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오랫만에 피아노 앞에 앉다

| 조회수 : 2,137 | 추천수 : 242
작성일 : 2010-05-24 11:23:47

지난 가을,겨울 아들의 입시,입시실패, 그리고 새로 입시준비를 시작하기 전까지의 폭풍같은 날들

더구나 피아노가 있던 방이 주인을 바꾸게 되어서 (조카가 군대가기 전까지 우리 집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거든요)   거실로 나 앉게 된 피아노, 이래 저래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서 한동안 피아노는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었습니다.오가면서 보면 공연히 마음이 아프지만 이상하게 뚜껑을 열게 되지 않더군요.

그런데 봄이 오니,(이것은 적합한 표현이 아니군요) 마음이 슬슬 동하기 시작했지만 역시 손이 가지 않던 중

둘째 넷째 화요일에 시작한 영어와 요리수업,그 모임의 멤버 두 사람이 음악을 좋아하고 실제로 연습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서 그렇다면? 하고 머리가 회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손을 풀면서 그동안 감각이 퇴화된 부분을 메우는 연습을 하고 악보를 제대로 못 보는 부분이 있으면

이주일에 한 번씩 악보를 들고 가면 되겠다 싶어서요.



지난 목요일 수업에 가서 그녀에게 뜻을 전하니 펄쩍 뛰면서 미리 악보라도 달라고 하네요.

그런 절차가 필요없이도 도울 수 있는 사람인데 웃음이 났습니다.

그렇게 격식을 차리지 않고도 그 자리에서 즐겁게 도울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어서 부탁한 것이거든요.

(요즘 저는 사람들에게 칭찬하고 칭찬받는 일에서 너무 격식을 차리는 일이 사람사이를 오히려 서먹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서먹하다기 보다 그런 것이 필요한가 순수하게 받으면 좋지 않은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가끔은 제게 오는 칭찬도 기분좋게 그리고 남에게 하는 칭찬도 마음을 담아서 제대로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한 번 피아노 뚜껑을 여니 언제 쉬었는가 싶게 다시 그 자리에 자주 않게 되는 것을 보면

물체에만 관성의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일에도 그런 법칙이 적용되는 것일까요?

그런데 한 번 정지한 것을 구르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게는 무엇이 동인이

되는 것일까 생각해보게 되는 재미있는 경험이 되고 있네요.



이번 기회에 간단한 곡 한 곡이라도 이주일에 한 번씩 배울 수 있게 함께 해보면 어떤가 하고

주인장 마리포사님을 슬며시 꼬드길 작정인데요 (그 집에서 화요 모임이 있는데 피아노가 특이하고 아름다운

색이더군요.그런 피아노를 모셔만 놓으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물론 그 집에서 피아노가

홀로 존재하는지 아니면 여럿이 즐기고 있는지 모르지만 공연히 저 혼자 피아노를 보고 한 생각이랍니다.)

마치 이런 상황을 알기라도 하듯 everymonth에 일음공이란 아이디를 쓰는 피아노를 가르치고

피아노연습실도 있는 새로운 멤버가 등장을 했습니다. 물론 아직 서로 모르는 사이이지만

같은 동네분이고 언젠가 가까운 시일에 차한잔 나누면서 이야기하고 싶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서

마음이 설레고 있는 중이기도 하지요.



무언가 자축하고 싶은 일이 있는 날 .이상하게 모네 그림을 찾게 되는데 마지막 두 그림은

지난 번 여행지와 같은 장소로군요. 피아노 이야기하러 들어왔다가 이상하게 그림속에서 지난 추억을 자극하는

장소와 만나니 마음은 이미 그곳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캐롤
    '10.5.24 11:40 AM

    안녕하세요? intotheself님~~

    글을 읽다보면 intotheself님은 인연을 참 많이 만들어 내는 분이신것 같아요.
    우연을 가장한 필연....
    그리고 그 인연을 포착해 내시는 재주도 남다르신 것 같구요.
    제 정신 세계는 기계가 멈춰 버린듯 한 적막과 고요와 또 사고의 멈춤도 함께 있는데
    intotheself님은 끊임없이 사고하고 움직이고 실천하시는 듯 한...
    하루를 저는 10시간 정도만 사용한다면 intotheself님은 한 30시간을 쓰시는듯
    하기도 하구요.

