호메로스의 작품을 소재로 한 도자기까지 볼 수 있어서 아주 풍성한 다큐 극장이 되었지요.
서로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어서 소개도 하고, 이야기가 진척되자 2013년 제가 하고 싶다고 생각한
책읽는 소파를 마련하고, 아이들이 독서의 재미에 푹 빠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보자는 제안에 이어
크리스틴님이 사무실에서 놀고 있는 접이식 의자를 두 개 기증해주겠노라고 하시네요.
책읽기의 묘미를 살리는 방안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반딧불님이 아이들과 함께
아람누리 나들이하는 것, 우리들의 여배우, 최숙자씨가 집에서 아이들과 채록한 이야기를 통해서 소통하는 방식
진달래씨가 몇 년째 계속 알모에서 책 읽어주기 하는 것, 새 책 평가단 활동을 하는 이야기등을 통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보면 좋을까 이야기가 번져나갔습니다.
일단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모인 자리란 얼마나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갈 수 있는지 신기합니다.
의자를 어떻게 구할 것인지, 그 시간에 무엇을 하면 좋을지 , 봉사점수를 위한 봉사가 아닌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이
움직여서 만들어가는 책 읽기 모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이런 것들이 당장 구체적인 안으로 자리잡은 것은
아니지만 돌아오는 길, 머릿속으로 그림이 조금 더 뚜렷하게 그려져서 재미있더군요.
떠나는 그녀에게 한 달에 한 번은 올라와서 모임에 참석할 수 있으면 하고 주문을 했습니다. 어렵다면 어렵고
마음이 동하면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 것은 독일어를 함께 공부하느라 서울에 한 달에 두 번씩 올라오는
선배의 선례가 있기 때문이지요. 누군가 자신의 삶을 통해 길을 보여준다는 것은 본인은 의도하지 않은 것이라 해도
타인에게는 길이 되는 수가 있다는 것, 그래서 우리들도 선뜻 함께 하자고 강력하게 권할 수 있게 되었고요.
오늘의 모임을 정리하면서 고른 곡은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그리고 멘델스죤의 무언가입니다.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그녀에게 선물하고 싶은 곡이기도 해서요. 그리고 모네의 그림을 골랐습니다.제가 행복한 기분이 들거나 누군가에게 그림을 선물하고 싶을 때 손이 가는 화가중의 한 명이 모네인데요 그 중에서도일본식 정원의 다리를 소재로 한 그림들에 손이 간 것은 역시 다리가 갖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에 주목하게 된 것이겠지요?
그녀가 새롭게 근무하게 될 일터에서 이 곳에서의 경험이 다리가 될 수 있다면 하는 바램도 있고, 그녀가 터잡고
살게 될 지역과 이 곳과의 다리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이들이 새롭게 살아갈 지역에서의 경험이 이 곳
아이들과의 다리가 되어 줄 수도 있을 것이고 이런 저런 상상을 하게 됩니다. 상상은 그것이 현실화되지 않는다해도
그렇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것이 태어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 그것을 경험으로 축적해온 덕분일까요?
새롭게 태어날 무엇인가를 기대를 갖고 기다리게 될 것 같은 좋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