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가장 어려운가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면 한 두가지가 아니겠지만 그 중에 꼭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것이
노래하는 일입니다.이었습니다가 아니고 아직도 현재형인 입니다이지만 혹시나 이었습니다라고 바뀔 아주 가느다란 희망을 본 날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첫 째 금요일 오전 공부를 마치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나면 노래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를 해보자고 의기투합한 모임이 있어요.
큐트폰드님이 선생님을 맡아주었고 반주는 러블리걸님이 그리고 장소 제공까지 해주는 바람에 아주 기분좋은 시간을 두 번째 맞았습니다.
물론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아서 고생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배에 손을 대고 이런 소리가 내 몸에서 날 수 있는가
놀라기도 하고, 나는 왜 첫 음을 제대로 못 내는가 열등감 모드로 들어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는 시간
더구나 첫 날에 이어서 오늘 도전한 곡은 꿈에서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슈베르트의 an die musik을 그것도 독일어로 불러 보았답니다.
집에 와서 여러 성악가의 노래로 들어보게 되네요. 하루에 한 두 번은 한 달 동안 연습해보라는 숙제가 있어요.한 달 동안 이 미션을 잘 수행하고 나면 다음 달, 아마 달라진 모습으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오늘 처음 참가한 선주씨는 평소에도 노래를 많이 듣고 좋아하는 모양이더라고요. 고속터미널까지 함께 오는 차 속에서아델라이데도 불러보고 싶다고 해서 그렇다면 다음 번에는 오 노래를 ? 혼자서 상상을 했지요.
사람이 사는 길에서 절대 못한다는 자기 암시만큼 무서운 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해부터 금요일 멤버들과 고전을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 생각만 하다가 실행을 못한 채로 건축사 수업을 하게 되었지요.
마침 후기 그리스까지 한 다음 이왕이면 로마 건축으로 넘어가기 전에 그리스인 이야기를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 강력하게 제안을 했습니다.
3권 만만치 않은 분량이지만 그동안의 저력이 쌓여서 조조님의 아주 잘 정리한 발제에 이어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고 갔지요.
내년에는 호메로스를 원전 번역으로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에 노니님의 제안, 이왕이면 낭송하는 방향으로 책을 읽으면 어떤가
이런 식으로 여러가지 안이 쏟아져 나온 날, 저는 마음속에 이 책을 언젠가 월요 모임 사람들과 불어로 읽어보고 싶다는
상당한 야심을 품게 되더라고요. 저절로!!
산노을님의 오랜 친구 선주씨, 그녀가 한 말이 귀에 계속 울렸던 날이기도 했습니다.
살아 있다는 실감을 느끼는 날들이라는
여러분은 어떤 때 정말 나는 살아있구나 하는 실감을 느끼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