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수정이가 죽었을 때는 나도 슬펐다.
이쁜 애들은 죽으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막 아팠다.
그때는 부모님도 가족도 아닌 단한번 만난적도 없는 아이돌미소녀가 죽었다고 슬퍼하는 내가 조금은 한심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1. 수정이를 처음본건
수정이의 굿바이 ktx 현장에서였다.
수정이는 은퇴를 앞두고,
krazy tricky extra와 팬미팅을 가졌다.
거기서 내가 수정이에게 말을 걸거나 한 것은 아니고, 공개장소에서 수정이의 주제곡이었던 솔아솔아푸르른 솔아를 사람들이 부를때, 작은 목소리로 따라 부른게 다였다.
나는 급하게 잡힌 면접을 보고,왠지 떨어질 것 같다는 불안감에 답답한 마음으로 집에오다가,
온몸이 피곤하고 몸의 피가 천천히 뛰는 것 같은 기분으로 굿바이 ktx에 들렀다.
난 ktx온라인카페정회원이었지만, 대부분의 회원들은 수정이보다도 더 어린 10대들이었고,
오프라인 미팅같은 행사에 나가기가 꺼려졌고, 카페채팅도 한 적이 없었다.
나이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가 다른 생각과 다른 습관 그리고 다른 놀이문화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의 행사는 공개된 행사였고, 서울역에서 진행되었다.ktx팬클럽을 위해서 ktx앞에서 잠깐 행사를 하고, 수정이는 ktx를 타고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아무튼 10m정도나 떨어져 있었지만, 정식으로 사람들 사이에 섟인 게 아니라, 10대들 뒤에서 어깨너머로 수정이를 훔쳐보는 게 다였지만. 역시 수정이는 이뻤고, 나의 자랑스런 아이돌다왔다.
2. 그리고 수정이가 죽었다.
수정이는 가수를 그만두고 나서도, 한명의 시민으로 평범하게 학교다니면서 살 거라는 말과는 달리,이것저것 일을 벌였다.
전직 아이돌 가수답지 않게, 인터넷 라디오에서 디제이를 하는 거였다.
최고의 명예를 누렸던 아이돌이 왜 저런 별볼일 없는 거를 하는지 별이해가 가지 않았다.
수정이가 주로 틀던 앰비언트는 재밌긴 했지만, 별로 대중적이지 않았고, 전직 아이돌이 인터넷 라디오 디제이로 활동한다는 것에 재미있어 하던 언론과 ktx는 슬슬 관심을 끊었고, 수정이는 자기가 시작한 걸 어쨌든 계속했다.
그리고 갚자기 수정이가 죽었다는 뉴스가 떴다.
인기 하락으로 인한 심경비관이 원인이라고 햇다.
아무래도 전직 아이돌이다 보니, 뉴스에서도 탑에 떴다.
그런데, 수정이의 보디가드가 좀 이상했다. 하는 말이 매번바뀌고, 경찰도 수사발표내용이 그때그때 달라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난 다른 사람들도 석연치 않게 생각할 거라고, 확실한 수사를 촉구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어느순간 나는 말이 통하지 않는 중증 편집증환자가 되어있었다.
3. 난 이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향경에 광고를 개인적으로 냈다.
(향경은 모기향을 만드는 한향이라는 회사의 계열사 신문이었는데,
어는날 독립하더니, 향기로운 그녀운운하며 아이돌과 미소녀를 잘 다루는 신문이 되었기 때문에, 미소녀 매니아들에게 인기가 많다. 아이돌과 미소녀를 다룬다는 점 때문에, 기업기사는 잘 안 들어온다고 들었다. )
향경에 광고를 내면서 통장에 긴시간에 거쳐 저축했던 걸 썼는데, 나한테는 꽤 큰 돈이었다.
가난한 나로서는 힘든 일이었다. 이제 몇 달을 일해야 저 광고료를 채울수 있을까?슬픈 현실이다. 알바라도 열심히 해야 할라나?
좌측에 수정이의 사진이 나오게 하고,
경찰조사 믿을수 없다.
전면재조사하라.
화장연기부탁드립니다.
라는 글을 오른쪽에 적었다.(정확한 문구는 잘 모르겠다. 이상하게 기억이 잘 안난다.)
오른쪽 하단 구석에는 ‘고 수정이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18일자 신문이었다. 19일에 화장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전에 광고를 하고 싶었고, 급하게 진행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수정이가 자살이건 아니건, 수정이의 사망과 관련한 많은 의혹들이 남아있고,
일단 화장을 하고 나면 아무런 재조사도 불가능해져버린다.
4. 난 재조사촉구 및 화장연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그 사람들에게 내가 19일이 닥치기전에 뭔가 급하게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했기에 광고를 개인적으로 냈는데, 화장에 반대하는 분들이 있다면, 내가 낸 광고료를 조금이라도 모금해줄 생각이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그만두었다.
어차피 지금 나는 ktx팬카페에서 기분나쁜 편집증환자로 완전히 인증되다시피 했다.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인 인간의 대명사가 되다시피 했다.
이 상황에서 ‘이해해 달라고, 당신도 나처럼 의혹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나와함께 힘을 모아서 뭔가 행동하지 않겠느냐고’말을 할 수는 없다.
더 이상의 비웃음을 사느니, 그냥 예전처럼 별로 존재감이 없는 사람으로 돌아가는 게 훨씬 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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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05-28 04: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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