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인가 새벽에 농장으로 출근했는데
집에서 볼일을 보지 못해 농장화장실에 들어갔을 뿐인데
바지춤 내리고 자세를 잡는 사이에
팔뚝에 무언가 화끈하면서 몹시 따가운 느낌이 듭니다.
뭔 벌레가 이렇게 쎄게 문댜~ 싶었는데
머리위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얼레? 이것들이 남의 화장실에 무허가 건축물을 축조중입니다.
거기다가 쥔장의 팔뚝에 벌침을 놓아 부렀어? 우이씨~
너네들 오늘부로 주민등록말소여~
제적등본에 그 이름들을 올려주마~
슬그머니 바지춤 추키고 천막에서 모기약을 가져다가 치익~~~
까불고들 있어~
벌에 쏘인 팔뚝이 욱신거림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좋은 것은
벌집을 따다가 닭들에게 주면 애벌레를 아주 맛있게 먹는다는......
룰루랄라 휘파람 불어가며 평상에 앉아 벌집을 해체했더만
에게~ 이제 막 알을 낳아서 애벌레는 커녕
좁쌀만한 알만 몇개 들어있더라는......
그나저나 은근히 후회가 됩니다.
말벌들 사망시키기 전에 머리를 들이밀었으면
그래서 머리에 말벌침을 듬뿍 맞았으면
가뭄에 콩나듯 한 머리숱이 쬐끔 늘었을 수도 있었을텐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