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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오빠,간다

| 조회수 : 2,331 | 추천수 : 205
작성일 : 2010-06-10 07:45:45

오늘 새벽의 일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과 재수생들에겐 부담이 되는 시험이 있는 날인데요

알밥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에 알밥? 재료가 없는데 그러면 날치알 주먹밥이라도 만들어줄까?

좋다고 하는 아들에게 아침을 차려주고 신문을 읽고 있는데 벌써 나갈 준비가 된 아이가 인사를 하는 겁니다.

오빠, 간다

저는 처음에는 엄마, 갈께로 알아들었다가 아무래도 어감이 다른 것 같아서 확인을 했더니

오빠, 간다라는 표현이 맞았더군요.

순간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하면서 동시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기질적으로 너무 달라서 엄마가 아들의 장난기를 제대로 못 받아주고 늘 어디선가 삐걱이는 느낌으로

살아오던 시간들이 생각나서요. 다르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아이의 성향에 맞추어서 대응

하는 힘이 있었더라면, 아니면 그런 차이를 제대로 인정하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아이와

충분히 대화할 수 있었더라면  상당히 다른 모자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었으련만 하는 후회도 들고요.

그러나 이미 지난 일에 연연해도 아무 것도 변하는 것은 없을테니 순간에 집중하여 그 순간을 함께 나누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새벽이었습니다.



그 한마디에 잠이 확 깨서 신문을 읽으면서 베토벤의 연주를 계속 들었습니다. 오늘 돌려줄 음반을

마지막으로 더  들어보고 싶어서인데요, 선율이 마음속으로 확 스며드는 느낌이 특별한 것은 아무래도

아들의 말 한마디로 마음이 가벼워져서겠지요?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ntotheself
    '10.6.10 7:53 AM

    다음 주 금요일이라면 저도 오전부터 시간이 가능한 날이라서 더 편할 것 같네요.

    안나돌리님, 그 때라면 꼭 강남이 아니어도 (아니 강남이 아닌 것이 더 좋은가? ) 좋습니다.

    고민해보시고 공지해주시길

    그리고 청미래님

    사실은 강남 역사모임에 초대하고 싶었는데요, 그 날은 첫날이고 몸도 좋지 않아서

    거기까지 말을 걸 형편이 아니었답니다.

    들꽃님, 마실쟁이님

    혹시 이 초대글 읽고 우리들은 공부하게 생기지 않았단 말인가? 왜 초대하지 않는거야?

    이렇게 생각하고 계신 것은 아니겠지요?

    두 분 역시, 금요일 모임 함께 하실래요?

    마음만 있다면 충분한 그런 모임이랍니다.

  • 2. 들꽃
    '10.6.10 8:40 AM

    "오빠, 간다"
    이 말 한마디만 보더라도 아드님의 재치가 느껴집니다.

    분위기를 재미나게 이끌 멋진 아드님이십니다^^

    "우린 공부하게 생기지 않았단 말인가??"
    인투님~제가 사실이 그러하옵니다^^ㅎㅎㅎ

    금요모임,, 마음은 그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제가 많이 부족해서
    과연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근접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어요.
    같이할래요? 이 말씀이 참 고맙게 느껴집니다.

  • 3. 안나돌리
    '10.6.10 8:42 AM

    저는 아이들과 남편 함께 농을 많이 하는 사이인 데도...
    오빠, 간다는 표현은 생소하네요~ㅎㅎ

    그래요~ 인투님
    다음 주 금요일 오전중에 약속잡아 볼께요^^
    토요일 집안 중요 결혼식이 있어서 어찌될 진 모르겠지만
    금요 오전 시간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 4. 청미래
    '10.6.10 8:49 PM

    아들을 두고 인투님과 제가 비슷한 생각을 참 많이 한 것 같네요.
    mbti 성격검사를 해 봤더니 둘의 코드가 넘 다르다더군요. 그래선지 서로가 참 많이도 힘들었네요 --;;

    인투님, 제가 역사에 관심이 많은 건 어찌 아시고... 초대하고 싶으셨다니 넘 감사하네요.
    근데 지금은 역사 서적 본지도 오래되놔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
    담에 만나면 어떤 모임인지 얘기 들어보고 결정할게요.

  • 5. 마실쟁이
    '10.6.10 8:50 PM

    보진 않했지만 재치 넘치고 유머러스한 정말 멋진 아드님일 것 같습니다.
    또한 흐뭇해 하시는 인투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것도 축하할 일 아닌가요?........!!

    인투님 먼저 저에게 까지 맘써 주셔서 넘넘 감사합니다.
    그 역사모임은 책가방 끈 길고 똑똑한 사람만 모이는 모임 아닌가 라는 생각이.......
    제가 많이 부족해서 염려가 앞섭니다......ㅂㄲㅂㄲ

  • 6. intotheself
    '10.6.11 12:51 AM

    가방끈 길이 걱정하실 필요가 없는 모임이랍니다.

    다만 관심이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할 수 있지요.

    누구에게라도 열려 있는 모임이니 함께 하시면서 다른 것들도 나눌 수 있길

    그리고 마실쟁이님 축하할 일 아닌가요? 란 말에 눈길이 가네요.

    그렇지 않아도 걱정한 시험에서 지난 한 해와 이제까지의 성적중 최고로 높은 성적이 나와서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음에 만나면 후원금 내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

  • 7. 열무김치
    '10.6.11 6:09 AM

    제가 대학생 때 고3이던 남동생, 중학생이던 여동생 도시락을 몇 번 싸주곤 했는데요,
    (어무이가 2박3일 놀러 가실 때 ?)
    굉장히 무뚝뚝한 남동생이라 평소 정말 말 한마디도 없어요, 서로 (ㅋㅋ)
    학교가는데 "도시락 싸 놨다~ 가져가라~" 했더니, 의외였던지(허 ! 나도 한다면 하는데 !)
    씩 웃으면서 들고 가더라고요.
    그러더니 현관에서
    "오빠,간다~"
    "뭐 ? "
    2-3초간... 맹해진 저 ㅋㅋ
    이 말이 무뚝뚝이 동생의 도시락 싸줘서 고맙다는 멘트용 유머인가 ? 하고
    갸웃갸웃 거리던 생각이 나요. ㅎㅎㅎㅎㅎㅎ

  • 8. 캐드펠
    '10.6.12 4:38 AM

    저의 아들 가끔 제 엉디를 툭 치면서 하는말 "자기야 사랑해~!" 이럽니다.
    사춘기 끝나고 고2로 접어들면서 느물느물 해지면서 엄마를 들었다 놨다 하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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