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를 제목만 보고는 루머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이런 장난을? 그러다가 혹시 하고 클릭을 해보니 정말이라서 갑자기 답답한 마음
황망한 마음이 되어서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도 나지 않더군요.
일요일 수업을 하러 나갔을 때 모짜르트의 레퀴엠을 일부러 찾아서 들었습니다.
내 손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뽑았던 대통령. 그가 그 과정까지 가는 길에서 마음으로 성원했던 대통령이라서
좌파는 커녕 이상하게 우로 가는 경제정책을 시행할 때
마음이 무거웠던 기억이 나는군요.

오늘 한 여학생이 물어보더군요.
선생님,사람들이 이렇게 슬퍼해도 금방 잊지 않을까요?
그럴까?
오히려 병으로 죽은 것보다 더 오래 기억해야 되는 죽음이 아닐까?
그렇게 말을 했지만 아직 어린 그 아이는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했을지도 모릅니다.

통도사에 가는 날,부산에서 합류하여 자동차로 서울에서 가는 일행과 함께 통도사에 가기로 한 분이
있다는 말을 안나돌리님께 듣고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을 무엇으로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오늘 고른 책이 있어요.
고인이 된 장영희 교수의 수필집 살아온 기적,살아갈 기적

조심조심 색연필로 고르게 줄을 그으면서 책을 다 읽었습니다.
(조심조심 줄을 그은 이유는 아무래도 선물하는 책이라 제가 평소에 읽는 책처럼 지저분하게 줄을 마음대로
긋고 생각나는대로 이야기를 적어놓고 하기가 민망해서요)
그 책을 읽고 나니 레퀴엠에 더불어 서세옥님의 그림 시리즈중에서 사람연작이 생각났습니다.

봉화마을에 내려가서 꿈꾸던 일들이 우리들의 일상속에서 조금씩이라도 씨앗이 되고 잎이 되고
나무가 되는 그런 날들이 있다면 그것이 살아온 기적이 뒤에 남은 사람들에게 살아갈 기적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