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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미나미 데라에서 터진 감성

| 조회수 : 785 | 추천수 : 1
작성일 : 2013-01-16 14:57:03

안도 다다오를 위한 공간이 지어지는 모습을 보고는 다시 이에 프로젝트를 찾아 떠납니다.

 

어느 비석앞을 지나던 중 만난 캔 맥주, 아마 이 묘지의 주인은 평소에 술을 엄청 좋아하던 사람인 모양인가

 

그 사람의 생전의 모습을 회상하면서 누군가 가족이 가져다 놓았을 캔 맥주가 갑자기 상상을 발휘하게 합니다.

 

나는 이 앞에 무엇이 놓이길 원하는 사람일까 하고요.

 

앞에서 기억이 희미하던 이름이 사진속에 박혀 있네요.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 기억을 대신해주는 측면이

 

있어서 더 많이 찍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에 프로젝트는 기획자체보다 그 곳을 찾아가는 길에서 만난 다양한 풍경이 더 매력적인 코스가 아니었을까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것은 어찌 보면 인생을 많이 닮은 것같기도 하고요.

 

집집마다 개성을 살린 문패가 예뻐서 찍어 보았습니다.

 

대문이 열린 이 집은 들어가보고 싶어지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적인 공간이라 어쩐지 그렇게까지

 

하기는 어렵게 느껴지더군요. 만약 누군가가 정원에 나와 있었더라면 이야기를 걸어 보았을 것이고 그러면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을지요!!

 

미나미 데라라는 이름이 붙은 곳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절같아 보이지 않아서 의아했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절터에 안도 다다오가 건물을 설계하고, 어제 지중미술관에서 본 제임스 터렐의 설치작업이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다양한 화정실을 보았지만 아주 협소한 공간인데 정말 알뜰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행다니면서 난생 처음으로 화장실에서 사진을 찍게 되는 제겐 참 낯선 경험을 한 곳이기도 하네요.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 곳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 관람객에게 설명하고 있는데요 자신이 맡은 일을 즐기는

 

듯한 표정이 재미있어서 찍어보았지요.

 

이 곳 안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깜깜해집니다. 옆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는 쓰러질 것 같은 그런 곳, 눈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아서 마치 갑작스런 습격을 받은 기분이었다고 할까요? 잡아주는 손의 의미에 대해서, 사람이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닌 점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던 시간의 진한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그렇게 손을 잡고 자리에 앉아서도

 

한참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상태에서 서서히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면 조금씩 부옇게 보이기 시작해서 마침내

 

아, 저 앞에 빛이 있구나 느끼게 되지요. 그래서 그 거리를 걸어봅니다.그  거리를 걷는 느낌이 묘했습니다.

 

제임스 터렐이 의도한 바가 무엇인지 한 마디로 콕 찝어 말하긴 어렵지만 그 공간에서 느낀 충격이 제게

 

허물어준 것이 있다는 것, 그래서 그 날의 이 공간은 참으로 뜻 깊은 체험의 장이 되었지요.

 

밖으로 나와서 자리에 앉은 유진쌤 갑자기 노래를 시작하고 여기에 화답해서 우리들이 함께 노래하던 중

 

(음치라서 타인 앞에서 노래 부르는 일이 제겐 천지개벽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었는데 어쩐 일인지

 

이 날은 갑자기 노래를 따라 하게 되더군요. 물론 음이 맞지 않아서 고생을 했지만 계속 흥얼흥얼 나중에는

 

유진쌤이 허밍으로 아래 음을 받쳐 주기도 했지요 ) 갑자기 한 여자분이 다가오더군요. 노래에 끌려온 그녀는

 

벨기에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도 크리스마스 노래를 한 곡 불렀습니다 . 그 뒤 제가 부탁을 했지요. 이왕이면 벨기에 노래를 한 곡

 

불러달라고. 그녀는 스페인 출신이라는 남편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지요.

 

바르셀로나 출신이라는 이 분은 스페인어로 불러달라는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부모가 노래를 하던 중 슬그머니 다가온 이 총각, 갑자기 강남스타일 춤을 추기 시작하네요. 엄마가 더 개방적이고

 

아버지가 수줍어하는 느낌인 이 부부사이에서 두 아들이 한 명은 조금 더 적극적이고 다른 한 명은 벤취에 누워서

 

다리만 까닥거리면서 정작 함께 하자고 권하는 것에는 들은 척도 하지 않더라고요. 겨울 휴가로 3주간 여행중이라니

 

입이 벌어졌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 나이의 총각 둘이 부모와의 여행에 함께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은 미국이라고 하면서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눈다음 그들은 안으로 우리들은 다시 길을 나섰지만 여운은 한동안

 

남았습니다 .음악의 힘에 대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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