    피아노로 인한 새로운 인연에 대한 글도 곧 보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오늘 날씨가 좀 꾸물거리긴 하지만 어제의 여행에서 쌓인 피로를 풀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네요.

  • 2. 캐드펠
    '10.5.25 2:31 AM

    슬며시 꼬드기는 작전의 결과도 나중에 알려 주실거지요?ㅎㅎ~
    인투님!!
    캐드펠 시리즈는 저희집 책장에 잘 보관되어 있답니다.
    작년에 너무 많은 책을 어찌할까 책장을 하나 더 구입할까 하다가 일부를 정리하자 해서
    기증도 했는데 캐드펠 시리즈는 제가 두어번씩 보기는 했지만 이상하게 정리를 못하고
    다시 책장으로 넣었답니다.
    인투님을 만나 뵐 수 있다면야 저야 더 없는 기쁨이지만 만남이 빠른 시일내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가 보내드리는 방법도 있겠구요 아니면 아네모 모임때 다른 분을 통해서 전달 하는
    방법도 가능하지 싶어요.
    조만간에 저희 댓글3인방이 마실쟁이님을 모시고 수다떠는 시간을 가질려고 합니다.
    그 때 제가 보내드릴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3204 한명숙)))))))))오잔듸 그늠 새키 제발 좀 입 좀 다~악 .. 1 멍멍이 2010.05.26 1,916 181
13203 서울시 교육감, 교육의원 진보성향 후보들이에요~ 유키아 2010.05.25 1,930 166
13202 우먼센스 6월호 한명숙 인터뷰 서울시민 2010.05.25 1,988 183
13201 i.f사진전 해운대 1 이천사 맘 2010.05.25 2,097 250
13200 무려.. 김제동씨와 푸아님~ 27 spoon 2010.05.25 4,539 151
13199 백두대간 단전에 우뚝 솟은 희양산과 봉암사 풍경 2010-5-2.. 3 더스틴 2010.05.25 2,575 183
13198 [영상] 23일 노무현 대통령 1주기 추모공연 중 한명숙 후보 .. 1 서울시민 2010.05.25 2,151 173
13197 가미솥 풍경 1 돌미나리 2010.05.25 2,158 147
13196 하늘이 울고 땅이 울고 그리고..... 바위도 울었다 8 자수정 2010.05.25 2,314 120
13195 불리우는 이름도 많네요 3 다은이네 제주벌꿀 2010.05.25 1,591 129
13194 살아남은 우리는 당신한테 졌어요(2010 봉하)... 4 카루소 2010.05.25 2,867 184
13193 덕수궁 돌담길 따라 어제. 9 wrtour 2010.05.24 2,615 188
13192 5월24일...자색,호박고구마순이 이만큼 자랐어요~ 3 초인(장흥) 2010.05.24 1,926 158
13191 봉하에서 찍어 온 82의 박석입니다. 14 은석형맘 2010.05.24 4,122 153
13190 [펌] 동화로 보는 '여성 한명숙이 살아온 길 : 사랑하는 사람.. 서울시민 2010.05.24 1,649 192
13189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지...(2010 봉하) 5 카루소 2010.05.24 2,835 206
13188 [펌][동영상] 23일 봉하마을 -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 .. 3 서울시민 2010.05.24 2,049 193
13187 [노무현대통령 1주기 추모]우리의 눈물과 빗물이 어우러져 강물이.. 4 강물처럼 2010.05.24 1,747 102
13186 오랫만에 피아노 앞에 앉다 2 intotheself 2010.05.24 2,137 242
13185 내사랑(2010 봉하)... 18 카루소 2010.05.24 3,824 170
13184 노란 풍선 2 舍利子 2010.05.23 2,443 212
13183 맛있는 샌드위치 4 초인(장흥) 2010.05.23 2,738 216
13182 5월21일...햇살 좋은 날 우리마을 풍경 2 초인(장흥) 2010.05.23 2,022 186
13181 비오는 일요일 ,새로 생긴 취미 3 intotheself 2010.05.23 2,554 242
13180 세미원에서.... 3 ssen 2010.05.23 1,918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