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나를 일으켜세우는 소설의 힘

| 조회수 : 2,085 | 추천수 : 220
작성일 : 2009-08-24 10:47:48

이런 것이 혹시 우울증이 아니야? 이렇게 의심이 갈 정도로 눈의 피로가 함께 시작한

마음속의 무기력이 상당히 오래 가서 힘이 들었습니다.

눈의 피로가 집중을 흐트리고,그것으로 인해서 하루 하루가 뭔가 제대로 살지 못하고 마지 못해서

살아내는 기분으로 지내는 것은 제겐 참 낯선 경험이었거든요.

그러다가 어느 날 대화도서관에서 갑자기 눈길을 끄는 제목의 소설을 만났습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이지만 누구인지 가물가물한 이름,샤라쿠

그래서 책을 빼들고 읽어보니 우키요에 화가인데,딱 일년정도 활동을 맹렬히 하고 갑자기 자취를 감춘

인물이라고요,그리고 그의 그림이 고흐나 로트랙에게 강렬한 영향을 준 화가이기도 하고

일본에서 잊혀졌으나 독일인 우키요에 전문가가 세계 3대 초상화가로 벨라스케스에 견줄만한 화가라고

칭송하자 갑자기 일본으로 역수입되어 연구되기 시작한 화가라는 소개글도 있었습니다.

더구나 이 소설을 쓴 작가가 우키요에 연구가이기도 하고 이 소설이 그의 첫 소설이나 에드가와 란포상

수상작이라고 하니 흥미가 생겨서 빌려 읽었지요.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동네 서점에 갔습니다.역시나 가물가물하던 기억이 되살아나서 두 권의 책을

그 자리에 앉아서 조금 읽으면서 비교해보니 둘 다 팩션이지만 색 샤라쿠가 에도에서의 샤라쿠,즉 신윤복과

그가 일하던 일종의 출판사인 타츠야,그 곳에서 함께 일하던 호쿠사이의 젊은 시절등을 엿볼 수 있고

서술의 탄탄함이 더 와닿아서 색 샤라쿠를 사들고 들어왔습니다.

어제까지 소설을 다 읽고 나니 역시 내겐 마음속의 혼란이 있거나 무력증에 빠지게 되었을 때

나를 일으켜세우는 것은 소설의 힘이 크구나 하는 것을 실감했지요.

그런 점에서 소설가들에게 경의를 ! 하는 마음이 절로 생겼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저절로 우키요에에 손이 갔으나 정작 찾으려던 샤라쿠의 그림을 구해서 보긴 어렵네요,.

덕분에 호쿠사이의 그림을 찾아서 보고 있습니다.







첫 그림은 눈에 설어도 두 번째 그림은 아하 소리가 절로 나오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군요.

소설속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샤라쿠로 개명한 신윤복이 에도에서 목판화로 같은 그림이 여러 장

팔리는 것을 보면서 그림의 유일성이 무너지는 것을 마음아파하면서도 동시에 동네 조무라기들도

용돈을 아껴서 그림을 사러 오는 것을 보고 신기해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가부키좌에서 공연하는 배우들의 특징을 잡아서 그린 그림이나 게이샤의 얼굴을 그린 초상화들이

팔려나가게 되는 배경에는 조닌문화라고 해서 무사들보다 계급은 아래지만 상업으로 부를 이룬 계층들의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데 시대를 바꾸게 되는 상공업의 힘이란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단하지요.

그런데 문제는 부를 이루고 자신들에게도 정치적인 영향력,신분의 속박을 벗어나고 싶은 열망이 있던

그 계층이 일단 지배층이 되고 나면 그 아래의 계층이 자신들과 함께 누리고 싶은 권리를 갖으려고 하는

운동에 적대적이 된다는 점인데요,이 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고 (되지 않는다는 말로는 모자라겠지요?

자본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점점 더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의 삶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점이기도 합니다.





이 판화의 제목을 읽어보니 요시츠네가 말을 씻었던 폭포라고 되어 있네요.

요시츠네는 가마쿠라 막부를 세운 사람의 이복형제인데 나중에 둘 사이의 의견차이로 결국 형에게

살해당한 인물인데요,NHK에서 그를 주인공으로 대하역사극을 방영한 덕분에 그 사람과 그 시대에

대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가마쿠라 막부가 세워지기까지의 역사를 읽을 때 현장감있게 접근할 수 있어서 신기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두 권의 소설로 우키요에에 대한 관심이 생겼으니 이번에는 이론서를 조금 더 볼 수 있을 것 같고

그 시기의 조선,그리고 일본의 교류 특히 문화적인 교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었을까에 대한 연구기록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습니다.

