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집에서 아주 늦은 점심을 먹고 세 명은 피곤하다고 미리 들어가고 친구랑 둘이서 동네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베네세 뮤지움 야외 전시장 가는 것을 포기했지만 하나도 아쉽지 않다고 느낄만큼 강렬한 석양이 유혹적이네요.
석양을 본 다음, 오전에 보지 못한 골목길을 돌아다녀보기로 했습니다.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각자 관심있는 대상을 찾아보기도 하면서 다니던 한 시간 남짓, 한가롭고도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지요.
이 친구가 지난 시간 처음으로 심리학 모임에 참여했을 때 함께 있던 사람들이 서로 다르지만 비슷한 분위기
그래서 친구가 되었을까 하는 식의 반응을 보여서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일반 의사를 하다가 다시 공부해서
정신과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 제게는 가끔 깊은 상담역이기도 하고, 가끔은 그녀의 고민을 제가 들어주기도 하는
묘하게 서로 돕는 그런 친구로 함께 인생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참 든든한 마음이네요.
40이 넘어서 배운 자전거, 그나마 자전거를 사면 아들이 분실하고 다시 사면 분실하고 이런 사연이 거듭되다 보니
아직은 다시 자전거를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과연 자전거를 탈 수 있을까 가만히 바라봅니다.
무슨 기념관이 있다는 것일까 궁금해서 가까이 가보니 007관련 사설 기념관이 있다고 하네요.
궁금해서 들어가보니 지키는 사람 한 명도 없이 열려 있었습니다. 5시 폐관이라고 되어 있었으나 시간이 넘었어도
그냥 열려 있는 공간이라, 아마 크케 규율에 신경쓰지 않는 곳인가 싶어서 우리 둘이서 들어가 보았지요.
알고 보니 이 소설의 배경에 나오시마가 나오는 모양이더라고요. 그래서 그것과 관련된 다양한자료를 모아놓은
곳이란 것을 알게 되었지요.
멀리 있는 스크린에서는 관련 영화를 틀어놓는 중이고 구석 구석에는 다양한 포스터, 관련 물품등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이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대강의 내용만 서서 읽어보았지요.
소설에 대한 소개글입니다 .한 편의 소설이 이 지역과 맺은 인연으로 이런 기념관을 꾸리는 것, 일본스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민박집을 찾아가던 중 만난 작은 가게의 노렌이 보기 좋아서 찍어보았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이 노렌을 비롯한
이 지역의 노렌을 디자인한 사람이 유명한 디자이너라고 하네요.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다음 날 이런
저런 노렌에 눈길을 주면서 바라보게 되더군요.
작은 동네인데도 구석 구석 다니게 되니 다양한 삶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드디어 민박집에 들어오니 예쁘게 주방이라고 쓰인 곳 안에서 오늘의 저녁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손길이
분주하네요.
저녁 식사전 아직 사람들은 들어올 기미가 없고 먼저 들어온 사람들은 쉬고 있는 듯 소리가 없습니다.
덕분에 안의 공간을 혼자서 더 살펴보게 되었지요.
이 분들이 수고해서 내놓은 저녁식사는 얼마나 맛있고 정갈하던지 늦은 점심을 먹어서 과연 얼마나 먹을 수 있을까
그런 것은 기우에 불과했답니다.
저녁 먹고 둘러앉아서 여행에 오게 된 사연, 여행에서 느낀 점등을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렇게 모이게 된 인연의 끈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지요. 이 인연이 다음에 무엇으로
결실이 되어 새로운 길을 열게 될지 기대도 되었고요. 늦은 밤까지 친구 셋이서 누워서 이야기하던 내용은 희미해졌지만
그 시간의 이미지만은 지금도 떠오릅니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이제 여행은 끝을 향해서 가고 있네요.아쉽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