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이나 들어있었습니다.
보람아,갑자기 웬 지중해와 그리스책을 빌렸니? 물어보니
한국에서 그리스에 간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서 프랑스에 사는 동안 가보려고 혹시나 해서
빌려왔다고 하네요.그 순간 제 마음속에서 그동안 눌러두었던 감정이 뚜껑이 열리면서
아,나도 지중해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그것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요.
다른 책을 먼저 읽겠다고 해서 두 권의 책이 우선 제 차지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화요일 하루는 시간이 나는대로 마음속에 완전히 지중해가 들어와서 함께 한 신기한 시간이
되어버렸네요.


그러고보니 생각나는 일이 있습니다.지난 8월 14일,일산의 아람누리 노들목 극장에서 그리스의 기타의
신이라고 불린다는 파블로 밴드의 공연이 있었습니다.사실 무료공연이고 그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사전 정보가 별로 없어서 긴가민가하는 마음으로 참석했다가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거든요.
그 때 ,나는 그리스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공부하고,늘 고대 그리스에 대해서만 알려고 했지
실제로 살아있는 그리스 사람을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빌린 사람의 취향이 달라서겠지만 여행서라도 역사적인 유적지가 잔뜩 들어있는 여행서를 구해서 읽는
저와는 달리 비쥬얼이 가득한 여행서를 빌려온 보람이 덕분에 제겐 새로운 유형의 여행서를 읽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 당장 떠나지 못해도 여행서를 읽는다는 것,그 중에서도 사진이 좋은 여행서를 읽는다는 것이
주는 색다른 즐거움을 한동안 계속 누리게 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드네요.
지금 매일의 삶에 피로감이 느껴진다고,그러니 어딘가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어서 답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면 서점의 여행코너,혹은 도서관의 서가에서 시원한 사진으로 가득한 낯선 나라와
조금씩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