그러니 제겐 역시 소설은 힘이 세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아침입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orning
    '09.8.24 7:49 PM

    그래서 요즘 뜸하셨군요.
    그럼요, 다시 일어나셔야지요.

  • 2. wrtour
    '09.8.25 12:50 AM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전악장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피아노,안드리아 쉬프 
    '벨라스케스에 견줄만하다'라. 조선 후기문화와의 연계성을 추적한다면 정말 신나겠어요.
    윽악은 소설로 힘 나시다니 더 힘나시라고~~ 

  • 3. nayona
    '09.8.25 1:40 AM

    건강하세요...
    전 모방범 2권 읽고 있는 중인데 사람의 나약한 심리를 어찌나 잘 파악하고 잘 그려냈는지
    푹 빠져 읽고 있는 중입니다...

  • 4. intotheself
    '09.8.25 1:47 AM

    모방범의 작가가 쓴 (확실한 기억은 아니지만) 낙원,그 후속작인데요

    저는 그 작품을 정말 긴장하면서 놀라면서 읽었답니다.모방범도 읽었지만요.

    모방범 읽은 다음 한 번 시도해보실래요?

  • 5. intotheself
    '09.8.25 1:48 AM

    wrtour님

    무슨 사연인지 우리집에서는 음악이 들리지 않네요,내일 아침에는

    음반을 찾아서 이 곡을 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감사,감사

    그리고 모닝님

    격려 인사 고맙습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네요

  • 6. wrtour
    '09.8.25 11:42 PM

    어,잘 나오는데요.

    저 3번은~
    섬진강 따르다 좌 지리산 피아골로 꺽어 연곡사 이를 때 까지 흥분으로 듣던 기억이라서요.
    작년 예당서도 그때 감흥은 못받았지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1876 우리집에 제비집 5 정가네 2009.08.26 1,650 128
11875 지중해,이름만으로도 설레는 5 intotheself 2009.08.26 1,745 192
11874 유년의 올레 담 너머 11 소꿉칭구.무주심 2009.08.26 1,464 58
11873 밀린 하계휴가 여행기 6 회색인 2009.08.26 1,914 93
11872 고추말리기 3 오지팜 2009.08.25 1,517 68
11871 완도 어느 어부의 배 2 어부현종 2009.08.25 1,465 82
11870 제7화 "참외" 3 무니무니 2009.08.25 1,056 53
11869 안도 히로시게의 우키요에를 보다 2 intotheself 2009.08.25 2,632 276
11868 사진이 멋있네요 2 tsmarket 2009.08.24 1,297 57
11867 휴가지에서 만난~ 6 안나돌리 2009.08.24 1,818 114
11866 제6화 "별이 진다..." 2 무니무니 2009.08.24 1,235 88
11865 기네틱아트 도미노 hojkbmcn0 2009.08.24 1,468 166
11864 아이를 위한 긋~뉴스~! 마감 1주일전~ 놓치지 마세요. underani01 2009.08.24 1,234 85
11863 이기사! 운전해~~~~~~~~~~^^ 9 안나돌리 2009.08.24 1,630 87
11862 나를 일으켜세우는 소설의 힘 6 intotheself 2009.08.24 2,085 220
11861 인동초 6 소꿉칭구.무주심 2009.08.24 1,625 72
11860 오늘...파아란 하늘이 평온하더이다. 7 봉화원아낙 2009.08.24 1,122 69
11859 김대중 대통령 추모곡 "당신은 우리입니다" 2 베리떼 2009.08.23 1,130 41
11858 ......낮춤의 그늘 13 소꿉칭구.무주심 2009.08.23 1,398 66
11857 부레옥잠 꽃말은 승리 또는 흔들린 기억 이랍니다. 6 경빈마마 2009.08.23 2,952 121
11856 나 이제 가노라...(추모곡7.) 8 ▦카루소 2009.08.23 2,962 225
11855 농부의 전쟁 ~~~~~~~~~~~~~~~~~~ 10 도도/道導 2009.08.22 1,465 79
11854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 베토벤 (추모곡6.) 8 ▦카루소 2009.08.22 2,924 385
11853 동안 논란의 종지부~. 동안 ?!! 쳇 말도마라! -극강의 동안.. underani01 2009.08.22 1,277 71
11852 가을날씨인 도시는 어딘가요? 진주 2009.08.21 1,525 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